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신격호 명예회장 별세…대기업 ‘창업 1세대’ 역사속으로

국내 제과·유통·관광산업 선구자, 롯데그룹 제계 5위로 일궈
두 아들 경영권 분쟁으로 정신감정까지 쓸쓸한 말년
  • 등록 2020-01-19 오후 9:01:19

    수정 2020-01-19 오후 9:01:19

[이데일리 김보경 기자] 롯데그룹 창업주인 신격호 명예회장이 19일 노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99세. 서울 아산병원에 입원 중이던 신 명예회장은 전날 병세가 급격히 악화했으며 이날 오후 4시29분께 가족들이 모인 가운데 영면에 들었다. 특히 신동빈 회장은 일본 출장 일정을 소화하다가 급거 귀국했다.

신 명예회장의 별세로 이병철 삼성 회장, 정주영 현대 회장, 구인회 LG 회장, 최종현 SK 회장 등 대한민국 경제의 고도성장을 이끌었던 ‘창업 1세대’ 경영인 시대는 완전히 막을 내리게 됐다.

신격호 롯데그룹 명예회장. (사진=롯데)
신 명예회장은 맨손으로 껌 사업을 시작해 롯데를 국내 재계 순위 5위의 대기업으로 일궈낸 자수성가형 기업가다. 1941년 혈혈단신 건너간 일본에서 여러 사업 시도 끝에 껌사업을 시작하면서 1948년 롯데를 설립했다. 한·일 수교 이후 고국에서 1967년 롯데제과를 설립했다. 그는 한국에 투자할 때부터 ‘기업보국’(企業報國)의 기치를 내세웠다. 회사의 역할이 수익을 내 국가에 도움이 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롯데는 국내 최대 식품기업의 면모를 갖추고 이후 관광과 유통, 화학과 건설 등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게 된다.

신 명예회장은 관광 불모지였던 1973년 ‘한국의 마천루’로 불리는 롯데호텔을 세웠다. 롯데월드, 롯데면세점 등 관광산업에 대규모 투자를 했다. 국내 최고층 빌딩인 롯데월드타워 건설도 고인이 1987년 “잠실에 초고층 빌딩을 짓겠다”며 대지를 매입하면서부터 시작된 결과물이다.

신 명예회장은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1995년 관광산업 분야에서 최초로 금탑산업훈장을 받았다.

맨손으로 시작해 롯데를 굴지의 기업으로 키워냈지만 말년은 두 아들의 경영권 분쟁 등으로 순탄치 않았다. 2015년 장남인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과 차남인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간의 경영권 분쟁이 터졌다. 이 사건으로 신 명예회장은 한일 롯데그룹의 지주회사 격인 일본 롯데홀딩스와 국내 계열사 이사직에서 물러나며 경영에서 손을 뗐다.

경영권 갈등 속에 정신건강 문제가 드러나 정신감정을 받는 고초를 겪기도 했다. 신 명예회장은 두 아들과 함께 경영비리 혐의로 2017년 12월 징역 4년 및 벌금 35억원을 선고받았으나 건강상의 이유로 법정 구속은 면했다.

2018년 6월 법원 결정에 따라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 레지던스에서 소공동 롯데호텔로 거처를 옮긴 이후 건강이 악화했고 입원과 퇴원을 반복했다.

유족으로는 부인 시게미쓰 하츠코(重光初子) 여사와 장녀 신영자 이사장, 장남 신동주 전 부회장, 차남 신동빈 회장, 사실혼 관계인 서미경 씨와 딸 신유미 씨 등이 있다. 신춘호 농심 회장, 신경숙 씨, 신선호 일본 식품회사 산사스 사장, 신정숙 씨, 신준호 푸르밀 회장, 신정희 동화면세점 부회장이 동생이다.

장례는 롯데그룹장으로 치러진다. 이홍구 전 국무총리,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이 명예장례위원장을, 롯데지주 황각규·송용덕 대표이사가 장례위원장을 맡는다.

빈소는 서울아산병원에 마련됐으며 발인은 22일 오전 6시다. 발인 후 22일 오전 7시 서울 롯데월드몰 8층 롯데콘서트홀에서 영결식이 열린다.

(디자인=이동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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