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어른' 잃고 슬픔에 빠진 롯데..노신영·손경식 등도 조문

신동빈 회장 첫날 조문..‘이인원’ 이름 석 자에 눈물 터트려
신격호는 조화로 애도 표해..직접 조문은 없을 듯
롯데 계열사 임직원들, 충신교회 신도들 등 빈소 찾아 애도
  • 등록 2016-08-28 오후 7:45:38

    수정 2016-08-28 오후 7:53:25

27일 서울 송파구 아산병원에 마련된 이인원 롯데그룹 부회장 빈소에 신동빈 회장과 임진원들이 조의를 표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이데일리 최은영 김태현 임현영 기자]비극적으로 삶을 마감한 이인원 롯데그룹 부회장의 마지막 길은 외롭지 않았다. 지난 27일부터 서울 송파구 서울아산병원에 차려진 고인의 빈소에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주요 계열사 대표들을 비롯해 롯데 임직원들의 추모가 꾸준히 이어졌다.

이 부회장의 빈소에는 화려한 정·재계 인사들보다는 43년 간 고인이 몸담아온 롯데 임직원과 교회 지인 등의 발길이 주를 이뤘다. 평소 독실한 크리스천으로 술·담배·골프를 하지 않을 정도로 소박하고 청렴하게 살아온 고인의 성정이 그대로 반영됐다.

고인의 장례는 롯데그룹장으로 치러지고 있다. 소진세 롯데정책본부 대외협력단장(사장)이 장례위원장을 맡고 황각규 정책본부 운영실장(사장)과 각 계열사 대표들로 장례집행위원단이 꾸려졌다. 채정병 롯데카드 대표·허수영 롯데케미칼 사장·이재혁 롯데주류 대표·김치현 롯데건설 사장·표현명 롯데렌탈 사장·이원준 롯데백화점 대표·김재화 롯데쇼핑 사장·송용덕 호텔롯데 사장·강현구 롯데홈쇼핑 대표·김용수 롯데제과 대표·윤종민 롯데쇼핑 부사장·이봉철 롯데쇼핑 부사장·임병연 롯데그룹 전무 등이 위원단에 이름을 올렸다. 그룹의 정신적 지주로 롯데를 받쳐온 고인을 예우하는 차원이라고 롯데 측은 설명했다.

장례 절차는 독실한 크리스천인 고인의 뜻에 따라 기독교 예법에 따랐다. 장례 집례는 생전 고인이 다니던 충신교회의 이전호 목사가 맡았다.

신동빈, 가신(家臣) 잃은 슬픔에 연신 눈물만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조문이 시작된 27일 오전 일찍 계열사 대표들과 함께 고인의 빈소를 찾았다. 신 회장은 이날 오전 9시37분쯤 장례식장에 도착했다. 얼굴은 붓고 눈은 붉게 충혈된 상태였다.

빈소에 마련된 고인의 영정 앞에서 신 회장은 터져 나오는 눈물을 참지 못하고 손수건을 들어 눈물을 훔쳤다. 1시간여 조문을 마치고 빈소를 떠날 때에도 ‘고인을 마지막으로 본 것이 언제인가’ 등 취재진의 질문이 이어졌지만 ‘이인원’이라는 이름 석 자에 울컥한 듯 다시 눈물을 보이며 제대로 말을 잇지 못했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신동빈 회장을 10년 넘게 모셨지만 눈물을 보이신 건 이번이 처음”이라고 말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27일 오전 이인원(69) 롯데그룹 정책본부장(부회장)의 빈소가 마련된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서 조문을 마친 뒤 취재진의 질문에 말을 잇지 못한 채 손수건으로 눈물을 훔치고 있다.(사진공동취재단)
‘형제의 난’ 이후 다른 길 신격호-신동주 조문 여부도 관심

이날 빈소 내부에는 고인이 20년 넘게 보필해 왔으나 ‘형제의 난’ 이후 다른 길을 걸어온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도 조화를 보내 눈길을 끌었다. 신 총괄회장의 조화는 고인의 영정사진 오른편에 놓였다. 왼편에는 신 회장의 조화가 자리했다.

