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대환대출 플랫폼 독자적 참여 포기하나

금융위 부정적 기류 반영한 듯
당국, 혼란 커지자 은행권 이어2금융권·빅테크와 간담회도
  • 등록 2021-07-11 오후 6:53:39

    수정 2021-07-11 오후 6:53:39

[이데일리 김인경 기자] 10월 출범을 준비하고 있는 대출 갈아타기(대환대출) 플랫폼을 두고 잡음이 커지고 있다. 은행권이 추진하던 ‘대출 갈아타기’(대환대출) 공공 플랫폼 구축 사업이 사실상 중단되면서 은행들은 이제 토스·카카오페이 등 민간 빅테크의 플랫폼에 참여할지 말지를 결정해야 하는 상황에 처했다.

11일 금융권 복수의 관계자들은 은행연합회 중심의 공공 대환대출 플랫폼 사업을 더 이상 추진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밝혔다.

지난달 이후 최근까지 은행연합회 회원 은행들은 자체적으로 ‘금융기관 금리비교·대환대출 플랫폼’ 구축 방안을 논의해왔다.

토스, 카카오페이, 뱅크샐러드 등 빅테크·핀테크(금융기술) 업체가 주도하는 대환대출 플랫폼에 참여하지 않고 은행권이 따로 ‘공공 서비스’ 성격의 플랫폼을 만들자는 취지다.

하지만 지난 6일 시중은행 담당자들은 금융위원회가 주재한 대환대출 플랫폼 관련 비공식 간담회에 참석했고 이후 기류가 완전히 바뀐 것으로 알려졌다.

은행권 별도의 플랫폼 구축을 달갑지 않게 생각하는 금융당국의 눈치를 보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많지만, 일단 금융당국 관계자는 “우리는 오히려 은행들에 ‘잘할 수 있으면 (독자적 플랫폼 구축) 해보시라’고 말했는데, 은행들이 스스로 안 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주장했다.

다만 그는 “개인적으로는 반대인데, 공공 분야가 그런 것(대환대출 플랫폼)을 해서 성공한 적이 없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연초 금융위는 올해 업무계획에서 ‘비대면·원스톱 대환대출 플랫폼’ 서비스를 이르면 10월부터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모바일 앱을 비롯한 플랫폼에서 금융 소비자가 은행 등 여러 금융기관의 대출 금리를 한눈에 비교하고 번거로운 서류 절차 없이 금리가 낮은 곳으로 손쉽게 갈아탈 수 있도록 인프라를 구축하겠다는 얘기다.

현재까지 대환대출 플랫폼 구축 의사를 밝힌 빅테크·핀테크 기업은 비바리퍼블리카(토스)·카카오페이·뱅크샐러드·NHN페이코 등 10여 곳이다.

은행도 ‘자유로운 대출 갈아타기를 통한 소비자 편익 증진’이라는 사업 목표에는 반대할 명분이 없다. 하지만 빅테크의 대환대출 플랫폼에 참여하는 데는 여러 이유로 난색을 보이고 있다.민간 플랫폼에 지불해야하는 많은 수수료가 큰 부담인데다, 민간 플랫폼 참여를 계기로 금융산업 구조상 시중은행의 ‘빅테크·핀테크 종속’이 더 빨라질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현재 당국도 되도록 많은 은행을 대환대출 플랫폼에 참여시켜 ‘흥행’에 성공하기 위해 민간 플랫폼 선정 과정에서 은행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반영해주겠다며 은행들을 달래고 있다.

하지만 민간 대환대출 플랫폼 참여를 꺼리는 것은 은행권 뿐 아니라 저축은행 등 다른 금융기관들도 마찬가지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지금도 금융시장을 민간 빅테크 플랫폼이 쥐고 있는데, 이런 방식으로 대환대출 플랫폼도 진행되면 그쪽으로 더 몰아주는 것 밖에 안된다”고 말했다.

상대적으로 금리가 높은 상호금융 등은 더 참여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 상호금융 관계자는 “상호금융의 금리 조건이 한눈에 비교하기에는 불리할 수 밖에 없기 때문에, 플랫폼에 실리는 게 맞느냐는 고민이 있는 게 사실”이라며 “따라서 올해 참여는 어렵고, 내년에나 상황을 보자고 당국에 말하고 있다”고 전했다.

금융위는 이처럼 민간 대환대출 플랫폼 참여를 놓고 금융권의 갈등과 혼란이 커지자 지난 6일 은행권과 만난 데 이어 12일 제2금융권, 13일 빅테크 업체들과 잇따라 간담회를 열고 의견을 들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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