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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경민 기자] 대선 후보 시절부터 언론과 껄끄러운 관계를 보여왔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 첫날부터 언론을 ‘거짓 보도’하는 곳이라며 맹렬히 비난했다. 자신의 취임식 참여 인파를 축소해 보도했다는 주장이다.
21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숀 스파이서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첫 브리핑에서 “이번 취임식 인파 규모에 대해 기자들은 의도적으로 숫자를 축소해 거짓 보도를 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측은 취임식 날 내셔널 몰에 있는 워싱턴 기념비까지 사람들이 몰려 들었으며 취임식에 참여한 인파만 150만명에 달해 역대 최대를 기록했을 것으로 추산했다.
이런 집계는 취임식 당시 지하철 이용객 숫자에서도 뒷받침된다. 워싱턴 지역 교통당국인 WMATA는 취임식이 열린 20일 오전 11시 기준 지하철 이용객 숫자를 19만3000명이라고 밝혔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첫 취임식에는 51만3000명이, 두 번째 취임식에는 31만7000명을 기록했다. 트럼프 취임식에는 상대적으로 적은 사람이 몰렸던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스파이서 백악관 대변인은 이런 집계가 다 거짓이라면서 취임식장 4번가에 25만명이, 4번가와 미디어 텐트 사이에 22만명, 워싱턴 모뉴먼트와 4번가에 25만명이 모였다고 주장했다. 이날 브리핑이 끝난 후에는 기자들로부터 질문도 받지 않았다.
언론인 기부금 역시 트럼프는 거의 받지 못했다. 비영리 저널리즘 단체인 ‘공공청렴센터’가 공개한 자료를 보면, 재작년 1월부터 작년 8월까지 미 언론인들은 클린턴에게 38만2000달러, 트럼프에게 1만4000달러를 기부했다. 전체 기부금 중 무려 96%가 클린턴에 몰린 것이다. 대선기간 내내 언론사들은 클린턴의 당선 확률을 높게 점쳤었고, 트럼프는 언론이 자신에 대해 편향 보도를 하고 있다며 볼멘소리를 냈다. 이 때문에 대통령 선거에서 패배하게 되면 자체적인 TV 방송을 만들기 위해 ‘트럼프 TV 네트워크’ 등을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