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K-만두' 진원지 비비고 만두 공장 가보니

연매출 1600억원 ‘국민 만두’ 넘어 ‘K-만두’
세절기 사용한 사각형 고기, 다진육과 차별화
7분만에 냉동 급속냉동기로 원물 형태 그대로
  • 등록 2017-01-22 오후 5:31:10

    수정 2017-02-02 오전 8:13:22

[이데일리 김태현 기자] “인천 공장에서 생산되는 ‘비비고 만두’만 해도 하루 100톤, 250만개씩 생산하고 있는데 이마저도 수요를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지난 20일 찾은 CJ제일제당의 인천 신흥동 냉동식품공장은 24시간 바쁘게 돌아가고 있었다. 지난해 연매출 1600억원을 돌파한 비비고 만두의 인기를 실감하게 했다.

비비고 만두가 탄생하는 공장 안으로 들어가는 것부터 쉽지 않았다. 만두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보기 위해 헤어캡으로 머리를 감싸고 위생모까지 썼다. 위생 신발과 위생복을 입고 손을 세척한 뒤 소독까지 했다. 몸에 묻은 먼지를 제거하기 위해 반도체 공장에서나 볼법한 에어샤워까지 했다. 휴대폰이나 수첩 등은 이물질 우려 때문에 가지고 들어가지도 못했다.

△CJ제일제당 인천냉동식품공장의 ‘비비고 왕교자’ 제조공정 모습.(사진=CJ제일제당)
어렵게 들어간 공장에서 만두소와 향긋한 부추향이 가득했다. 맨 처음 마주한 건 야채와 고기를 보관하는 식재료 창고였다. 창고는 5℃로 유지돼 한 눈에 봐도 신선해 보였다. 의외였던 건 생각보다 창고에 많은 재료가 없었다는 점이다. 인천냉동식품공장 관계자는 “매일 신선한 재료를 들여와 당일 소비하는 걸 원칙으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식품 창고를 나서자 야채와 고기를 손질하는 공정을 볼 수 있었다. 세절기를 사용해 부추와 양파 등 각종 야채를 자동으로 손질할 수 있게 만들었다. 고기의 경우 일반 만두에 들어가는 다진육과 달리 사각형 모양이었다. 풍부한 고기의 육즙을 위해 잘 씹히도록 한 것.

공장에 마련된 다진육과 사각형 모양의 고기 샘플 재료를 보더라도 한눈에 차이를 알 수 있었다. 인천냉동식품공장 관계자는 “그동안 냉동 만두라 하면 씹히는 맛이 덜하다는 평가가 많았는데 이런 불만을 해소하기 위해서 직접 세절기를 개발해 사각형 고기를 만들었다”고 말했다.

손질이 끝나자 만두를 빚는 과정을 볼 수 있었다. 만두 성형기는 0.7㎜의 얇은 만두피로 혼합된 만두소를 정확하게 찍어낸다. 만두를 빠르게 찍어낼 뿐만 아니라 한국 전통 만두 모양인 해삼 모양으로 모양도 만들어냈다. 직접 손으로 빚는 만두 못지않은 솜씨였다.

잘 빚어진 만두는 증숙기로 들어갔다. 증숙기에 만두가 쪄지는 동안 동네 만두집에서 먹던 만두 향기로 코로 들어왔다. 증숙기에서 바로 찐 만두를 맛보니 CJ제일제당이 자랑하는 비비고 만두의 풍성한 육즙을 직접 느낄 수 있었다.

증숙기를 거친 만두는 거대한 급속동결기로 들어갔다. 한눈에 보기에도 하나의 건물로 보일 만큼 큰 급속동결기였다. 급속동결기에도 CJ제일제당의 기술이 깃들었다.

영하 40도의 급속동결기는 단 7분 만에 냉동시킬 수 있다. 다른 경쟁업체와 비교해 가장 빠른 냉동 속도다. 냉동식품의 경우 빠른 시간에 냉동해야 제품 사이에 끼는 얼음이 적어 최대한 원물에 가까운 맛을 볼 수 있다.

냉동을 마친 비비고는 포장 과정을 거쳤다. 색상검사를 통한 이물 제거 기술을 도입해 꼼꼼하게 이물질도 분리해냈다. 묶음 포장을 자동화해 만두가 봉지에 들어가고 묶이는 과정까지 사람의 손이 닿는 일은 없다.

인천식품공장을 둘러본 후 열린 ‘비비고 만두 세계 1등 도전 선포식’에서 비비고 만두의 미래에 대해 들어볼 수 있었다. 이날 선포식에 CJ제일제당은 2020년 비비고 만두 연매출 1조원을 달성해 전 세계 만두 시장 점유율 15%를 달성하겠다고 밝혔다.

강신호 CJ제일제당 부사장은 “비비고 만두를 글로벌 브랜드로 육성하기 위해 한국과 미국, 중국에 2000억원에 달하는 금액을 투자하며 브랜드와 연구·개발(R&D), 제조역량을 차별화하는데 성공했다”며 “지난해 비비고 만두로 국내 1위에 이어 미국 시장 1위를 차지하는 등 국내 및 해외 만두 시장에서 3300억원의 매출 성과를 거뒀다”고 밝혔다.

비비고 만두 글로벌 사업을 위해 해외 냉동식품 설비 증설에 집중하고 있다. 미국 뉴저지 공장에 600억원을 들여 증설했다. 300억원을 들여 중국 베이징 인근 신규 공장을 확보했다. 여기에 러시아에 추가로 현지 업체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

강신호 부사장은 “식문화 글로벌화는 지역과 민족 특색 때문에 어렵다. 김치나 고추장 세계화가 어려운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그러나 만두는 전 세계 어디에서나 만날 수 있는 음식”이라며 비비고 만두의 성공 비결을 설명했다.

실제 비비고 만두는 해외시장 성과를 거두고 있다. 지난해 국내 매출 1위에 이어 미국에서 매출 1위를 차지했다. 25년 동안 미국 1위 만두 브랜드로 군림했던 ‘링링’을 제치고 CJ제일제당의 비비고 만두가 차지했다.

강기문 CJ제일제당 연구·개발(R&D) 연구소센터장은 “현지식으로 리뉴얼한 게 성공의 비결이 아닌가 싶다”며 “미국에서는 돼지고기 대신 닭고기를 쓰고 현지인들에게 익숙한 향신채인 고수를 더했다”고 말했다.

(자료=CJ제일제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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