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전문약 처방은 의사의 고유 권한이기 때문에 전문의약품의 경우 제품명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 특이한 제품명보다는 효능이나 안전성으로 평가받는게 당연한 이치다.
제네릭의 이름은 의료진이 어떤 약인지 유추하기 쉽도록 오리지널 의약품과 유사한 이름을 짓거나 ‘제약사명+성분명’으로 표기하는 경우가 많았다.
더욱이 똑같은 제품이 수 십개 팔리는 제네릭 시장에서는 제약사의 영업력이 성패를 좌우했다.
3년이 지난 후 시알리스 특허만료가 임박하자 제약사들은 너도나도 ‘팔팔 따라하기’에 나섰다.
제약사들의 물밑경쟁은 한마디로 가관이다. 제네릭 제품인데도 이례적으로 사내 공모를 통해 작명에 공을 들이는 업체도 등장했다. 사내 공모에서 선정된 제품명이 식약처 심사 과정에서 탈락하는 촌극이 벌어지기도 했다.
일부 업체는 선정적인 제품명이 식약처 승인을 통과하지 못하자 이미 허가받은 제품의 이름을 문제삼는 ‘물귀신’ 작전을 펼쳤다고 한다. 식약처가 이미 승인한 제품명 재검토에 나선 배경이다.
경쟁사 제품이 언론을 통해 노출되면서 주목을 받지나 않을까 견제하는 움직임도 감지된다. 경쟁사 제품의 이름이나 포장 디자인을 문제삼고 싶어도 잠자코 있는 웃지 못할 현상이다. 이미 제네릭을 승인받고도 “아직 제품명은 정해진 것이 없다”며 경쟁업체를 교란시키는 전략도 연출되기도 했다. 제네릭 이름에 사활을 거는 유례없는 풍경이다.
제약사들이 간과하는 점이 있다. 팔팔은 단지 독특한 제품명만으로 성공한 것은 아니라는 사실이다. 한미약품은 팔팔을 내놓으면서 가격도 비아그라의 4분의1 수준으로 떨어뜨렸다. 저가 경쟁을 주도하면서 시장 선점에 성공한 것이다. 기존에 발기부전치료제를 취급하지 않았던 동네 의원을 적극 공략한 효과도 컸다.
안타깝지만 이게 국내제약업계의 현실이다. 제약사마다 신약개발에 매진한다고 대외적으로 연구성과를 과시하고 있지만 냉정하게 평가하자면 갈 길은 아직 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