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합격 번복' 양정고...면접 방식도 당일 일방 변경 논란

12월 27일 면접 당일, '일괄 퇴실' 원칙 '개별 퇴실'로 변경
앞서 입시설명회서 '일괄 퇴실'·'마스크 착용' 원칙 안내
'공통 문항' 없이 '개별 문항' 질문으로 바꾸고 '개별 퇴실'
질문 겹쳐 '공정성' 논란…교육청 "...
  • 등록 2023-01-06 오후 1:30:48

    수정 2023-01-06 오후 5:48:06

[이데일리 이연호·김화빈 기자] 전산 착오로 신입생 60여명의 합격 결과를 번복하며 논란을 야기한 서울 양천구 소재 자율형사립고(자사고) 양정고가 사전 고지 없이 면접 당일 면접 방식을 변경한 것으로 드러났다. 양정고는 학부모 대상 입시설명회 당시 알린 ‘일괄 퇴실’ 원칙을 면접 당일 ‘개별 퇴실’로 바꿨음에도 복수의 면접자들에게 상당 부분 같은 질문을 해 ‘공정성 논란’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양정고 전경. 사진=양정고 홈페이지 화면 캡처.
양정고, 전산상 오류로 하루 만에 64명 合不 여부 변경 논란 자초

6일 서울시교육청(이하 시교육청)에 따르면, 시교육청은 전날 합격자 번복과 관련해 양정고를 현장 조사했다. 사건 경위 조사 차원이었다. 추가적으로 시교육청은 면접 당일 질문 문항을 학교 측에서 제출 받아 질문의 동일성 여부를 검토할 계획이다.

앞서 양정고는 지난 3일 ‘2023학년도 신입생 최종합격자 정정 발표’ 공지를 통해 “(2일 발표한) 신입생 입학 합격 결과를 다시 발표한다”며 “수험생 합격과 불합격이 뒤바뀌게 된 점 수험생과 학부모님께 사죄의 말씀을 올린다”고 밝혔다.

양정고는 면접 전형을 실시한 후 최종 결과를 통보하는 과정에서 전산상의 오류가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기업의 블라인드 면접처럼 공정성을 기하기 위해, 수험생 접수 번호를 임의 변환한 수험 번호로 면접을 진행한 후 다시 원래의 접수 번호로 합격자를 발표하는 절차였는데, 여기서 문제가 발생한 것이다. 이로 인해 64명의 합격과 불합격 여부가 바뀌었다. 양정고 측은 전수 조사 결과 수험 번호를 접수 번호로 변환할 당시 단순한 오류가 발생했을 뿐 수험생들의 면접 점수 결과가 뒤바뀌지는 않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양정고 신입생 선발은 100% 면접을 통해서만 이뤄진다.

하지만 문제는 비단 이것뿐만이 아니었다. 양정고는 지난달 27일 실시한 면접 전형일 당시 사전 고지 없이 면접 방식을 일방 변경했다. 애초 지난해 10월 25일과 11월 12일 두 차례의 입시설명회 당시 학교 측은 보안상의 이유로 학생들의 ‘일괄 퇴실’ 원칙하에 면접을 진행하겠다고 학부모 등에게 알렸다. 질문이 공통 질문과 개별 질문으로 구성되는데 개별 퇴실을 허락할 경우 공통 질문이 유출될 가능성이 생기고, 나중에 면접을 보는 학생들은 아무래도 더 유리한 조건에서 면접에 임할 개연성이 생기기 때문에 이런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한 조치였다.

양정고는 면접 당일 학생들을 오전반과 오후반으로 나눠 오전반은 오전 8시까지 오후반은 오후 12시 30분까지 집합하라고 했다. 그러고선 면접이 끝난 학생들은 개별적으로 먼저 귀가하게 했다. 양정고는 당초 입시설명회에서 본인 면접 종료 여부와 관계없이 오전 반은 12시 반에, 오후 반은 면접 최종 종료 시에 일괄 퇴실 시키겠다고 고지했으나 당일 이 원칙을 변경한 것이다. 양정고는 공통 사항 없이 개별 사항만 질문하는 방식으로 바꿨기에 문제가 없다고 판단했다.

‘교칙 준수에 대한 생각을 말하라’ 질문 최소 6회 중복…“공정성 심각히 훼손”

하루 만에 ‘합격생’에서 ‘불합격생’으로 신분이 바뀐 학생 64명의 학부모들 중 상당수는 지난 5일 양정고를 방문해 학교 및 시교육청 관계자들과 면담을 하는 과정에서 이 부분에 대해 항의했다. 64명의 학생 중 한 명의 학부모는 “입시설명회 당시 학교 측이 제시한 ‘일괄 퇴실’과 ‘마스크 착용’ 원칙이 면접 당일 지켜지지 않았기 때문에 이 부분에 대해 의견을 개진했다”며 “뒤에 면접 본 학생들은 아무래도 더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는 개연성이 존재하기 때문에 이번 입시의 공정성은 심각히 훼손됐다”고 주장했다.

실제 뒤늦게 불합격 통보를 받은 학부모들이 본지에 제공한 지난 27일 면접 당시 학생들이 받은 질문 문항을 보면 상당 부분 일치했다. 학교 측은 표현만 조금 다를 뿐 ‘학교 규칙을 지켜야 하는 데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말하시오’라는 질문을 최소 6명의 학생들에게 했다. 또 ‘상대방과 의견이 다를 때 조율을 어떻게 해야 하나’라는 취지의 질문 최소 3회, ‘자기 주도 학습 방식’ 질문 최소 2회, ‘사회과학적 이슈로 발표한 내용’에 대한 질문 최소 2회가 각기 다른 학생들에게 돌아갔다. 사실상 공통 질문이었던 셈이다.

시교육청은 양정고 측에서 면접 문항을 제출 받아 적절성 여부를 검토할 계획이다. 전날 양정고 현장 조사에 나선 시교육청 교육혁신과 관계자는 “양정고가 입학설명회 때는 코로나19 이전 면접 방식을 설명한 것으로 안다”며 “면접 당일 개별 문항을 제시했기 때문에 개별 귀가를 안내한 것으로 파악했다”고 말했다. 이어 “면접관 3명 중 시교육청 파견 면접위원이 한 명 참석하는데 생활기록부와 자기소개서를 바탕으로 질문한 것은 맞다”면서도 “어제(5일) 현장 조사 땐 질문 중복 문제에 대해선 검토하지 못했는데, 학교 측에서 질문 문항을 제출 받아 (질문 중복 여부를) 다시 한 번 자세히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실내 마스크 미착용 부분에 대해선 “학교 측이 면접 시작 30분 전에 방송으로 면접 방식에 대해 오리엔테이션을 할 때 ‘마스크 착용 시 발음이 명확하지 못하다고 학생 본인이 판단할 경우 벗을 수도 있다’고 안내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양정고 측은 이번 입시 논란과 관련한 언론 대응에 일절 응하지 않겠다며 취재 협조 거부 방침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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