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 이데일리 윤종성 기자] 4년제 대졸자의 하위 20%가 고등학교 졸업자들에 비해 임금이 낮다는 분석이 나왔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대학구조조정정책은 교육거품의 근본원인인 부실대학 퇴출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지적이다.
21일 KDI(한국개발연구원)가 발간한 ‘한국은 인적자본 일등 국가인가?: 교육거품의 형성과 노동시장 분석’ 자료를 보면 4년제 대졸자 상위 10%의 임금 프리미엄은 지속 증가하는 반면, 하위 20% 대졸자의 임금 프리미엄은 1990년대 중반을 기점으로 꺾이기 시작했다. 이 시기를 즈음해 2년제 전문대졸자 하위 50%의 임금 프리미엄도 감소했다.
이주호 KDI 겸임연구위원은 “수직적으로 차별화되어 있는 대학구조 하에서 질 낮은 대학에 진학하는 학생들의 경우 졸업 후 노동시장에서 대학교육에 투자한 만큼의 수익을 얻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늘어나는 교육투자와 대학진학이 소득분배 개선이나 인적자본 형성에 오히려 악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런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부실대학 퇴출 △대학 특성화 △연구대학의 글로벌 경쟁력 제고 등을 통해 고등교육의 구조조정을 촉진하고, 대학의 질적 수준을 높여야 한다는 게 KDI 주장이다. 대학간의 질적 격차에도 불구하고 모든 대학을 대상으로 학생 정원을 감축시키는 규제 정책은 부실대학이 계속 살아남아 ‘교육 거품’을 더 키우는 등 구조조정 취지에 역행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또 “교육부의 역할은 부실대학의 퇴출에 대한 확실한 원칙을 견지하는 것”이라면서 “이런 원칙 하에 관련 법 제도를 시급히 정비하고, 해외 유수 대학의 교수, 경영진 등이 참여하는 외부평가를 확산하는 등 대학평가체제를 지속적으로 개선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