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글로벌 금융위기에 대해서는 "아직 위기를 촉발시킨 근본원인을 해결하지 못했다"며 "5년안에 근본원인을 해결하지 못한다면 더 강도높은 위기가 재발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리처드 던컨 선임연구원은 이날 하나금융그룹 출범 4주년 기념 국제콘퍼런스에 참석, `자본주의 붕괴의 결과`라는 주제로 강연하면서 이 같은 의견을 피력했다.
던컨 선임연구원은 이날 중국 경제에 대해 "세계 경제의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지 않는다"며 "산업혁명 이후 호황기를 누렸던 모든 경제는 결국 거품이 붕괴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사막에 100층 빌딩을 짓겠다고 했던 두바이가 장기적으로 실패할 수밖에 없었듯이 중국 경제의 버블도 결국 터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장담했다.
던컨 선임연구원은 세계 경제의 구조적인 결함을 미국의 대규모 무역적자로 인해 발생하는 각국의 통화가치 불균형으로 설명했다.
그는 "중앙은행이 이렇게 만들어낸 페이퍼 머니가 중국에 경기 호황과 버블을 만들어냈다"고 분석했다. 그에 따르면 전세계 중앙은행들의 외환보유고는 총 7조달러며, 이중 중국 중앙은행의 외환보유고가 2조2000억달러로 가장 많다.
던컨 선임연구원은 "중국경제 GDP(국내총생산)의 약 40%가 미국과의 무역흑자에 의존을 하고 있다"며 "이 같은 수출 주도형 전략은 막다른 골목에 이르렀기 때문에 중국이 글로벌 경제를 살려낼 수는 없을 것"이라고 비관했다.
그는 "80년대 연평균 8%씩 성장했던 일본이 현재의 중국과 같았다"며 "당시 일본은 전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경제권이 될 것으로 예상됐지만 결국 그렇게 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던컨 선임연구원은 미국 경제에 대해서는 "금융위기 이전 미국 경제는 지속가능한 상황이 아니었다"며 "미국 경제의 근본적인 구조를 바꿔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파생상품거래에 대해 "현재 전세계 파생상품 계약은 7000조달러 규모인데 이는 전세계 모든 생산량을 다 합친 것과 같다"며 "미국의 서브프라임 대출 부실은 위기를 촉발시킨 계기였을 뿐 실제 위기를 초래한 가장 큰 요인은 7000조달러에 내재된 잠재리스크 때문이었다"고 분석했다.
그는 두바이 최대 국영기업인 두바이월드가 디폴트(채무 불이행)을 선언한 것에 대해서도 "디폴트 선언으로 인해 은행들이 손해를 보더라도 작년만큼의 위기는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대형은행들이 더 큰 파생상품 리스크를 가지고 있지 않을까 걱정 된다"고 우려했다.
그는 "이런 금융부문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파생상품 거래가 장내에서 거래되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던컨 선임연구원은 "전세계 정부가 수조달러를 투입해 위기가 대공황으로 확산되는 것은 막으려했지만 위기를 촉발시킨 근본원인을 해결하지 못했다"며 "이런 근본원인을 해결하지 못하면 5년안에 더 강한 위기가 재발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던컨 선임연구원은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경제서적인 `달러의 위기: 세계경제의 몰락`의 저자로, 그는 이 책에서 미국의 지속적인 경상수지 적자 확대로 달러화가 하락하고, 이로 인해 세계경제가 위기를 맞을 수 밖에 없다고 경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