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링거인겔하임이 포기한 한미 폐암치료제 운명은?

"다각도 분석했을 때 매력 없다" 판단
8100억원 예상서 720억원으로 10분의 1로 줄어
  • 등록 2016-09-30 오전 10:53:52

    수정 2016-09-30 오후 5:02:45

[이데일리 강경훈 기자] 한미약품(128940)은 30일 지난해 체결했던 폐암 표적항암 신약(올무티닙) 기술수출 계약이 계약 상대방인 베링거인겔하임 측의 개발 중단통보로 효력을 잃게 됐다고 밝혔다. 이 계약으로 기대했던 매출규모도 7억3000만 달러(약 8040억원)에서 6500만 달러(약 716억원)로 대폭 줄었다. 이날 한미약품의 주가도 18%나 떨어져 50만800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대규모 기술수출 계약을 연이어 체결하기 전인 지난해 11월 초 수준이다.

베링거인겔하임은 “올무티닙의 모든 임상데이터에 대한 재평가, 폐암 혁신치료제의 최근 동향, 폐암치료제에 대한 베링거인겔하임의 비전 등을 고려한 결정”이라는 입장을 밝혔지만 임상시험을 갑자기 결정하게 된 원인은 올무티닙을 쓴 환자에서 중증피부이상반응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올무티닙 임상시험 과정에서 독성표피괴사용해(TEN)가 2건, 스티븐스존슨증후군이 1건 발생했다고 밝혔다. 일반적으로 피부박탈이 체표면적의 10% 미만이면 스티븐스존슨증후군으로, 30% 이상이면 독성표피괴사용해로 분류하며 약물 투여 후 4~30일 이내에 증상이 생긴다.

올무티닙은 동물실험에서 독성 안전성을 획득하고 소수의 환자들을 대상으로 한 초기 단계의 임상시험(임상 1상)은 마친 상태였지만 환자 수를 늘린 임상 2상 시험에서 올무티닙을 쓴 환자 731명 중 3명(0.4%)에서 중증피부이상반응이 발생한 것이다. 한 외국계 제약사 의학담당 임원은 “초기 물질탐색 단계에서 후보로 거론되는 물질 2만여 개 중 약으로 개발되는 것은 하나밖에 되지 않는다”며 “임상 1상보다 2상이, 2상보다 3상이 성공가능성이 크긴 하지만 그렇다고 실패가능성이 줄어드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최종 단계인 임상3상시험에서 개발이 중단되는 경우도 대략 40~50% 정도 된다”며 “임상 1, 2상 단계에서 효과와 안전성이 밝혀졌다고 해도 대규모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 3상시험에서 뜻하지 않은 안전성이나 효과의 문제가 생기는 경우가 생각보다 많다”고 말했다.

안전성과 효과의 문제가 아니더라도 3상 임상시험을 성공적으로 끝낸 후 생산 준비 과정에서 경쟁사가 더 좋은 약의 개발에 성공하면 제약사는 미련 없이 생산을 포기하는 경우도 자주있다.

올무티닙의 경우 베링거인겔하임과 한미약품은 지난 6월에 열린 미국임상종양학회(ASCO) 학술대회에서 올무티닙의 글로벌 임상2상연구가 만족스러운 결과를 보이고 있다는 중간 발표를 하기도 했고, 베링거인겔하임은 다양한 형태의 올무티닙 임상시험을 진행 중이었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너무 갑작스러운 결정이라 다른 파트너사를 찾아야 할지, 이대로 개발을 포기할지 등 내부적으로 어떤 결정도 내지 못한 상태”라고 말했다.

베링거인겔하임의 올무티닙 개발포기 소식이 전해지면서 기술이전한 나머지 신약 후보물질들도 올무티닙과 비슷한 운명이 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실제 지금까지 체결한 8조8000억원 규모의 기술수출 계약은 모든 약이 아무 문제 없이 상용화에 성공했을 때 한미약품이 받을 수 있는 최대 금액이다. 이들 계약을 통해 현재까지 실제 한미약품이 벌어들인 매출은 전체 계약의 약 10% 정도를 차지하는 계약금 9140억원에 불과하다.

한편 베링거인겔하임은 지난해 7월 한미약품이 개발 중인 올무티닙을 7억3000만 달러에 도입하기로 계약을 체결했지만 지난 30일 올무티닙의 권한을 한미약품에 반환한다고 통지했다.

한미 기술수출 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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