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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한전은 삼성동 본사 부지에 대한 감정평가를 지난 25일 마무리했다. 대일감정원과 경일감정평가법인에 맡긴 감정평가를 마친 만큼 이번 주 안에 매각공고를 낸다는 방침이다.
한전 관계자는 “조만간 매각 공고를 낸 뒤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등 공식적인 매각 절차를 밟을 것”이라며 “계획대로라면 연내 부지 매각이 끝날 것”이라고 말했다. 한전부지는 축구장 12개 규모(7만 9342㎡)에 지난해 기준 장부가액이 2조 73억원, 공시지가가 1조 4837억원(3.3㎡ 6171만원)인 강남의 알짜배기 부지다.
업계에서는 현대차와 삼성그룹의 2파전을 예상하고 있지만 현재 본격적인 움직임을 보이는 곳은 현대차그룹 밖에 없다. 현대차그룹은 부지를 사기 위해 4조~5조원가량의 실탄을 확보해 놓은 것으로 전해진다. 프리미엄이 붙은 한전부지의 시세가 3조~4조원인 점을 고려했을 때 자금조달 능력은 충분한 셈이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인수 방식이 최고가격 공개경쟁입찰 방식이어서 단독 인수 후보가 되더라도 문제는 없다”며 “서울시가 이 일대를 국제교류복합지역으로 발전시키겠다고 발표한 청사진과도 맞아떨어져 시너지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그룹은 현대차그룹과 달리 신중한 모습이다. 삼성그룹은 2011년 금융 계열사인 삼성생명(032830)을 통해 한국감정원 부지를 사들이고, 삼성물산(000830)과 포스코건설이 지난 2009년에 컨소시엄을 구성해 한전과 한국감정원 부지 등을 대규모 복합단지로 개발하겠다는 안을 내는 등 삼성타운을 만들기 위해 인수에 참여할 것으로 점쳐치고 있다.
삼성그룹 관계자는 “매각 공고가 난 뒤 참여할 지를 결정할 예정”이라며 말을 아꼈다.
삼성생명 관계자도 “감정원 부지는 빌딩 임대 수익을 얻기 위해 사둔 것이지 한전 부지를 염두에 둔 것은 아니다”며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였다.
외국계 기업, 자금조달 여력 등 관건
미국 카지노그룹 라스베이거스샌즈, 프랑스 건설사 브이그 등 막대한 자본력을 지닌 외국계 기업들도 한전부지 인수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라스베이거스 샌즈는 한전부지에 카지노 설립을 염두에 두고 있지만 서울시의 허가를 받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브이그는 국내 연기금 등을 대상으로 자금을 모집하는 등 자금 여력이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브이그는 서울시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부지 인수에 참여한다는 설도 있다. 중국의 국유기업인 녹지그룹도 관심을 보였지만 제주도 헬스케어타운 사업에 집중하기 위해 인수를 포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한전부지를 인수하면 용도지역 변경을 통해 용적률을 최대 800%까지 활용할 수 있어 장점이 많은 만큼 인수 후보들의 치열한 물밑 두뇌 경쟁이 펼쳐지고 있다”며 “현재까지 현대차그룹이 유리한 것으로 보이지만 뚜껑을 열어봐야 알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