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시멘트협회장 사퇴를 이해할 수 없는 이유

  • 등록 2014-04-23 오전 10:47:30

    수정 2014-04-23 오후 6:04:56

[이데일리 민재용 기자] 한국시멘트협회의 신임 회장 선임을 두고 말이 많다. 시멘트협회장이 김종오 전 동양시멘트 대표에서 이윤호 쌍용양회 대표로 두 달만에 이례적으로 전격 교체됐기 때문.

시멘트협회가 구체적 설명을 하고 있지는 않지만 김종오 전 대표가 두 달만에 물러난 것은 그가 아직 한창인 동양사태와 연관된 인물이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김 전 대표는 지난 1989년 동양시멘트에 입사한 후 생산본부장과 삼척공장장 등을 거친 전형적인 엔지니어형 최고경영자(CEO)다. 동양시멘트가 법정관리에 들어간 이후 법정관리인 역할도 맡아왔다. 하지만 지난 1월 검찰이 현재현 회장과 함께 김종오 전 대표를 배임 혐의 등으로 기소하면서 법정관리인 역할을 맡는 것에 대한 적절성 논란이 제기됐다.

시멘트협회가 김 대표를 새 회장으로 선임한 것은 이러한 논란이 한창 가열되던 2월이었다. 당시 언론이 시멘트 업계를 대표하는 회장 자리에 김 전 대표가 선임되는 것은 문제라고 지적했지만 시멘트협회는 별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 검찰 기소가 유죄를 의미하는 것도 아니고 김 전 대표처럼 시멘트 업계에 잔뼈가 굵은 전문가가 없는 만큼 신임 회장으로는 적임자라는 설명이었다.

하지만 법원이 최근 김 전 대표를 법정관리인에서 해임하면서 상황은 급반전됐다. 김 전 대표는 회장 자리에서 물러났다. 협회는 서둘러 이윤호 쌍용양회 대표를 새 회장으로 선임했다.

시멘트협회장은 회원사인 각 시멘트사 최고경영자들로 구성된 시멘트협회 이사회에서 결정된다. 통상 시멘트회사 경영을 맡고 있는 대표들이 회장을 맡기도 하지만 시멘트업종을 잘 이해하는 외부인사가 회장을 역임한 경우도 있었다.

그렇다면 김 전 대표가 현재 굳이 회장에서 서둘러 물러날 필요는 없어 보인다. 협회의 설명대로 김 전대표의 유죄가 확정된 것도 아니고 동양시멘트 법정관리인 역할을 그만뒀다고 해서 회장 자격 요건에 미달되는 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협회는 이윤호 회장의 취임 소식을 전하는 보도자료에서 김 전 대표의 퇴임과 관련에 아무런 설명도 하지 않았다. 협회 관계자는 “김 전 회장이 일신상의 사유로 협회장 자리를 사임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자격 논란에도 불구 전문성을 내세워 김 전 대표를 회장에 취임시켰다면 시멘트 업계는 그가 임기를 다하게 끝까지 다하게 도와줬어야 한다. 김 전 대표 스스로도 논란을 딛고 회장에 오른 만큼 불가피한 상황이 아니면 임기를 끝까지 다하려고 노력했어야 한다.

일신상의 이유를 내세워 자리를 물러난 김 전 대표나, 서둘러 새 회장 선임에 나선 시멘트협회 이사회의 움직임에 곱지않은 시선이 모이는 이유다.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홈런 신기록 달성
  • 꼼짝 마
  • 돌발 상황
  • 우승의 짜릿함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