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그동안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감산 약속을 지키지 않았던 아랍에미리트(UAE)도 9월부터 원유 생산을 줄이겠다고 선언했다.
수하일 빈 모하메드 알-마즈루이 UAE 에너지부 장관은 25일(현지시간) “9월부터 아부다비국영석유회사(ADNOC)가 생산하는 머반유와 해상유전 어퍼자쿰과 사스섬에서 생산되는 원유 출하량을 10% 줄이겠다”면서 “UAE는 OPEC의 생산 감축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전날 칼리드 알 팔리 사우디아라비아 에너지장관이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열린 회의에서 감산 참여 국가들이 제대로 합의 사항을 이행하고 있지 않다면서 노골적으로 비판하고 나선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UAE는 올해 1월부터 하루 평균 13만9000배럴의 생산을 줄이겠다고 약속했으나 54%만을 이행했다. 이라크도 올해 일평균 21만배럴 감축을 약속했으나 달성률은 절반 수준에 그쳤으며, 경제난으로 내홍을 겪고 있는 베네수엘라도 이행률이 39%에 불과했다. 반면 사우디는 약속했던 감축량 일평균 48만6000배럴의 5분의 1 이상을 추가로 줄였다.
한편 OPEC 회원국이지만 감산 예외를 인정받았던 나이지리아도 하루 180만배럴 이상으로 생산량을 늘리지 않기로 했다. 현재 나이지리아의 하루 생산량은 약 160만배럴 규모다. 최대 산유국인 사우디가 내달부터 원유 수출 물량을 일평균 660만배럴로 제한하겠다고 밝힌데 이어, 산유국들의 감산 약속이 뒤따르면서 국제유가는 이틀 연속 급등했다.
이날 뉴욕상품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9월 인도분은 전날보다 배럴당 1.55달러 상승한 47.89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올해 들어 가장 큰 폭의 오름세다. 브렌트유는 배럴당 50달러선을 회복했다. 런던 ICE 선물거래소에서 브렌트유는 전일대비 배럴당 1.60달러 상승한 50.20달러에 마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