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도세자에 대한 ‘효(孝)’ 담은 화성 융건륭

위 치 : 경기도 화성시 태안면 안녕리
  • 등록 2009-09-24 오후 4:18:00

    수정 2009-09-24 오후 4:18:00

▲ 난간석이 둘러쳐진 건릉

 
[조선일보 제공] 경기도 화성시 안녕동 산자락에 단아한 융건릉이 자리한다. 융릉(隆陵)은 조선 21대 영조의 둘째 아들인 장조(莊祖, 1735~1762)와 비(헌경황후, 1735~1815)의 합장릉이다. 장조는 이복형인 효장세자(추존 진종)가 요절하고 영조가 마흔이 넘은 나이에 태어나 2세 때 왕세자에 책봉되었다. 어려서부터 영특하고 서예와 무예에 뛰어나 부왕을 대신해 정무에 임했다. 하지만 당쟁에 휘말려 왕위에 오르지 못한 채 뒤주 속에서 한 많은 생을 마감했다. 영조는 28세 나이에 비참하게 죽은 아들에 대한 자신의 잘못을 후회하면서 시호를 사도(思悼)라 했다. ‘세자를 생각하며 추도한다’는 뜻이니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사도세자로 부인은 영의정 홍봉한(洪鳳漢)의 딸 혜경궁(惠慶宮) 홍씨(洪氏)이다.

▲ 사도세자가 잠든 융릉 입구

한 많은 아버지의 삶을 애닮아한 정조대왕

원래 사도세자의 능은 경기도 양주군 배봉산에 있었다. 하지만 불행한 삶을 보낸 아버지를 늘 가슴 아파하던 정조는 왕위에 오르자 아버지의 존호를 장헌(莊獻)으로 올리고, 1789년(정조 13)에 풍수지리적으로 가장 좋다는 수원(현재의 화성)의 화산으로 묘를 옮긴 후 현릉원(顯隆園, 나중에 융릉으로 승격)이라 했다. 정조는 아버지 묘소를 같은 격의 어느 원보다도 훌륭히 꾸며 능 주위에 병풍석을 돌리고 혼유석과 팔각 장명등, 문무인석을 세웠으며 융릉에만 소나무 45만 그루를 심었다. 궁궐의 세련된 의장과 최고 석물장인의 솜씨가 엿보인다.

▲ (좌)융릉 뒤쪽에서 본 융릉과 주변 (우)융릉 장사각에는 사도세자를 떠올리게 하는 뒤주가 놓여있다

아버지 무덤 앞에서 정조는 소매가 젖도록 울고, 재실에 들어가 아버지와 영혼을 넘나드는 이야기를 나누었다. 낙성식 전날 밤 용이 여의주를 물고 승천하는 꿈을 꾸었기에 용주사라 이름한 인근 사찰을 원찰로 하였다. 용주사에는 다른 사찰에서는 볼 수 없는 홍살문이 있는데 이는 사도세자의 명복을 빌기 위하여 용주사를 창건하고 호성전을 건립해 사도세자의 위패를 모셨기 때문이다. 사도세자에 대한 정조의 효심을 엿볼 수 있는 효행박물관에서는 정조가 효심에서 발원, 보경을 시켜 제작한 《불성부모은중경판》이 있다.

▲ (좌)용주사 천보루에서 본 대웅보전 (우)용주사 천보루의 두마리 용 그림

 
융건릉, 용주사, 수원화성은 정조가 펼친 마음

이어 정조대왕은 화성(華城)을 축조했다. 1794년 1월에 착공해 1796년 9월 10일에 완공했으니 수원화성의 근간에는 효심이 깔려 있다. 아버지 묘소 현릉원을 자주 찾게 되면 행궁이 있어야 했고, 더 나아가 한양에 있는 정치적 경제적 기반을 가진 집권 세력을 견제하고 제거하며 자신의 정치적 꿈을 펼칠 새로운 수도 건설도 필요했다. 성곽 전체길이는 5.52km이며, 4대문을 내고 암문, 수문, 포루, 각루 등 다양한 구조물을 규모 있게 배치하였다. 축성 공사에는 정약용이 고안한 거중기가 활용하는 등 당대 최고의 건축기술과 과학기술이 총동원 되었으니 수원화성은 조선시대 성곽 중 가장 과학적이고 치밀하면서도 우아하고 장엄하다. 정조는 낙남헌(落南軒) 뜰에서 문무 과거시험을 실시하고, 새로운 화약무기를 실험했으며, 서장대에 올라 장용영 군사들의 주간훈련과 야간훈련을 지휘했다.

▲ (좌)수원화성의 북수문인 화홍문 (우)수원화성의 정조대왕능행차의식

 
정조 22년(1798)에 기록된 ‘화성능행도’를 보면 정조임금이 어머니의 회갑을 맞아 창덕궁을 출발해 아버지 사도세자의 묘소 현릉원에 성묘하고, 수원화성 봉수당(奉壽堂)에서 혜경궁께 진찬례를 연 후 다시 궁으로 돌아오기까지 8일 동안의 일들이 깨알같은 그림으로 그려져 있다. 혜경궁과 사도세자가 동갑이니 어머니의 회갑은 곧 돌아가신 아버지의 회갑이기도 했다. 지금은 화성(華城)이 수원시로, 융건릉 용주사는 화성시로 행정구역이 다르지만 당시는 융릉과 용주사, 수원화성은 같은 영역이었으며 정조의 발길 닿지 않는 곳이 없었으니 곧, 정조가 꿈꾸는 도시였다.

