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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정남 김정현 기자] 정부와 한국은행이 내년 3월 말부터 외환시장 개입 정도를 알려주는 순거래 내역(총매수-총매도)을 공개한다. 사상 첫 조치다.
올해 하반기와 내년 상반기 개입 내역은 시장의 적응 기간을 감안해 반기별(6개월)로 공개하되, 그 이후부터는 분기별(3개월) 내역을 공개한다. 그 공개 시차도 3개월 이내로 줄인다.
기획재정부와 한은은 이날 오전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외환정책 투명성 제고 방안을 발표했다.
외환당국은 미국을 중심으로 한 국제사회의 시장 개입 내역 공개 촉구에 관련 방안을 검토해 왔다. 이번 방안은 외환정책의 투명성을 국제적 수준에 부합하게 제고하되, 유례가 없는 사안인 만큼 시장 영향을 감안해 단계적으로 추진하겠다는 게 골자다.
공개 대상은 외환당국의 외환 순거래 내역이다. 당국이 해당 기간 중 달러화를 매수한 총 규모에서 달러화를 매도한 총 규모를 뺀 내역이다. 이는 매수와 매도를 구분해 총액을 공개하는 것보다 당국이 소위 ‘패’를 덜 보이는 방안으로 풀이된다. 투기 거래 가능성 등 시장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한 정부의 고민이 읽히는 대목이다. 공개 주기는 첫 1년간 반기별 공개로 시장 적응기를 거친 뒤, 1년 후부터 분기별로 시행하기로 했다. 다시 말해 올해 하반기 거래와 내년 상반기 거래는 각각 내년 3월 말과 내년 9월 말에 내놓고, 그 이후인 내년 3분기 거래는 내년 12월 말에 공개하는 식이다. 이때부터 공개 시차도 3개월 이내로 맞춰진다.
현재 3개월 단위로 공개하는 나라는 미국이 유일하다. 영국 일본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 인도 브라질 과테말라 등은 월별로 내놓는다.
기재부와 한은은 공개 내역을 한은 홈페이지(bok.or.kr)에 올리기로 했다. 일본 인도 홍콩 호주 뉴질랜드 등도 재무부 또는 중앙은행 홈페이지에 관련 통계를 게재한다. 김 부총리는 “이번 방안으로 우리 외환시장 정책의 투명성이 제고되고 국제 신인도도 올라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정부는 그동안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5개국 중 우리나라만 개입 내역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고 설명해 왔다. 주요 20개국(G20) 중에서도 우리나라 외에 중국 사우디아라비아 남아프리카공화국 러시아 인도네시아 등을 제외한 13개국은 개입 내역을 내놓고 있다. 이번 방안도 국제적 수준에 부합하기 위한 조치라는 게 정부의 설명이다.
현재 서울외환시장 흐름은 비교적 안정적인 편이다. 오전 9시43분 현재 원·달러 환율은 전거래일 대비 1.6원 상승한(원화 가치 하락) 1079.2원에 거래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