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링거인겔하임은 “올무티닙의 모든 임상데이터에 대한 재평가, 폐암 혁신치료제의 최근 동향, 폐암치료제에 대한 베링거인겔하임의 비전 등을 고려한 결정”이라는 입장을 밝혔지만 임상시험을 갑자기 결정하게 된 원인은 올무티닙을 쓴 환자에서 중증피부이상반응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올무티닙 임상시험 과정에서 독성표피괴사용해(TEN)가 2건, 스티븐스존슨증후군이 1건 발생했다고 밝혔다. 일반적으로 피부박탈이 체표면적의 10% 미만이면 스티븐스존슨증후군으로, 30% 이상이면 독성표피괴사용해로 분류하며 약물 투여 후 4~30일 이내에 증상이 생긴다.
올무티닙은 동물실험에서 독성 안전성을 획득하고 소수의 환자들을 대상으로 한 초기 단계의 임상시험(임상 1상)은 마친 상태였지만 환자 수를 늘린 임상 2상 시험에서 올무티닙을 쓴 환자 731명 중 3명(0.4%)에서 중증피부이상반응이 발생한 것이다. 한 외국계 제약사 의학담당 임원은 “초기 물질탐색 단계에서 후보로 거론되는 물질 2만여 개 중 약으로 개발되는 것은 하나밖에 되지 않는다”며 “임상 1상보다 2상이, 2상보다 3상이 성공가능성이 크긴 하지만 그렇다고 실패가능성이 줄어드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최종 단계인 임상3상시험에서 개발이 중단되는 경우도 대략 40~50% 정도 된다”며 “임상 1, 2상 단계에서 효과와 안전성이 밝혀졌다고 해도 대규모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 3상시험에서 뜻하지 않은 안전성이나 효과의 문제가 생기는 경우가 생각보다 많다”고 말했다.
올무티닙의 경우 베링거인겔하임과 한미약품은 지난 6월에 열린 미국임상종양학회(ASCO) 학술대회에서 올무티닙의 글로벌 임상2상연구가 만족스러운 결과를 보이고 있다는 중간 발표를 하기도 했고, 베링거인겔하임은 다양한 형태의 올무티닙 임상시험을 진행 중이었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너무 갑작스러운 결정이라 다른 파트너사를 찾아야 할지, 이대로 개발을 포기할지 등 내부적으로 어떤 결정도 내지 못한 상태”라고 말했다.
한편 베링거인겔하임은 지난해 7월 한미약품이 개발 중인 올무티닙을 7억3000만 달러에 도입하기로 계약을 체결했지만 지난 30일 올무티닙의 권한을 한미약품에 반환한다고 통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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