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빠진 TPP타결.. 車업계 日경쟁 비교우위 잃어

한미FTA 따른 대미 수출 경쟁력 '희석'
"車부품 포함 중·장기적 악영향 불가피"
  • 등록 2015-10-06 오후 12:17:55

    수정 2015-10-06 오후 12:17:55

[이데일리 김형욱 기자] 미국과 일본을 포함한 12개국이 참여한 환태평양 경제동반자 협정(TPP)이 5일(현지시간) 타결됐다. 중·장기적으로는 북미 시장을 중심으로 한국과 경쟁하는 일본 업체와 미국 간 유대가 강해지면서 국내 자동차 업계의 타격도 불가피하다.

가장 큰 영향은 중·장기적인 북미 수출 경쟁력 약화다. 경쟁자인 일본의 수출 경쟁력이 향상됐기 때문이다.

TPP로 일본산 자동차 부품 약 80%는 현재 2.5%인 관세가 0%로 사라진다. 나머지 20%도 10년 내 철폐된다. 미국 내 일본 자동차 공장도 일부 부품은 일본에서 수입하는 만큼 완성차 경쟁력까지 덩달아 높아질 수 있다. 완성차도 미국이 현재 2.5%의 관세율을 장기·단계적으로 철폐하기로 했다.

국내 자동차 회사는 지금까지 상대적 조건 우위에 있었다. 한미FTA 일정에 따라 자동차 부품은 이미 관세가 철폐됐고 현재 2.5%인 완성차 관세도 내년이면 0%로 철폐된다.

현대차(005380)기아차(000270)는 이처럼 최근 수년 ‘원저엔고’의 반사이익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따른 관세 인하에 힘입어 북미 시장에서의 점유율을 8~9%까지 높였다.

현대·기아차의 올해 북미 시장 예상 판매량은 130만~140만대로 역대 최대가 될 전망이다. 이중 현지 생산 70여만대를 뺀 60만여대는 국내에서 만들어 수출한다.

그러나 최근 일본 회사가 정부의 강력한 엔저 정책에 힘입어 북미 시장에서의 공세를 강화하며 위기감이 높아지고 있다. TPP로 부품과 완성차 관세까지 줄게 되면 현대·기아차를 비롯한 국산차는 비교 우위를 대부분 잃게 된다.

북미 완성차 업체를 타깃으로 부품 수주를 확대하던 현대모비스(012330), 만도(204320) 등 국내 자동차 부품사도 아이신, 덴소 등 일본 경쟁사와 같은 조건에서 경쟁해야 한다.

현대자동차 수출선적 모습.
미국 GM 산하 한국GM과 르노-닛산 산하 르노삼성도 셈법은 복잡하지만 불리해지는 것은 마찬가지다.

한국GM은 GM 내 남미·동남아 수출 기지로서의 위상이 낮아지게 된다.

한국GM은 GM의 호주 공장 철수 계획에 따라 이곳 수출을 맡을 것으로 기대했으나 TPP 통과에 따라 미국을 비롯한 GM 내 다른 TPP 가입국 공장과의 비교 우위를 잃게 됐다. 한국은 호주와의 FTA로 2013년부터 5%의 승용차 관세가 철폐됐으나 다른 TPP 가입국도 조건이 같아진다.

르노삼성도 북미수출을 위한 물량을 두고 닛산의 일본 공장과 경쟁해야 하는 만큼 TPP 체결이 부담이다. 쌍용자동차(003620)도 남미 등 시장에서 경쟁력 약화가 예상된다. 중기 과제인 미국 시장 진출 계획도 시기가 늦춰질 수 있다.

김진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한미 FTA를 통해 얻은 일본대비 우월한 대미 교역조건이 다소 희석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직접적인 영향은 적다. TPP 가입국은 미국, 일본을 비롯해 호주, 뉴질랜드, 캐나다, 멕시코, 페루, 칠레, 싱가포르, 브루나이, 베트남, 말레이시아 12개국인데 한국은 이미 이들 12개국 중 8개국과 양자간 자유무역협정(FTA)을 맺었다.

채희근 현대증권 애널리스트는 “부정적이기는 하지만 큰 타격은 아닐 것”이라고 전망했다. 완성차는 관세유예 기간이 긴데다 부품도 아직 국내 업체의 원가경쟁력이 우위에 있기 때문이란 게 그의 설명이다.

그러나 높은 관세에 막혀 진출이 막혀 있는 동남아 시장 진출 계획은 이로써 더 더뎌지게 됐다.

국내 완성차업계 한 관계자는 “한국과 FTA를 체결한 8개국에 대한 선점 효과가 줄어드는 것은 물론 베트남·말레이시아·멕시코 등 FTA 미체결 국가 경쟁력 약화가 우려된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TPP를 가입하더라도 실익도 크지 않다는 점이 자동차 업계의 고민이다.

한국의 TPP 가입은 베트남·말레이시아·멕시코 3개국을 빼면 사실상 한일FTA 효과다. 그러면 일본 시장에 진출하지 않은 국내 자동차 업계는 오히려 내수 시장에서 일본 수입차에 날개만 달아주는 셈이 된다. 이와 함께 일본산 부품 국내 진출도 가속화할 수 있다.

다른 완성차업계 관계자는 “우리의 최대 시장인 중국도 자국 주도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를 추진하는 만큼 TPP 가입을 서두르기보다는 우리에게 가장 유리한 방향을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쌍용자동차 티볼리 수출 선적 모습. 쌍용차 제공
르노삼성자동차 부산 신항만 수출 선적 모습. 르노삼성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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