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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조업 일자리 90개월만에 최대폭 감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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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청이 15일 발표한 ‘1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국내 취업자 수는 총 2568만 9000명으로 작년 같은 달보다 24만 3000명 느는 데 그쳤다. 취업자 증가 규모가 작년 11월 33만 9000명(이하 전년 동월 대비)에서 12월 28만 9000명으로 내려앉은 후 2개월 연속 20만 명대에 머문 것이다.
지난달 취업자 증가 폭은 작년 2월(22만 3000명) 이후 11개월 만에 최소였다. 신규 일자리가 그만큼 덜 늘었다는 뜻이다.
빈현준 통계청 고용통계과장은 “조선업 등 산업 구조조정으로 인해 작년 하반기부터 제조업 취업자가 계속 줄고 있고, 경기 부진 등으로 숙박·음식점업 등의 일자리 증가 폭도 축소된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최근 수출 회복에도 불구하고 구조조정 직격타를 맞은 여파다. 작년 1월 제조업 취업자가 14만 5000명 비교적 큰 폭으로 늘어났던 데 따른 기저효과도 일부 영향을 미쳤다. 제조업 취업자는 작년 7월 -6만 5000명에서 9월 -7만 6000명, 11월 -10만 2000명, 12월 -11만 5000명으로 감소 폭이 확대되며 7개월 연속 뒷걸음질하고 있다.
운수업과 농림어업 취업자도 각각 3만 7000명, 9000명 감소했다. 그나마 경기 호황과 자영업자 증가 등에 힘입어 건설업(8만 5000명), 숙박·음식점업을 포함한 서비스업(32만 3000명) 등이 증가세를 이어갔다.
국내 자영업자는 지난달 547만 6000명으로 전년보다 16만 9000명 늘며 2012년 7월(19만 6000명) 이후 4년 6개월 만에 최대 증가 폭을 기록했다. 양질의 제조업 일자리가 사라진 자리를 영세 자영업이 대체하고 있다는 이야기다.
지난달 국내 고용률(15세 이상 인구 중 취업자 비율)은 58.9%로 1년 전 같은 달보다 0.1%포인트 상승했다. 취업자 증가 규모가 줄긴 했으나, 증가세가 이어진 영향이다.
청년 실업률 0.9%포인트 내려… ‘착시효과’
1월 국내 실업자는 100만 9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2만 2000명 증가했다. 이에 따라 실업률(경제활동인구 중 실업자 비율)도 전년 대비 0.1%포인트 높아진 3.8%를 기록했다.
특히 조선소가 들어서 있는 전북의 실업률이 지난달 2.6%로 1년 전보다 0.6%포인트 치솟았다. 전남(3.7%)과 울산(3.8%)도 각각 0.3%포인트, 0.2%포인트 상승했다. 대우조선해양·삼성중공업·현대중공업 등 ‘조선 빅3’는 지난해 직영 인력을 7000명 감축한 데 이어, 올해도 1만 4000명을 추가로 줄일 예정이다. 당분간 이 지역들의 실업률 고공 행진이 이어질 수 있는 것이다.
청년(15~29세) 실업률은 지난달 8.6%로 1년 전 같은 달보다 0.9% 하락했다. 과거보다 크게 완화한 것이다.
그러나 좋은 징조가 아니다. 빈 과장은 “청년 실업률이 낮아진 것은 민간 기업의 신규 채용 등이 줄면서 청년의 구직 활동 자체가 많이 감소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실업자는 통상 지난 4주간 구직 활동을 했으나 일자리를 얻지 못한 사람을 가리킨다. 취업 준비생이 늘어나는 등 구직 활동을 하지 않는 청년이 많아지면서 실업률이 내려가는 ‘착시 효과’가 나타났다는 뜻이다.
김이한 기획재정부 정책기획과장은 “대내·외 불확실성 확대 등에 따른 소비 심리 위축, 내수 둔화, 구조조정 영향 등으로 인해 1분기(1~3월) 고용시장의 하방 위험이 크다”며 “재정 조기 집행, 소비·투자 활성화 등을 통해 고용 위축에 적극 대응하고 청년 일자리 대책 보완 방안을 다음달 중 발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