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라임 사태 불똥이 제주 렌터카로?…소비자는 '불안'

라임사태 연루 의혹 J사, 차량 압류·차고지 경매까지
전 직원 "소비자 돈 20억원 미환급" 주장
회사는 반박…J사 대표는 라임운용과 상장사 등 투자
  • 등록 2021-03-24 오전 11:00:15

    수정 2021-03-25 오전 8:24:39

[이데일리 박종오 기자] 이 기사는 이데일리 홈페이지에서 하루 먼저 볼 수 있는 이뉴스플러스 기사입니다.

라임자산운용의 사모펀드 사태 연루 의혹을 받는 제주도의 렌터카 업체가 경영 위기에 빠진 것으로 파악됐다. 보유 자동차가 압류되고 사업장이 경매에 부쳐지는 등 정상 영업이 어려운 상황에 놓인 것이다. 렌터카를 이용하는 소비자 피해도 우려된다.

라임사태 연루 J렌터카, 차 압류·직원 월급도 밀려

(그래픽=이동훈 기자)


24일 업계에 따르면 제주도에서 여행객 대상 렌터카 사업을 하는 J사는 현재 보유 차량이 압류된 상태다. 한 채권자가 지난해 9월 서울남부지방법원에 가압류를 신청해 법원 결정이 내려진 데 따른 것이다. 채권 청구액은 4억원이다.

J사는 라임운용 사태의 주요 인물인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이 ‘제2의 타다’ 사업을 하겠다며 회사 자금을 동원해 인수를 추진했던 회사다. 보유 자동차 압류로 인해 지금은 다른 렌터카 업체의 차량을 빌려서 여행객에게 다시 대여한다고 한다.

제주공항 근처에 있는 J사의 차고지와 차량 정비소 등도 채권자에 의해 경매 절차가 진행 중이다. 제주지방법원이 작년 초 경매 개시를 결정해 매각 절차를 밟는 것이다. 법원 관계자는 “차고지 외에 다른 자산들도 매각 작업이 진행 중”이라고 했다.

J사는 지방고용노동청에 고발장도 접수돼 있다. 직원 4대 보험료 및 퇴직금 등 임금 미지급 때문이다. 현재 일하는 직원 30여 명의 급여 한 달 치도 체납했다. 회사 측은 최근 노동조합에 사회 보험료와 임금 정상 지급을 약속했다. 그러나 한 직원은 “이달 23일까지 밀린 월급을 모두 주기로 했으나 아직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J사의 부실 우려는 일찌감치 불거졌었다. 이 회사의 외부 회계 감사를 담당하는 회계법인은 지난해 4월 공시한 J사 감사보고서에서 감사 의견 표명을 거절했다. 감사에 필요한 자료를 받지 못했다는 이유에서다.

제주도는 지난해 J가 과거 인수했던 지역 중소형 렌터카 법인 6개의 사업자 등록을 취소했다. 보유 차량 수가 법적 기준에 못 미치는 등 등록 기준에 미달했기 때문이다. 도청 관계자는 “회사 쪽에서 등록 취소가 부당하다며 도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상태”라고 전했다.

前직원 “고객 7000명 미환급액 20억원”…회사는 “사실 아냐”

문제는 소비자 피해 가능성이다. 렌터카 예약 취소 등으로 발생하는 환급금을 제때 돌려받기 어려울 수 있어서다.

J사의 전 직원은 본지에 “회사가 작년 1월부터 최근까지 렌터카 이용 예약금을 받고 예약을 취소한 고객 7000여 명에게 환급하지 않은 금액이 20여억 원 규모”라고 주장했다. 1명당 28만원꼴이다.

제주도청 관계자는 “주로 지난해 8~9월 성수기에 J사 관련 소비자들의 환급 지연 민원이 들어왔다”며 “J사의 인터넷 홈페이지에서 렌터카를 현금으로 예약하고 제주도에 도착해 실제 차를 대여할 때 회사가 카드 결제를 다시 하면 미리 낸 현금을 일주일 안에 돌려주겠다고 약속했으나 환급이 늦어진 것”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회사 쪽 관계자는 “소비자 예약 취소 등으로 인해 정상적으로 발생한 일부 미환급액이 있긴 하지만 상당 부분 환불을 완료했다”며 “미환급액이 20억원이라는 것은 사실이 아니며 현재 정확한 규모를 파악 중”이라고 반박했다.

J사 대표, 라임운용·김봉현과 거래…상장사·운용사 인수

한때 제주도에서 직영 렌터카 규모 1위였던 J사의 경영 사정이 어려워진 이유는 뭘까.

회사 쪽 관계자는 “라임자산운용 연루 얘기가 불거지며 대표가 검찰 등으로부터 잦은 수사를 받았기 때문”이라며 “수사기관에서 전부 무혐의 판정을 받고 지금은 경매와 가압류를 해지하는 등 회사 정상화를 위해 노력 중”이라고 했다. 라임운용 의혹에 휘말려 애꿎은 피해를 봤다는 얘기다.

그러나 J사는 실제로 라임운용 및 관계사와 거래 관계를 맺은 공생관계였다. J사의 장모 대표는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과 친구 사이로 알려졌다.

김 전 회장은 2019년 말 자신이 실소유한 코스닥 상장사 스타모빌리티를 통해 장 대표가 보유한 J사 지분 85%를 225억원에 인수하려 했다. 이를 위해 인수대금의 약 90%인 200억원을 계약금으로 선지급했으나 이후 계약 불이행 등을 이유로 인수가 불발됐다. 회사 측은 김 전 회장이 당시 J사에 건넨 계약금 200억원 등 회삿돈 모두 517억원을 횡령했다며 그를 검찰에 고소했다.

장 대표가 지분 100%를 보유한 제주도 여행사를 동원해 2019년 7월 경영권을 인수한 코스닥 상장사 영인프런티어(현 지더블유바이텍(036180))에 라임운용의 ‘아바타 운용사’로 알려진 포트코리아자산운용이 600억원을 함께 투자하기도 했다. 이 회사도 지난해 회계 감사 의견 거절, 전 대표이사의 횡령·배임 혐의 등으로 현재 주식 거래가 정지된 상태다.

J사의 장 대표는 2019년 말 자신이 지분 100%를 보유한 스탠다드홀딩스를 통해 JS자산운용(현 스탠다드자산운용)도 인수했다. JS자산운용은 라임운용의 사모펀드 투자자에게 ‘부실 해결사’ 역할을 해줄 운용사로 소개된 곳이다. 이 운용사는 지난해 3월 김 전 회장을 15억원을 빼돌린 혐의로 고소한 바 있다. 금융감독원은 현재 JS자산운용의 제재 절차를 진행 중이다.

J사의 자산이 경매에 부쳐지고 차량이 압류되기 직전까지도 장 대표는 라임운용, 김 전 회장 등과 함께 상장사 및 운용사를 인수하는 등 렌터카 사업이 아닌 다른 곳에 돈을 집중 투자한 셈이다.

장 대표는 현재 자신에게 부과된 세금을 J사의 회삿돈으로 낸 배임·횡령 혐의로 또다시 경찰 수사를 받고 있다. 그는 지난해 사모펀드 등에 J사 매각을 타진했으나 불발된 바 있다.

본지는 장 대표 입장을 듣기 위해 연락했으나 전화를 받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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