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 색상과 십자가 모티브, 금속 디테일로 엄숙한 느낌을 강조했고, 중세를 살았던 드라큘라의 이미지와 만났을 땐 더욱 음산하고 기괴한 패션으로 나타났다.
고딕 메탈 장르의 록커나 '아담스 패밀리'와 같은 엽기 호러무비로부터 선택을 받는 고딕 스타일은 현재 고스 룩으로도 불리며 매니아를 늘려가고 있고, 인형 같은 롤리타 룩에도 영향을 주어 일본의 고스로리를 파생시켰다.
고스의 홍보대사 격 활약을 보이는 '데스노트'의 사신 류크의 경우 고스의 분위기는 나지만 스타일은 보다 현대적이고 캐주얼한 펑크 룩에 가까운데, 이처럼 자주 혼용되기도 하는 펑크 룩은 70년대의 영국 펑크록으로부터 출발해 반항적인 문구의 찢어진 티셔츠와 타탄체크가 등장한다는 점에서 차이를 보인다.
이번 시즌에도 다크 로맨틱에 포커스를 맞춘 앤 드뮐메스터는 블랙과 화이트 색상을 대비시킨 테일러드 의상에 고풍스러운 체인 장식을 더해 세련된 고딕 룩을 창출했고 크리스토퍼 케인은 섬세한 플리츠 디테일을 응용해 미래적인 감각의 고딕 미니 드레스를 준비했다.
전반적으로 블랙 컬러와 부드러운 가죽, 차가운 메탈 느낌의 광택 소재가 많이 쓰인 이번 시즌엔 튜닉을 비롯해 후드 망토 등 중세 복식을 응용한 아이템들도 많이 보였고 중세기사의 사슬 옷에서 아이디어를 얻은 반짝이는 금속 의상이 새로운 트렌드로 주목받았다.
버버리 프로섬에서도 갑옷과 같은 메탈 트렌치코트를 발표하기도.
밤에 활동하느라 다크 서클이 내려앉은 뱀파이어처럼 짙은 섀도우로 퀭한 눈을 표현하는 스모키 아이 화장법이 고딕과 잘 어울린다.
이 때 피부표현은 블러셔나 하이라이터를 가급적 생략하고 균일하게 피부톤을 맞춰주는 쪽으로 마무리한다. 핏기 없이 창백하게 보이도록.
이번 시즌 칼 라거펠트는 블랙 펜슬로 눈의 위, 아래 라인을 짙게 칠해주는 메이크업으로 모던한 분위기를 냈고, 알레산드로 델아쿠아는 눈 위에 굵은 라인을 그려 그래픽적인 화장법으로 변화를 주었다.
무채색을 중심으로 한 고전적인 로맨틱 의상을 선보인 니나 리찌도 모델들에게 짙은 스모키 아이 메이크업을 시도했는데, 눈을 강조하기 위해 입술도 매트한 누드 립으로 정리했으며 긴 머리에는 깃털 장식을 더해 자연스러운 질감과 함께 몽환적인 느낌이 전해지도록 연출했다.
김서나 비바트렌드(www.vivatrend.com) 기획팀장 및 패션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