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에 '강남 40명' VS '도봉 20명'…전학생 넘쳐나는 교육특구

2016년 서울지역 일반고 학급당 학생수 전수조사
학급당 정원 기준 무색, 강남·양천구에 전학생 몰려
학생 적으면 교사 배정 줄어 과목 개설에 어려움
학령인구 이동 실감···“학교 통합이 해법” 주장도
  • 등록 2017-03-26 오후 7:34:02

    수정 2017-03-26 오후 7:37:33

2017년 첫 전국연합학력평가가 실시된 지난 9일 경기 수원여고 3학년 교실에서 학생들이 시험을 치르고 있다. 사진은 기사내용과 직접 관련이 없음.(사진=뉴시스)
[이데일리 신하영 기자] 전국적으로 학생 수가 줄고 있지만 서울 강남·목동 등 이른바 ‘교육특구’에는 오히려 학생들이 몰리고 있다. 학급 당 학생 수가 교육당국이 제시한 ‘정원(편성기준·32명)’을 초과하는 곳이 부지기수다. 학생들이 몰린 일부 학교는 학급당 편성인원이 40여명에 달한다. 반면 도봉·성북구 등 학령인구 유출이 심한 곳은 20명 안팎으로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학생 수가 적으면 다양한 교과목 개설에 애를 먹는 등 교육여건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

학생 수 상위 5개교 강남·양천 소재

이데일리가 26일 학교정보공시 사이트인 ‘학교알리미’를 통해 2016년 서울지역 일반고 201곳의 학급당 학생 수를 조사한 결과 과밀학급 상위 10개교 중 8곳이 강남·양천구 소재 일반고로 나타났다.

강남의 사립고인 중산고의 경우 학급당 학생수가 1·2·3학년 평균 40.1명이다. 한국교육개발원이 지난해 발표한 ‘2016 교육통계’에 따르면 전국 일반고의 학급당 학생 수 평균은 29.3명이다. 중산고의 경우 학급 당 학생 수가 전국 평균보다 10.8명이나 많았다.

이어 △진선여고(강남) 39.8명 △숙명여고(강남) 39.7명 △신목고(강남) 39.7명 △경기여고(강남) 39.4명 등이 그 뒤를 이었다. 상위 5개교는 모두 강남구·양천구 소재 학교다.

서울시교육청은 매년 고교 학생배치지표를 통해 학급당 학생 편성기준을 제시한다. 이에 따르면 2016학년도의 일반고 학급당 학생정원은 32명이지만 학생이 많이 몰리는 지역은 학급당 35명 이상도 편성하고 있다. 상위 5개교에서 학급당 편성기준(32명)을 7명 이상 초과한 이유다.

교육청 관계자는 “학교별로 학생 수요가 다르기 때문에 학생배치지표를 똑같이 적용할 수 없다”며 “지역에 따라 편성기준보다 많게는 5명 이상도 많이 배정하고 있으며 학교마다 전학생·편입생을 추가로 배정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 일반고의 학생 배치는 ‘선 지원 후 추첨’ 방식으로 이뤄진다. 학생 본인의 희망에 따라 2단계에 걸쳐 학교를 우선 배치한 뒤 3단계에서 통학거리 등을 고려, 추첨으로 최종 배치한다. 학생 수요가 많은 학군이나 학교에는 학생들이 넘칠 수밖에 없다.

더욱이 학교별로 전학·편입생을 추가(정원 외) 배정받을 수 있다. 교육청의 고교 전·편입학 시행계획에서는 전학·편입생을 정원의 3%까지 배정받을 수 있게 했다. 여기에 국가유공자·군인 자녀는 각각 정원의 3%, 2% 내에서 별도 배정이 가능하다. 학군이 좋은 곳으로 전학·편입생이 몰리는 이유다.

정원 제시해도 강남 등 전학생 몰려

반면 전체 201개교 중 16개 학교는 학급당 학생 수가 25명에도 못 미쳤다. 하위 5개교에는 도봉·용산·성북·성동구 소재 학교들이 포함됐다. 도봉고(도봉구)는 전체 학년 평균이 16.3명에 불과했다. 교육청의 배치 기준(32명)보다 15명이나 적다. 전국 평균(29.3명)에 비해서도 13명이나 적었다.

이어 △중경고(용산, 19.8명) △신광여고(용산, 20.9명) △홍대부고(성북, 22.4명) △경일고(성동, 22.5명) 등도 학급당 학생 수가 23명을 넘지 못했다.

학급당 학생 수가 적은 학교는 교사와 학생 간 친밀도가 높아지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교사 수가 적기 때문에 다양한 교과목 개설이 어렵고, 교사들의 행정업무 부담이 가중되는 단점이 있다. 학교별 교사 배정은 학생·학급 수에 따라 결정된다. 도봉고의 학급 수는 23개로 중산고(36개)에 비해 13개나 적다. 이 때문에 도봉구의 전체 교원 수(47명)도 중산고(74명)나 진선여고(86명)에 비해 최대 절반가량 적다.

황재인 도봉고 교장은 “교원 수가 적다고 행정업무가 줄어드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교사들의 업무 부담이 가중된다”며 “학생들이 새로운 교과목 개설을 원할 경우 시간강사를 써야 한다”고 토로했다.

교육부 “학교 간 통폐합으로 해법 찾아야”

내년부터 적용되는 ‘2015 개정 교육과정’에서는 고교 교육과정도 대학처럼 학점제로 운영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이는 다양한 선택과목을 개설, 학생이 자율적으로 교과목을 수강하고 학점이 쌓이면 졸업장을 받는 방안이다. 고교 학점제가 도입될 경우 학급당 학생 수가 적은 학교는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

교육부는 학교 간 통폐합을 통해 지역 간 불균형을 해소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서울의 구도심의 경우 인구가 강남 쪽으로 빠져나가는 부분도 있지만 학령인구에 비해 학교 수가 많은 것도 문제”이라며 “통폐합을 통해 학교 수를 줄이고 학교별 적정 학생 수를 유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일선학교에선 학급당 학생 수를 줄이고 행정업무도 최대한 간소화해 교사의 업무 부담을 줄이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황재인 교장은 “학생 수가 감소한다고 학교를 줄여야 한다는 주장은 경제 논리만 내세운 것”이라며 “오히려 학급 당 학생 수를 전반적으로 줄여 학생과 교사 간 친밀도를 높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돌발 상황
  • 2억 괴물
  • 아빠 최고!
  • 이엘 '파격 시스루 패션'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