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中 반도체 전쟁 격화…삼성·하이닉스 '반사이익' Vs '고래싸움 새우등'

美상무부, 화웨이가 대안으로 지목한 SMIC까지 '제재'
美의회, 자국기업에 290억弗 투입 '초당적 법안' 추진
中의 패권 도전에 엄포…韓기업 반사이익? 입지 악화?
  • 등록 2020-09-27 오후 4:55:29

    수정 2020-09-27 오후 9:34:06

사진=AFP
[이데일리 이준기 기자] ‘반도체 굴기’를 꿈꾸는 중국이라는 싹을 자르려는 미국의 공세가 매섭다. 중국 반도체기업 때리기와 미국 반도체기업 재유치를 동시에 추진, 기술패권을 더욱 공고히 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중국판 블랙리스트(거래제한기업 명단) 공개 등 중국의 보복도 거세지면서 미·중 갈등이 점입가경인 가운데 삼성전자 등 한국 반도체 및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기업들이 맞닥뜨릴 영향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화웨이가 대안으로 지목한 SMIC도 ‘블랙리스트’

26일(현지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 등 외신에 따르면 미 상무부는 지난 25일 미 컴퓨터칩 제조회사들에 보낸 서한에서 “향후 SMIC와 자회사들에 특정 기술을 수출하려면 그전에 면허를 취득해야 한다”고 통지했다. 중국 최대 통신장업체인 화웨이에 이어 1위 파운드리 업체인 SMIC도 블랙리스트에 올려 칩 제조에 들어가는 미국의 부품·장비 등에 대한 접근을 전면 차단하겠다는 것이다. 지난 5월 미국이 화웨이와 대만 파운드리업체 TSMC의 거래를 막자, 화웨이가 그 대안으로 SMIC를 주시하는 상황에서 SMIC까지 제재를 내린 것으로, 사실상 중국 반도체 자급력의 숨통을 끊겠다는 얘기다.

그러면서 상무부는 “SMIC로의 수출은 중국 인민해방군의 군사 목적 활용으로 전용될 수 있다는 결코 받아들일 수 없는 위험을 제기한다”고 설명했다. 미국의 반도체 기술이 중국군의 손에 들어갈 위험이 있다며 일종의 ‘국가안보’를 전면에 내세운 셈이다.

미국은 중국기업 때리기에만 열중하는 게 아니다. 자국기업의 개발·생산 능력을 극대화하기 위해 250억달러(약 29조원) 규모의 보조금 투입을 추진 중이다.

이를 위해 미 의회는 초당파 상·하 양원의 일원화 법안을 마련하고 있다. 11월3일 대선을 앞두고 치열한 정쟁을 벌이면서도 ‘미국의 이익’ 앞에선 한목소리를 내는 전통을 이어가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반도체 공장 및 연구시설 설립에 최대 30억달러, 국가안보와 관련된 반도체를 만들 땐 50억달러 등을 지원한다.

특히 공장 건설에 통상 100억달러 이상이 소요되는 만큼 150억달러 규모의 기금을 향후 10년간 운용하는 방식으로 보조금 지원이 이뤄질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주·지방 정부의 세금 혜택까지 포함하면 지원 규모는 300억달러 이상으로 늘어날 것으로 관측된다.

이와 관련, 니케이는 “이번 지원은 2021회계연도(2020년 10월~2021년 9월) 예산에 포함하는 쪽으로 검토되고 있다”며 “미국의 제조업 강국 회귀를 꿈꾸는 트럼프 행정부도 상·하원이 함께 추진하는 이번 법안을 적극 지원할 것”이라고 썼다.

도널드 트럼프(왼쪽)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사진=AFP
◇삼성전자 등 반사이익?…TSMC-美 밀착 ‘주목’


이 같은 미국의 ‘강공’ 이유는 중국이 2025년까지 반도체 자급률을 70%로 끌어올린다는 목표 아래 국가반도체산업투자펀드(CIFC) 투자, 지방정부의 보조금 및 세제혜택 등 우회적인 방법으로 SMIC 등을 적극 지원하며 미국의 반도체 패권에 도전장을 낸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미 정보기술혁신재단과 보스턴컨설팅그룹의 분석을 종합하면 세계 반도체 판매시장에서 미 기업의 점유율은 47%로 1위이지만, 생산 능력 기준으로만 따지면 12%에 불과하다. 중국은 당국의 지원에 힘입어 현재 15%의 점유율을 2030년 24%로까지 높여 미국은 물론, 대만까지 제치고 선두에 올라서겠다는 심산이다.

그러나 이번 미국의 강공으로 중국의 전략 또한 차질을 빚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번 SMIC 제재 자체가 반도체 자급력을 키우려는 중국의 숨통을 끊어놓겠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최근 중국은 약 2조7000억원 규모 투자, 15년간 법인세 면제 등 SMIC를 적극 지원하겠다는 뜻을 밝힌 상태였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최근 “미 핵심기술이 적용된 반도체 소프트웨어나 부품·장비 공급이 막히게 되면 SMIC의 공급망을 교란시켜 중국 스마트폰은 물론 5세대 이동통신(5G) 기지, 미사일 유도장치 등 개발에도 타격을 입을 수 있다”고 썼다.

화웨이 제재와 달리, 이번 SMIC 제재의 경우 SMIC가 삼성전자·TSMC의 잠재적 경쟁자였던 만큼 한국 파운드리 기업에는 중장기적으로 나쁘지만은 않다는 평가가 주를 이룬다. 다만 원천 기술을 보유한 미국과 중국의 거대 수요처 사이에서 줄다리기를 이어가야 하는 한국 반도체 기업의 입지가 약화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특히 중국 때리기에 나선 미국이 대만과 ‘밀월’을 이어가는 가운데 파운드리 분야 세계 1위 기업인 TSMC가 이런 분위기에 편승해 미국에 더욱 밀착하고 있다는 점은 의미심장한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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