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현장을 가다]국내 펄프제지산업의 미래,무림울산공장

국내 유일 ‘펄프’ 제조공장..펄프서 종이까지 일관화 제조 가능
627m 자동 공정에서 1년에 55만톤 종이 생산
전용부두 예정대로 착공하면 운송 공정 없어져 수익성 개선
인도네시아 조성 조림지에서 본격 조림 시작되면 목재질 높아지고 안정적
60만㎡ 넓은 부지로 생산 설비 증대도 탄력적으로 가능
  • 등록 2015-07-02 오전 10:39:26

    수정 2015-07-03 오전 9:26:55

中[울산=이데일리 김영환 기자] 지난달 25일 찾은 무림P&P 울산공장. 약 60만㎡(18만평)에 달하는 넓은 부지에 펄프공장과 제지공장이 나란히 들어서 있었다. 이곳 펄프공장에서 생산된 펄프는 배관을 타고 바로 제지공장으로 넘어가 종이로 변신한다. 국내에서 이같은 일관화 제조공정을 갖춘 곳은 무림 울산공장이 유일하다.

초지(펄프를 말려낸 종이의 첫 단계)가 직경 3.8m, 폭 8.7m, 무게 100톤의 거대한 종이롤로 변하는 공정은 627m에 달하는 긴 라인에서 한 번에 해결된다. 폭 8.7m의 종이가 무려 시속 90km의 속도로 생산, 빠르게 종이롤로 감긴다. 울산공장에서 연간 만들어지는 종이 생산량만 55만톤으로, 국내에서는 단일 라인에서 만들고 있는 가장 많은 양이다.

울산공장의 경쟁력은 이뿐만이 아니다. 목재칩을 펄프로 만드는 과정에서 생기는 부산물인 흑액(리그닌)은 중요한 에너지원이다. 종이를 만들기 위해서는 많은 양의 증기가 필요한데 펄프를 만들면서 생산되는 흑액이 울산공장에서 필요한 증기를 모두 소화하고 있다. 이를 통해 LNG를 사용했을 경우 발생하는 1200억원의 비용을 절감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2013년에는 제지업계 최초로 ‘저탄소제품 인증’을 획득했다.

무림P&P 일관화공장 내부(사진-무림 제공)
◇전용 부두 설립 계획, 물류비 절감

국내 최고의 경쟁력을 갖춘 무림P&P 울산공장이지만 향후 수익성 개선을 위해 다양한 전략을 펼치고 있다. 국내 인쇄용지 시장이 차츰 줄어들면서 해외 시장을 노리는 무림으로서는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추는 것이 필수적인 상황이다. 무림은 현재도 제품 60%가량을 북미, 중동, 동남아, 유럽 등 해외시장에 수출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전용 부두를 갖는 계획이다. 무림 울산공장은 온산국가산업단지 끄트머리에 위치해 바다와 맞닿아 있다. 2~3년 이내 전용 부두를 갖추면 목재칩을 운송하는 데 드는 물류비가 획기적으로 낮아진다.

현재 이 공장에서 쓰이는 목재칩은 울산 신항을 통해 육로로 운송된다. 공장 한 쪽 하역장에 목재칩을 쌓아뒀다가 생산시에 다시 컨베이어 벨트에 실어 이동하는 방식이다. 전용부두를 확보하면 펄프공장까지 목재칩을 한번에 싣고 나를 수 있어 물류비를 절감, 수익성을 개선할 수 있다.

정부는 오는 2016년까지 울산 북항에 990만 배럴, 남항에 2020년까지 1850만 배럴 등 모두 2840만 배럴의 석유 및 원유 저장시설을 건설할 계획이다.

◇인도네시아에 조림지..‘수직계열화’의 완성

무림은 종이의 원료가 되는 펄프는 직접 생산하고 있지만 펄프의 원료가 되는 목재칩의 절반 이상은 수입해서 쓰고 있다. 하지만 오는 2021년이 되면 목재칩 역시 무림이 직접 조림한 나무에서 얻어쓸 수 있게 된다.

무림은 지난 2011년 무림인터내셔널을 설립해 인도네시아 지역에 조림지를 확보했다. 서울시 규모인 6만5000ha에 달하는 조림지에서 2021년부터 40만~50만톤 가량의 목재칩을 생산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목재칩 수요량의 50% 이상을 인도네시아 조림지에서 대체할 수 있게 되는 셈이다.

이렇게 되면 무림은 펄프-제지 일관화공장에서 조림-펄프-제지로 이어지는 수직계열화를 완성해 원가경쟁력을 높이게 된다. 연간 200억원의 수익개선 효과가 기대된다.

목재칩의 안정적 조달도 장점이다. 세계적인 시장 상황에 따라 구할 수 있는 목재칩의 품질이 들쑥날쑥한데 자체 조림지를 보유하게 되면서 목재칩의 품질을 일정하게 유지하고 원하는 수종을 적시에 구할 수 있게 된다.

변승훈 품질보증파트장은 “펄프 원가의 55%가 목재칩의 가격인데 조림 사업을 하면 원가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며 “어떤 나무를 써서 펄프를 만드느냐에 따라 품질이 달라지는데 조림 사업을 통해 적합한 수종을 조림할 수 있는 장점도 아울러 가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무림P&P 울산공장 전경(사진-무림 제공)
◇60만㎡ 공장부지..2~3공장도 거뜬

무림 울산공장 부지 60만㎡은 현재 에버랜드 크기와 엇비슷할 정도로 큰 규모를 자랑한다. 현재 수급 상황에 맞춰 연간 펄프 45만톤, 종이 55만톤을 생산하고 있지만 시장 변화에 따라 생산량 조정이 가능하다.

무림은 울산공장에서 55만톤, 진주공장에서 60만톤의 종이를 생산하고 있다. 절대적인 규모는 진주공장이 다소 앞서지만 진주공장은 1~3호기에서 연간 각 20만톤씩 종이를 만들어낸다. 단 하나의 공정에서 55만톤의 종이를 제조하는 울산공장과는 규모면에서 차이가 있다. 울산공장 1호기 옆으로 2~3호기가 들어설 부지도 충분해 수급을 늘리기에도 용이하다.

국내 제지시장은 디지털 기기의 발달로 점체 침체되고 있지만 세계 시장으로 시선을 돌리면 개발도상국 등의 제지 사용량은 늘어나고 있다. 전세계적인 제지 사용량은 꾸준히 유지되고 있기에 수출 규모가 커진다면 선제적 대응이 가능하다.

이형수 울산공장 공장장은 “1호기를 지은 이후 5년 터울로 2호~3호기를 짓는 플랜이 있었지만 급변하는 제지 시장의 특성상 계획이 수정된 상태”라며 “현재 미래 시장을 예측하기 위해 다양한 컨설팅을 받고 준비하는 중인데 전략이 마련되면 울산공장의 발전 윤곽도 드러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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