백두산, '거구' 김정은 고비 때마다 올라...코트·구두 차림으로도 거뜬

  • 등록 2018-09-20 오전 9:08:47

    수정 2018-09-20 오전 9:39:43

[이데일리 박지혜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백두산 등산으로 ‘오래 전부터 이루지 못한 꿈’을 이룬다. 문 대통령과 동행하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고비마다 백두산을 찾았다.

2박 3일 일정으로 평양을 방문 중인 문 대통령은 20일 숙소인 백화원 영빈관을 떠나 백두산으로 출발했다.

문 대통령은 트래킹 복장이 아닌 지난 일정과 같은 양복 차림이었다. 단 김정숙 여사는 치마 정장이 아닌 바지를 입었다.

순안공항(평양국제비행장)까지 평양 시민들의 환호를 받으며 차를 타고 달린 문 대통령 내외는 공군 1호기 대신 물품 수송을 위해 북한에 들어간 공군 2호기를 타고 삼지연공항까지 이동한 뒤 차를 타고 정상인 장군봉까지 향한다.

청와대는 이날 날씨가 좋으면 내려오는 길에 천지까지 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백두산 방문은 문 대통령이 평양에 도착한 뒤 김 위원장이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김일성 주석의 항일 빨치산 투쟁의 근거지로 선전하는 백두산을 찾았다. 2017년 12월 촬영 추정 (사진=평양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문 대통령은 앞서 지난 4월 27일 판문점 평화의 집에서 열린 김 위원장과 리설주 여사를 위한 환영만찬에서 건배사를 제의하며 “내가 오래 전부터 이루지 못한 꿈이 있는데 바로 백두산과 개마고원을 트레킹하는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이어 문 대통령은 “김 위원장이 그 소원을 꼭 들어주시리라고 믿는다. 내가 퇴임하면 백두산과 개마고원 여행권 한 장 보내주지 않겠나?”라고 말해 장내 웃음을 자아냈다.

그러면서 당시 문 대통령은 “하지만 나에게만 주어진 특혜가 아니라 우리 민족 누구에게나 그런 날이 오기를 기원한다”고 덧붙였다.

20일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 마련된 남북정상회담 메인프레스센터 대형모니터에 문재인 대통령이 평양 백화원 영빈관을 나서며 봉사원들과 악수하는 모습이 중계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함께 백두산을 방문한다 (사진=연합뉴스)
문 대통령의 이번 백두산 방문으로 백두산 관광 사업에 대한 관심도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김 위원장은 백두산 일대인 삼지연군 개발에 각별히 공을 들이고 있다.

지난달에도 삼지연 개발 건설현장을 방문했던 김 위원장은 올해 신년사에서도 이른바 ‘삼지연 꾸리기’를 주요 건설사업으로 제시했다. 또 지난해 외국 관광객에게 백두산에서의 캠핑을 허용한 북한은 현재 삼지연을 비롯해 동해안 원산과 금강산 등 대규모 관광 인프라 개발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김 위원장이 이번 정상회담을 백두산에서 마무리하자고 제안한 것은 백두산 개발에 속도를 내는 한편, 남측에도 합작 개발의 손을 내민 것으로 해석된다.

또 김 위원장은 고비 때마다 백두산을 찾으면서 ‘백두혈통’ 김정은 일가의 우상화에 이용하는 장소라는 해석도 나왔다.

집권 후 가장 먼저 백두산을 찾은 것은 2013년 11월 말로, 곧이어 12월 초 고모부인 장성택에 대한 숙청 작업이 이뤄졌다. 김정일 위원장 사망 후 ‘3년 탈상’을 앞둔 2014년 11월 말에도 김 위원장은 백두산 천지까지 직접 올랐고 2015년 1월 1일 신년사로 남북관계 개선 의지를 내보이며 정상회담 개최 용의까지 나타났다.

김 위원장은 지난해 12월 엄동설한에도 긴 코트에 구두를 신고 눈 쌓인 백두산 천지를 바라봤다.

‘거구’인 그가 백두산을 어떻게 올랐는지에 대해 의문을 갖는 누리꾼도 있었지만, 백두산 정상까지 4륜 구동 차량을 타고 올라갈 수 있으며 장군봉에서 천지까지 연결된 삭도케이블카도 있다.

문 대통령은 애초 백두산 등반을 마치면 삼지연공항에서 곧바로 서울로 올 것으로 알려졌으나 계획을 바꿔 다시 평양으로 돌아와 공군 1호기를 타고 귀환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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