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스키 원액 배합비율 표기 추진..위스키업계 울상

식내년부터 증류주 원료주 함량비율 표시
위스키업체 "제조기법 노출" 반발
최종제품에 남지 않은 원재료 표기는 제외
  • 등록 2014-10-20 오전 11:28:08

    수정 2014-10-20 오후 12:19:46

[이데일리 천승현 기자] 내년부터 위스키를 구성하는 원액의 배합비율이 제품 포장에 표기될 전망이다. ‘고유 제조기법’이라는 명분으로 성분 공개를 꺼려했던 주류업체들의 강한 반발이 예상된다.

내년부터 블렌디드 위스키의 병 표장에 원액의 배합비율 표기가 의무화된다(사진 왼쪽부터 임페리얼, 골든블루, 주피터마일드블루)
20일 업계에 따르면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내년 1월부터 주류 제품의 원재료와 배합비율 등 주요 성분 정보를 제품 포장에 표기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이달 중 구체적인 표기 범위를 담은 가이드라인을 행정예고할 예정이다.

지난 2010년 6월 국세청에서 식약처로 주류 안전관리 업무가 이관된 데 따른 후속조치로 기존에 주세법에서 관리했던 표시기준을 식품위생법 기준으로 관리된다. 이에 따라 제품 포장에 표기되는 정보가 종전보다 대폭 확대된다.

현행 표기 규정과 달라지는 가장 큰 변화는 주류 제품에 함유된 원액의 배합비율이 공개된다는 점이다. 식품 등의 표시기준에 따르면 ‘원료주를 사용한 제품은 원료주 함량 비율을 표시해야 한다’고 규정됐다.

옥수수ㆍ호밀 등 곡류로만 만든 그레인 위스키에 몰트 원액을 섞어 만든 블렌디드 위스키의 경우 ‘몰트 20%, 그레인 80%’와 같은 배합비율을 표기해야 국내 판매가 가능하다는 의미다.

발아된 보리(몰트) 100%로 구성된 싱글몰트 위스키는 배합비율 공개가 무의미하지만 블렌디드 위스키는 그동안 공개하지 않았던 배합비율을 공개한다는 점에서 사정이 다르다. 실제로 블렌디드 위스키를 보유한 업체들은 제조기법 노출을 이유로 배합비율 공개를 강력하게 반발해왔다.

조니워커, 윈저, 임페리얼 등 국내 위스키 시장을 주도하는 주요 수입 위스키를 비롯해 국내 주류업체들이 내놓은 ‘골든블루’, ‘주피터 마일드 블루’ 등이 블렌디드 위스키에 해당한다.

한 수입위스키 업체 관계자는 “위스키 원액의 배합비율은 마스터블렌더의 고유 제조기법이며 해외에서도 공개하지 않는다”고 반발했다.

위스키를 구성하는 원액의 품질이 제품 전체의 품질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데도, 소비자들이 자칫 배합비율로 제품 특성을 판단할 수 있다는 우려도 깔려 있다.

특히 식약처가 위스키 원액의 숙성 기간인 연산 표기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져 주류업체들의 우려는 더욱 크다. 그동안 일부 위스키 제품의 경우 연산을 표기하지 않아 “값싼 원료를 사용하면서도 비싸게 팔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받기도 했다. 만약 낮은 연산 원액의 낮은 함량 비율이 노출될 경우 마치 값싼 원료의 사용한 것처럼 비춰질 수 있다며 노심초사하는 분위기다.

이와 함께 맥주 제품은 ‘맥아 70%’와 같이 주요 성분의 함량을 의무적으로 기재된다. 카라멜, 아스파탐 등 주요 식품첨가물도 주류 제품에 표기된다. 복합원재료에 포함된 식품첨가물이 해당 제품에 효과를 발휘하는 경우 첨가물의 명칭을 기재토록 하는 원칙이 주류 제품에도 적용되기 때문이다.

이에 반해 위스키와 같은 증류주는 보리, 밀, 옥수수 등 사용한 원재료를 표기하지 않아도 된다. 가공식품은 가장 많이 들어있는 5개 원재료 성분을 표기해야 하는데 위스키와 같은 증류주는 최종 제품에 원재료가 남아있지 않다는 이유로 원재료 표기 대상에서 제외된다. 식품위생법에서는 표기 대상 원재료는 제조·가공 또는 조리에 사용되는 물질로 최종 제품내에 들어있는 것으로 명시됐다.

식약처 관계자는 “업계의 의견을 수렴해 조만간 주류 성분 표기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담은 행정예고를 할 방침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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