고인은 신 총괄회장을 보좌하며 롯데그룹의 성장을 주도한 인물로 평가받는다. 이 부회장은 신 총괄회장이 롯데 경영에서 손을 떼기 전까지 ‘신격호의 남자’라고 불리며 두터운 신임을 받았다. 그러나 지난해 신동빈 회장과 장남 신동주 전 일본롯데홀딩스 부회장과의 경영권 분쟁에서 신동빈 회장 측으로 돌아서면서 신 총괄회장과 거리가 멀어졌다.

이런 이유로 신 총괄회장이 고인의 장례식장을 찾을지에 관심이 쏠렸으나 조문은 하지 않을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신 총괄회장과 신 전 부회장의 대변인 역할을 하고 있는 SDJ코퍼레이션 측은 “신격호 총괄회장이 건강이 좋지 않아 조문을 할 수 있는 상황이 못 된다”라며 “신 전 부회장 역시 아버지 없이 혼자서 조문을 할 뜻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신 총괄회장은 고인의 자살 소식을 보고 받고 “안타깝다. 고인의 명복을 빈다”고 애도를 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43년 롯데맨’ 가는 길···“롯데 직원들의 ‘아버지’이자 ‘멘토’”

조문객은 주로 고인이 43년 간 몸 담은 롯데그룹 관계자들이었다. 신동빈 회장은 물론 이 부회장을 따르던 계열사 사장, 임직원 등의 발길이 주말 내내 이어졌다. 그 외 고인이 다니던 교회 지인, 정치계 인사 등도 빈소를 찾았다. 롯데제과·롯데마트·롯데호텔·롯데면세점 등 주요 계열사 직원들이 10~15여 명씩 그룹을 지어 애도를 표했다.

롯데마트에서 조문왔다는 한 직원은 “이 부회장을 직접 뵌 적은 없지만 롯데의 ‘아버지’같은 역할을 하셨다”면서 “말단 직원으로 입사해 지금의 위치에 올랐다는 점에서 모든 직원들의 ‘롤모델’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각계각층에서 조문 행렬이 이어졌다. 27일에는 진영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김용태 새누리당 의원이, 28일에는 노신영 전 국무총리와 이승철 전국경제인연합회 상근부회장, 손경식 CJ그룹 회장 등이 빈소를 찾았다.

진 의원은 고인에 대해 “교회에서 알게 된 인연”이라면서 “성실하고 착실하셨던 분”이라고 기억했다. 김 의원은 “고인을 직접 아는 것은 아니지만 도의적인 차원에서 오게 됐다”면서 “부디 모든 일이 잘 마무리되길 바란다”고 애도를 표했다.

노 전 총리는 롯데그룹 총괄고문으로 활동 중이며 고인의 유고 소식이 전해진 26일에도 그룹 정책본부를 찾아 애통한 마음을 함께 나눴다. 전경련을 포함한 경제5단계 고위 관계자 가운데 처음으로 빈소를 찾은 이 부회장은 “굉장히 온화하고 성품이 강직했던 분”이라고 고인을 회고한 뒤 “개인적으로 한국경제에 큰 공적을 남긴 훌륭한 경제인을 잃게 돼 굉장히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롯데 사태가 장기화되고 있다는 취재진의 질문에는 “검찰 수사가 장기화하면서 롯데뿐만 아니라 우리 경제 전체가 위축된 분위기”라며 “빨리 사태가 마무리 돼 롯데뿐만 아니라 다른 기업들도 심리적 안정을 찾고 경제를 살리는데 보다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됐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대한상공회의소 회장(2005~2013)과 부회장으로 고인과 인연을 맺었다는 손경식 CJ그룹 회장은 “아주 침착하고 사리 판단이 분명한 분으로 항상 조직을 위해 앞장서서 일해왔다”며 “롯데 사태가 잘 해결되길 바란다. 그래야 우리 경제가 살아난다”고 말했다.

고인의 장례는 5일장으로 치러진다. 발인은 오는 30일 오전 7시30분이며 장지는 경기 남양주 모란공원이다.

노신영 롯데그룹 총괄고문(전 국무총리)이 28일 오후 서울 송파구 풍납동 서울아산병원장례식장에 마련된 고 이인원 롯데그룹 정책본부장(부회장)의 빈소에서 조문을 마친뒤 장례식장을 나서고 있다.(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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