▲ (좌)정조대왕이 묻힌 건릉의 전경 (우)난간석이 둘러쳐진 건릉 사도세자와 정조대왕이 나란히 누운 융건릉

정조는 생전에 선친의 묘 곁에 자신의 묘를 써달라 유언을 남겼고, 그에 따라 아버지 사도세자의 융릉 옆에 정조임금의 건릉이 자리하고 있다. 융릉은 화산의 서남쪽, 건릉은 서북쪽 기슭으로 융릉과 건릉은 모습이 거의 같다. 능 입구에 홍살문이 서있고 신도 어도와 정자각이 있다. 능은 높은 언덕에 모셔져 있다. 능에는 상석과 망주석, 문인석과 무인석이 있으며 융릉에는 병풍석이 있고 난간석이 없는 대신 건릉에는 난간석이 있으나 병풍석이 없다. 혼유석에는 면마다 둥근 원을 그리고 매난국(梅蘭菊) 무늬를 새겼다. 모두 서향이라 해질 녘의 능 분위기가 그윽하고, 눈이 오면 또 다른 별천지를 보여주니 눈 내린 경치를 ‘융건백설(隆健白雪)’이라 하여 화성팔경 중 제1경으로 꼽는다.

▲ (좌)제암리의 삼일운동순국기념관 (우)제부도 갯벌체험 중인 사람들 제암리, 궁평항, 제부도 등 주변 볼거리 다양

더불어 경기도 화성 땅은 볼거리가 많다. 화성시 향남읍에 있는 제암리는 삼일운동 때 왜경이 마을 사람들을 교회에 가두어 놓고 불을 질러 많은 사람들이 죽었다. 아이들과 함께라면 제암리 삼일운동순국기념탑과 순국선열합동묘를 둘러볼 만하다. 또 화성시 송산면 고정리는 중생대 백악기에 형성된 퇴적층에서 공룡알 화석지가 발견된 곳이라 아이들의 상상력을 자극하기 좋다. 제부도도 추천할만한데 '모세의 기적'으로 잘 알려진 바닷길은 하루에 2번 열린다. 지금은 포장공사를 하여 자동차로 통행할 수 있지만 물 때를 잘 알아두지 않으면 낭패를 볼 수 있으니 썰물 시간을 확인해야 한다. 제부도 여행길에는 궁평항도 들려봄직하다. 맛난 조개구이와 더불어 드넓은 갯벌, 아름다운 석양이 기다린다.

<여행정보>

○ 관련 웹사이트 주소
- 화성시청 www.hscity.net
- 문화재청 융릉관리소 http://hwaseong.cha.go.kr
- 제암리 삼일운동 순국기념관 www.jeam.go.kr
- 용주사 www.yongjoosa.or.kr
- 궁평항 www.gungpyeong.com

○ 문의전화
- 화성시청 1577-4200
- 융릉관리소 031-222-0142
- 제암리 3 1운동 순국기념관 031-369-1663
- 용주사 031-234-0040

○ 대중교통 정보
[ 버스 ] 서울 1호선 수원역에서 24, 46, 46-1번 버스 이용(40분 소요)

○ 자가운전 정보
[서울-화성] 경부고속도로-신갈IC-50번 도로-팔곡IC-서해안고속도로-비봉IC-306번 도로-화성
[인천-화성] 서해안 고속도로 - 비봉IC - 306번 도로 - 화성
[부산-화성] 경부고속도로-신갈IC-50번 도로-팔곡IC-서해안고속도로-비봉IC - 306번 도로 - 화성
[대전-화성] 경부고속도로-오산IC-1번도로-39번 도로-화성

○ 숙박정보
- 호텔 쉐르빌 : 화성시 동탄면 영천리 , 031-377-4611, http://hotelchereville.com (관광공사 인증 숙박업소)
- 라마다동탄호텔 : 화성시 반송동, 031-8003-9200 , www.ramada-dongtan.com
- 옥란재(책읽는 집) : 화성시 서신면 용두리, 02-574-9947, www.book-living.net
- 모텔 비자비 : 화성시 봉담읍 왕림리, 031-298-3535
- 그린피아 관광호텔 : 화성시 안녕동, 031-222-2070 www.hotelgreenpia.com

○ 식당정보
- 화성별궁 : 화성시 안녕동 , 양념갈비, 031-221-6700
- 대통령 산장 : 화성시 봉담읍 상기리, 연잎오리찜, 훈제오리스테이크, 031-227-5291 http://cafe.naver.com/yeunori
- 제부도 그린회수산 : 화성시 서신면 제부리, 회 해물칼국수 조개구이, 031-357-3838 www.ijebudo.pe.kr
- 제암 종가집 가든 : 화성시 향남면 제암리, 갈비, 031-354-5020

○ 이색체험 정보
제부도 갯벌체험 제부도 입구에서 왼쪽길을 따라 가면 매바위 바로 전 갯벌체험장이 있다. 장화와 호미를 빌려주고 그물망을 주어 갯벌에서 잡은 조개를 담아 나올 수 있다. 장화 2천원, 호미 1천원, 세족장 완비. 전화 031-357-8616 www.jebumud.co.kr

○ 주변 볼거리
비봉 인공 습지, 원평허브농원, 초록산 삼림욕장, 홍난파 선생 생가


▶ 관련기사 ◀
☞넌 어느 나무에서 왔니? 단풍, 아는 만큼 아름답다
☞성곽을 밟는다 한양을 걷는다
☞예측하지 못했던 아름다움을 남설악에서 만나다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돌발 상황
  • 이조의 만남
  • 2억 괴물
  • 아빠 최고!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