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을 알아야 두려움을 떨칠 수 있다. 지난 6일 저녁 대한감염학회 신종감염병 대책위원회 전문가들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대한 궁금증을 풀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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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증상은 흔히 감기와 같다고 알려졌다. 그러면 감기와 구분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김남중 서울대 의과대학 내과학교실 교수는 “의학저널에는 다른 병에 비해 상기도 감염이 적다고 쓰여있지만 임상 의사가 증상으로 구분하기는 매우 어렵다”고 말했다. 약간의 한기, 약간의 근육통, 약간의 목 아픔, 기침 등의 증상이 감기와 똑같이 때문이다. 김남중 교수는 “서울대병원에서 치료 중인 확진 환자 4명을 살펴봐도 감기증상과 구분하기 어려웠다”고 말했다.
백경란 대한감염학회 이사장은 “환자가 스스로 ‘아프다’라고 인지하지 못할 정도의 증상으로 시작한다”며 “그때 바이러스가 배출되면서 전파되는 특징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래서 확진자 대부분이 스스로 아프다고 생각하지 않고 두루 다닐 수 있었고 이 때문에 접촉자만 1000여명이 넘은 것이다. 백 이사장은 “경증일 때도 전염력이 있다는 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문제”라며 “이 때문에 무증상기에 전파력이 있다는 얘기와 혼용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완치 가능성 얼마나 되나
최근 에이즈 치료제인 칼레트라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치료제로 주목받고 있다. 하지만 과학적 근거는 아직 없다. 김남중 교수는 “사스코로나바이러스에 칼레트라를 써봤더니 환자가 나았다는 자료는 있으나 의학적 효과가 있다고 단언할 수 없다. 과학적 데이터로 추천할만한 근거가 모자란다”면서도 “환자가 위중해지면 쓰려고 하는 의료진이 있다”고 설명했다.
백경란 이사장도 “요새 에이즈 치료제를 사용하기는 하는 데, 정말 이 약을 아주 초기에 그냥 감기 정도 증상일 때부터 쓸 것이냐에 대해서는 아직 의견이 모이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면 2번 환자는 어떻게 완치됐을까. 2번 환자가 입원했던 국립중앙의료원의 신영식 센터장은 “자연적으로 치료된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 몸에 있는 면역시스템이 가동하며 저절로 치료됐다는 것이다. 신 센터장은 “건강한 성인이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면역체계가 작동해 10~21일 사이에 저절로 좋아지고 균이 다 없어진다”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경우) 신종감염병이다 보니 항체가 생기는데 시간이 기존보다 더 걸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루에도 수십명씩 사망자가 보고되는 것과 관련해서는 “중국 외 지역에서 사망자가 보고된 것은 2건”이라며 “홍콩 사망자의 경우 심장병이 있었고 필리핀 사망자의 경우 2차 감염으로 사망했을 가능성이 크다. 이를 유추해보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망률은 굉장히 낮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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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대 전염병역학통제센터의 가브리엘 렁 교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4월 말이나 5월 초 절정을 지난 후 6~7월에 약해질 것으로 전망했다.
백경란 이사장은 “매일 우한 확진 환자 현황과 사망자 추이를 보고 있다. 점점 빨리 오르다 정점에 오르면 평평한 선을 이루게 되는데, 기울기가 꺾이는 시점이 되면 감소하는 시점에 다다를 것”이라며 “아직은 꺾이질 않고 있어 언제쯤 꼭대기에 이를 것인지를 명확하게 예측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지역 내 전파를 차단하기 위해 개인위생에 신경 써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김성란 대한감염관리간호사회장은 “첫째로 손 씻기가 가장 효과적이고 둘째로 마스크 착용을 권고하고 있다”며 “버스와 지하철 등 사람이 밀집된 곳에서 나를 보호하기 위해서는 마스크를 착용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