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오염된 식자재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 유입?
여전히 문무대왕함 내 어떻게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유입돼 장병들이 감염됐는지는 오리무중이다. 지난 23일 국방부 합동 인터뷰에 응한 34진 장병들은 감염원으로 함정에 반입한 식자재 중 일부에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묻어있을 가능성을 유력하게 제시했다.
인터뷰에 응한 간부 A씨는 기항지에서 차량이 함정 앞 육상에 식자재를 내려놓으면 방호복과 마스크를 착용한 부대원이 배에서 가져왔다며 외부인이 함정에 들어오지도 않았다고 밝혔다. 그는 “부식 포장 상태가 부실했고, 그것을 통해 유입되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밝혔다.
코로나19 증상을 가장 먼저 보인 것 역시 조리병이었다. 장병들의 인터뷰를 종합하면, 조리병들이 처음 증상을 했으며 일주일 후 증상이 나아져 다시 요리하다가, 전수검사에서 확진 판정을 받았다는 것이다. 조리업무를 맡고 있는 B 병사와 C병사는 깃털, 흙 등이 묻어있는 계란 등 위생 상태가 좋지 않은 대규모 식자재가 들어왔다며 ‘식자재 코로나19 오염설’에 힘을 실었다.
외부에서 식자재를 반입하는 과정에서 확진자와 접촉했을 가능성에 대해 B병사는 “추가 부식이 들어올 때는 우리가 직접 운반했는데 마스크를 쓰고 장갑을 끼는 등 방역수칙을 지켰다”고 반박했다.
② “감기인 줄 알았다”…신속항원 검사서 전원 음성
초기 대응의 적절성 역시 뜨거운 감자다. 장병들은 코로나19 발병 가능성에 대해서 처음에는 미처 생각하지 못했다고 진술했다. 기항지에서 접촉을 차단하는 등 코로나19 방역 수칙이 철저히 지켜지고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장병들은 설명했다. 이들은 “감기 증상인 줄 알았다”고 입을 모아 진술했다.
2일(현지시간) 첫 유증상자가 발생한 이후 일주일여만인 10일 유증상자는 100명을 넘어섰다. 그제서야 배 안에 있던 신속항체 검사키트로 검사를 실시했지만 전원 음성이 나왔다. 계속해서 환자가 발생하자 13일께 주재국 민간병원과의 협조하에 PCR 검사를 실시했지만 검사결과가 신속하게 나오지 않으면서 여전히 확진자와 비확진자가 명확하게 구분되지 않았다.
이와 관련, 해군은 국방부의 지시로 신속항원검사키트를 확보했으나 파병 전 격리 및 실무부대 간 확인 미흡 등으로 적재하지 못한 채 출항했다고 밝힌 바 있다.
A간부는 “하루에 2번 정도 의무병들이 공용으로 쓰는 얼음제기 등을 주기적으로 닦고 알코올을 뿌리고 걸레로 문질러 소독했지만, 매시간 할 수 없으니 감기증상이 중간 중간에 옮기는 것은 어쩔 수 없을 것 같다”며 “화장실, 식당, 침실 등을 함께 사용하는 환경인 만큼 그런 식으로 퍼지지 않았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당시 상황에 대해 “지옥이 따로 없었다”, “피가래가 나올 정도로 증세가 심해 여기저기 살려달라는 사람이 속출했다”라는 보도가 나온 데 대해 일부 장병들은 “오버됐다(과장됐다)”고 밝혔다. 2명의 병사는 “간부 1명이 심한 증세를 보이다가 침실에서 자면서 피 섞인 가래가 나왔다”, “피가 쏟아져 나온 것은 아니고 평소 기침을 많이 할 때 묻어나오는 정도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③입항 늦어지면서 상황 악화…국방부 “주재국 우리 요청 받아들여”
처음에는 감기약과 해열제, 위장약과 근육주사 등 필요한 약이 제공됐지만, 약들이 떨어지면서 타이레놀만으로 버텨야 하는 환자들도 있었다. 환자 급증으로 함정 운항인력이 부족해지자, 결국 발병 후 증상이 호전된 장병들을 중심으로 근무가 이뤄졌다.
이 상황에 박차를 가한 것이 바로 주재국의 운항 거부라는 증언도 있었다. 장병들은 애초 지난 14일(현지시간) 기항지에 입항했어야 하는데 아프리카 현지 국가에서 코로나19 발생을 이유로 입항을 거부했다고 진술했다. 이어 입항 허락이 19일 새벽 3시에 났고, 그 사이 감기 증상자가 하루 20명씩 늘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우리 정부가 마치 외교적으로 아무런 노력도 기울이지 않은 것처럼 보도한 데 대해 일부 오해가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