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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니혼게이자이(닛케이)는 2018년부터 2020년까지 세계 기업 5만7000여곳이 부담한 법인세를 법인세 차감 전 이익으로 나눈 세부담률을 발표했다.
구글과 아마존, 페이스북과 애플 등 일명 ‘GAFA’의 세금 부담률은 평균 약 15%로, 삼성전자(약 30%)의 절반에 그쳤다. 세계 평균(25.1%)보다도 10%포인트 낮았다.
지역별로도 미국 기업의 세부담률이 20%로 가장 가벼웠다. 일본 기업이 28%, 유럽이 약 29%로 평균을 웃돌았다.
IT 기업이 세계 각국에서 발생하는 이익을 라이센스비용 형태로 받는 방식을 통해 절세를 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실제 구글과 페이스북, 애플은 유럽 본부를 법인세율이 12.5%로 낮은 아일랜드에 두고 있다.
현재 법인세제가 사업 모델의 변화 속도를 따라가지 못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민디 하츠펠드 플로리다대 교수는 “세계의 세제는 무형 자산이 낳는 이익보다 공장 등 유형 자산에서 발생한 이익을 많이 포착하기 쉽다”며 “비즈니스 모델의 변화에 아직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그간 세계 각국에선 기업 유치를 늘리고자 법인세를 인하하는 분위기였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법인세 수입이 차지하는 비중을 보면 미국은 1990년 이후 2% 안팎을 유지해 왔지만 2019년 1% 이하로 떨어졌다. 영국과 이탈리아도 각각 3%, 2% 미만을 기록했고 일본도 6% 넘었던 법인세수 비중이 2019년 4%대로 낮아졌다.
특히 지난 4월 미국의 고용이 기대에 크게 못 미치면서 조 바이든 행정부가 ‘미국 일자리 계획’, ‘미국 가족 계획’으로 불리는 총 4조달러(약 4400조원) 규모의 초대형 인프라 지출법안 2개를 제안하며 의회의 조속한 처리를 촉구하고 있다.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바이든 대통령은 법인세를 현행 21%에서 28%로 인상하는 안을 제시했다. 영국 역시 지난 3월 코로나19 부양책을 실시하며 현행 19%인 법인세율을 2023년 25%로 올리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