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정 바지 정장 차림의 박 대통령은 이날 오후 12시50분쯤 장례식장에 도착, 본행사와 리셉션을 포함해 4시간 15분 동안 행사장에 머물렀다.
박 대통령은 먼저 조문록에 “리 전 총리는 우리 시대의 위대한 지도자였다”며 “그의 이름은 세계 역사에 새겨져 영원히 기억될 것”이라고 썼다. 또 “한국 국민도 싱가포르 국민과 함께 애도의 뜻을 표한다”고 영문으로 서명했다.
앞서 박 대통령은 조문록 서명 직전 훈센 캄보디아 총리, 조코위 인도네시아 대통령, 떼인 세인 미얀마 대통령 등과 잠시 인사를 나눴다. 조문록 서명 이후 장례식장에 입장한 뒤에는 존스톤 캐나다 총독, 메이트파레 뉴질랜드 총독과 인사 후 착석했다. 박 대통령의 왼편에는 리블린 이스라엘 대통령이, 오른편에는 떼인 세인 미얀마 대통령이 자리를 잡았다.
앞서 3국 외교장관들은 지난 21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열린 회의 직후 기자회견을 통해 “3국 정상회담이 3국에 모두 가장 빠른 편리한 시기에 개최될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가자는 데 합의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박 대통령은 리위안차오 중국 부주석과도 짧게 환담했다. 리위안차오 부주석은 “한·중 FTA(자유무역협정) 가서명을 축하하며 앞으로 AIIB(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와 관련해 긴밀한 협력을 해나가자”고 했다. 이에 박 대통령은 AIIB 참여 배경을 설명한 뒤 “앞으로 AIIB의 성공을 위해 잘 협의해 나가자”고 했다.
이날 장례식은 폭우가 내리는 가운데 진행됐다. 리 전 총리의 운구는 대포를 싣는 군용 포차에 옮겨져 오후 12시40분쯤 싱가포르 국회의사당을 떠났다. 운구는 시청, 파당광장, 싱가포르 콘퍼런스 홀 등 시내 중심가를 돌아 장례식장까지 15.4㎞를 이동했다. 시민들은 투명 유리관 속에 싱가포르 국기에 덮인 리 전 총리 시신을 향해 “리콴유”를 외치며 ‘국부’가 가는 마지막 길을 지켜봤다. 일부 시민은 꽃을 던지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