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임기 막바지인 리 총리가 중국 경제 정책에 있어 자신의 영향력을 확대하기 위해 노력한다면서, 엄격한 ‘제로 코로나’ 정책이 중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인정하는 등 시 주석과 전혀 다른 행보를 보여주고 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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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리 총리는 다음날 개최된 기념 좌담회에 직접 참석해 다국적 기업 대표 등 30여명에게 “중국은 경제 회복과 반복되는 코로나19 통제 사이에서 균형을 잡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WSJ은 좌담회 참석자를 인용해 리 총리에 대해 “보다 솔직하고 유화적인 어조였으며, 중국 경제에 좀 더 집중하는 모습”이라면서 “해외 기업 경영진들이 최근 만난 중국 고위급 인사들과 전혀 달랐다”고 설명했다.
1시간 30분 동안 이어진 좌담회에서 리 총리는 중국의 ‘제로 코로나’ 정책을 단 한 번도 언급하지 않았다. 오히려 리 총리는 고령층에 대한 백신 접종을 확대해야 한다는 참석자의 제안에 귀 기울이며 “백신 접종률을 확대할 것”이라고 답하기도 했다. WSJ에 따르면 3월 중순 기준 중국 전체 인구의 88%가 코로나19 백신을 2회 이상 접종했으나, 80세 이상 고령층의 백신 접종률은 51%에 불과하다.
암울한 中경제, 사업 철수·이전 줄이어
시장은 제1 경제도시인 상하이의 봉쇄가 두 달째 지속되는 등 엄격한 격리와 방역을 바탕으로 하는 ‘제로 코로나’ 정책으로 중국 경기가 침체될 수 있다고 우려를 표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5.5%로 제시했으나, 올해 1분기 성장률은 4.8%에 그쳤다. 상하이 봉쇄 효과가 본격적으로 반영될 2분기 수치는 더 나빠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외국 기업들도 중국에서의 철수를 고려 중이다. 중국 주재 유럽연합(EU) 상공회의소가 이달 발표한 조사에 따르면 중국에 진출한 유럽 기업 중 23%가 중국 사업 철수를 고려하고 있다. 최근 10년래 가장 높은 비율이다. 외르크 부트케 중국 주재 유럽연합(EU) 상공회의소 소장은 “세계는 중국을 기다리지 않는다“고 말했다. 실제
중국 주재 미국상공회의소가 이달 발간한 보고서에 의하면 미국 기업의 절반 이상이 중국의 ‘제로 코로나’ 정책으로 인해 중국에 대한 투자를 축소하거나, 지연한 것으로 나타났다. IT업체 애플이 중국에서 인도와 동남아시아 등으로 아이폰 위탁생산 기지 이전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세계 최대 숙박공유 플랫폼 에어비앤비는 연내 중국 내 숙박공유 사업 종료를 선언하기도 했다.
황옌종 미 외교협회국제보건 선임 연구원은 ”중국의 새로운 지도부를 결정한 당대회가 가까워짐에 따라 중국의 향후 코로나19 대응을 두고 경쟁이 치열해졌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