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7명 집단감염 순천향대 간호사의 폭로 "코로나 무방비"

확진자 200명 넘어섰는데…'집안 거실 닦듯 소독' 공지한 병원
직원들 전수조사 '음성'결과 나오지도 않은 채 출근 지시
휴일에도 출근해 청소했지만 추가 근무수당 無
순천향대병원 "초기 직원들과 소통 혼선 빚어…지침에 맞게 방역 진행했다"
  • 등록 2021-02-23 오전 10:10:55

    수정 2021-02-23 오후 1:17:20

[이데일리 황효원 기자] 서울 용산구 순천향대 서울병원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감염이 발생한 가운데 누적 확진자는 열흘 만에 200명을 넘었다. 이를 두고 병원 내부에서는 방역 조치 및 대응이 적절치 않았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순천향대학교병원 내 입원 병동에서 코로나19 집단 감염이 발생한 14일 서울 용산구 순천향대학교병원 선별진료소를 찾은 의료진 및 병원 내부인들이 검사를 받고 있다.(사진=방인권 기자)
지난 21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순천향대학교 서울병원의 두 얼굴’이라는 제목의 청원이 올라왔다.

자신을 순천향대 서울병원 간호사라고 밝힌 A씨는 “20일 현재 본원에서 접촉자 추가 조사 중 누적 확진자가 201명으로 확인됐다. 이 숫자는 병원과 감염관리팀의 무능함이 방역 실패라는 처참한 결과를 냈다고 생각한다. 언론에도 병원의 상황이 알려지고 있지만 더 자세한 상황을 알리고 싶어 용기를 냈다”고 적었다.

A씨는 코로나19 확산 초기 병원의 대책이 허술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병원 직원이 돌아가면서 병원 출입을 통제했다. 그 직원이 확진자 또는 잠복기 상태의 사람과 접촉했을 경우 다시 병원 내로 들어와 근무를 한다면 감염 통제가 됐겠느냐”고 주장했다.

A씨는 직원들의 전수조사 음성 결과가 나오지 않은 상태에서 출근을 했어야 했다고 토로했다. A씨는 “병원 내 감염의 확산을 막지 못하고 있는 상태에서 음성 결과가 확인되지 않은 직원이 환자 또는 다른 직원들과 접촉해 코로나 바이러스가 확산했다면 이는 원내 코로나 감염 확산을 부추기는 지시였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확진 간호사가 나온 병동을 방역하지 않은 채 지원 간호사들이 그대로 탈의실, 스테이션, 물품들을 사용하고 환자마다 혈압계·체온계 같은 의료기기들도 따로 사용하지 않았다”고 했다.

A씨는 “사용 후 소독 티슈로 닦는다고 하더라도 완전한 소독이 되지는 않는다. 음압시설이 없는 병동 복도에 아무렇지 않게 보호구들이 비치돼 있었다”고 전했다.

또 A씨는 “19일에는 다음과 같은 공지를 받았다. 각 부서의 바닥과 천장은 부서원(간호사)중심으로 락스 소독을 시행해야 하며 손걸레를 이용해 ‘집안 거실을 닦듯이 청소하라’는 내용이었다”며 “지시 내용이 저희를 경악하게 만들었고, 심지어 청소하는 모습의 인증 사진을 찍어 보내라는 지시도 있었다”고 주장했다.

A씨는 근무자들이 오전 6시부터 오후 9시까지, 주말에도 출근해 청소를 했지만 이에 대한 추가 근무수당은 없었다고 토로했다.

해당 청원 내용은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인 블라인드에도 공유되면서 논란이 일었지만 병원 측은 감염 초기 혼란스러운 상황에서 직원들과 소통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서 불만이 커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대해 순천향대 서울병원 관계자는 “지난주 목요일 오후 외래진료를 중단하고 직원들에 표면소독 지침을 내렸다”며 “외부 업체 방역을 진행하기까지 시간이 다소 소요돼 먼저 진행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설 연휴 첫 날 감염내과 교수들 및 내부 대응팀을 꾸려 능동, 자가격리자등을 선별해 역학조사를 진행했다. 초기에는 본관 이외 근무자들에게는 출근을 하지 말 것을 지시했다가 이후 방역수칙을 준수해 출근할 것을 지시했다”라며 “현재 내부적으로 오해를 풀고자 노력하고 있으며 직원들에게 데일리리포트를 보내며 상황을 알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순천향대 서울병원에서는 지난 12일 입원환자가 최초 확진됐다. 이후 22일 기준 해당 병원 관련 확진자는 총 218명으로 늘었다. 의사·간호사·행정직원 37명, 환자 78명, 간병인 16명, 보호자·가족 76명, 지인과 N차 감염자 11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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