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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이데일리 김형욱 최훈길 기자] 고용 상황이 갈수록 악화하고 있다. 지난달 건설업을 중심으로 일용·임시직이 크게 줄었고 청년실업률도 5월 기준 최고치를 찍었다.
통계청이 15일 발표한 5월 고용동향을 보면 5월 취업자 수는 2706만4000명으로 1년 전보다 7만2000명 늘어나는 데 그쳤다.
정부는 15세 이상 인구(5월 기준 4414만명)을 일을 하거나 일자리를 찾고 있는 경제활동인구(2818만명)과 비경제활동인구(1596만명)으로 분류하고 이중 경제활동인구를 다시 취업자(2706만명)와 실업자(112만명)로 분류한다. 특히 이중 취업자 수 증가 폭은 현 고용상황을 보여주는 가장 주요한 지표로 꼽힌다.
취업자 수 증감 추이 국제 금융위기 때와 ‘닮은꼴’
취업자 수 전년대비 증가가 10만명에 못 미친 건 2008년 국제 금융위기가 가시지 않은 2010년 1월(1만명 감소) 이후 처음이다. 특히 2~4월 3개월 연속 10만명대에 그치다가 5월 10만명 선이 무너진 건 일시적 요인이 아니라 고용 상황이 안 좋다는 명확한 신호로 받아들여진다. 통상 취업자 수는 매년 1넌 젼보다 30만명대, 많게는 90만명까지 늘어 왔다.
건설업을 중심으로 임시·일용직 취업자 수가 줄어든 게 결정적이었다. 임금근로자(2018만7000명) 중 상용근로자(1374만1000명)는 32만명 늘었으나 임시근로자(498만4000명)와 일용근로자(146만3000명)는 각각 11만3000명, 12만6000명 줄었다. 여기에 자영업에 종사하는 비임금근로자(687만6000명)도 1만명 줄었다.
빈현준 통계청 사회통계국 고용통계과장은 “5월 고용동향은 4월과 비슷한 상황이었으나 건설업을 중심으로 일용직 감소가 컸던 게 차이를 벌렸다”고 설명했다. 안 그래도 주택 준공물량이 축소하는 등 업황이 안 좋은 가운데 5월 호우가 이어지며 건설업 임시·일용직 근무 기회가 줄었다는 게 정부 측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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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종별로는 보건업 및 사회복지서비스업(194만명·13만8000명↑), 공공행정·국방 및 사회보장행정(107만명·8만6000명↑)은 늘었다. 그러나 교육서비스업(185만명·9만8000명↓)과 제조업(451만명·7만9000명↓), 도매 및 소매업(371만명·5만9000명↓), 숙박 및 음식점업(226만명·4만3000명↓) 부진이 이를 상쇄했다.
빈현준 과장은 “교육서비스업은 학령인구(학생 수) 감소에 따라 30~40대 교습학원 위주로 계속 줄어드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또 “제조업도 자동차·조선업 등 부진에 따라 2개월 연속으로 취업자 수가 현저히 감소했으며 제조업과 연관해 도·소매업 취업자 수도 6개월째 감소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실업률 5월 기준 18년만에 최고…청년층 두드러져
실업률도 역대 최고 수준이었다. 통계상 실업률이란 취업을 희망하는 사람 중 취업하지 못하는 비율을 뜻한다. 그만큼 고용 환경이 나쁘다는 뜻이다.
5월 실업률은 4.0%로 지난해 5월(3.6%)보다 0.4%p 올랐다. 2000년 5월(4.1%) 이후 18년 만에 최고치였다. 청년(15~29세) 실업률도 10.5%로 1.3%p 오르며 관련 통계 집계를 시작한 1999년 6월 이후 5월 기준 최고치를 찍었다. 청년 체감 청년실업률을 보여주는 청년층 고용보조지표3(확장실업률)도 23.2%도 1년 전보다 0.3%p 올랐다. 역시 관련 집계를 시작한 2015년 이후 5월 기준 가장 높다.
청년 인구 자체가 줄고 14만6000명을 뽑는 지방직 공무원시험 일정이 지난해 6월에서 5월로 당겨지며 실업률이 늘어난 측면도 있지만 네다섯 명 중 한 명은 입사시험을 준비하며 놀거나 아르바이트로 생계를 유지하는 최악의 상황이란 점은 달라지지 않았다.
빈현준 과장은 “인구 증가폭이 줄어들고 있어 수치상 취업자 수가 이전처럼 많이 늘어나기는 어렵다”며 “그런 와중에 그보다 빠르게 과당경쟁에 놓인 자영업과 제조·건설업 (고용) 부진이 이어지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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