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테크, 글로벌 현장을 가다①]핀테크로 주차난·고용창출 두 마리 토끼 잡은 '영국'

  • 등록 2015-04-28 오후 12:00:00

    수정 2015-04-28 오후 2:50:08

[런던=이데일리 김영수 기자] 영국은 핀테크(Fintech)를 통해 주차난과 고용창출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은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유럽 시내의 경우 역사적 유물 가치 때문에 건물을 훼손하는 사례가 극히 드물다. 영국도 예외는 아니다. 높은 건물이 거의 없을 뿐만 아니라 지하 주차장 또한 없다. 이 때문에 주차난은 심각한 수준이다. 이에 영국 정부가 내놓은 방안은 ‘선결제식 무인 주차 단말기’를 시내 노면 주차장 곳곳에 설치하는 것이었다.

핀테크 대중화 노력 돋보이는 ‘선결제식 무인 주차 단말기’

▲버버리, 루이 비통 등의 고급 상점이 즐비한 런던 쇼핑 1번지 ‘리젠트 스트리트(Regent Street)’의 고풍스러운 건물들과 횡단보도 앞에서 런던 시민들과 관광객들이 스마트폰을 보고 있다. [사진=이데일리 DB]
영국 정부가 선결제식 무인 주차 단말기를 적극적으로 설치하기 시작한 것은 영국의 신용카드 이용비중이 증가하고 있는 것과 맞물려 있다. 실제 영국카드협회에 따르면 지난해말 기준 영국의 신용카드 이용비중은 전년대비 약 1% 증가한 9%로 늘어났다.

리처드 콕(COCK) 영국카드협회 정책 담당자는 “영국에서 현금사용 비율이 감소하는 대신 신용카드가 대체하는 형태를 보이고 있다”며 “이는 경제성장과 소비증가를 반영한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영국에서의 신용카드 이용비중은 여전히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다. 스마트폰 앱을 활용한 결제가 어려운 실버세대는 아직까지 현금사용을 선호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출산율이 높지 않은 영국에서 65세 이상 노인인구가 차지하는 비율은 2013년 말 기준 20%에 이를 정도로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이는 같은 기간 우리나라보다 2배 정도 높은 수치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지급결제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경우 지난해말 기준 신용카드 이용비중은 50.6%로 가장 높았으며 현금은 17%에 불과할 정도로 신용카드 이용비중이 높은 수준이다.

스마트폰 앱 사용이 어려운 실버세대를 감안한 영국 정부는 선결제식 주차 단말기에 △주차 앱 △ARS △동전 등 세 가지 옵션을 통해 결제가 가능토록했다.

▲영국 런던 시내 노면 주차장에 설치된 ‘선결제식 무인 주차 단말기. 주차를 한 후 이 단말기에 내장된 △주차 앱 △ARS △동전 등 세 가지 옵션을 통해 결제가 가능하다. [사진=이데일리 DB]
동전 결제의 경우엔 주차 티켓을 발급받아 차량 대시보드에 놓아두면 주차 시간에 따른 결제금액을 주차요원에게 확인시켜주는 전통적인 방식이다.

ARS와 주차 앱 결제 방식은 신용카드를 미리 등록을 해놓아야 결제가 가능하다. ARS 결제는 선결제식 주차 단말기에 있는 자동응답 콜센터로 전화를 걸어 해당 단말기의 고유번호와 주차 시간을 입력한 후 신용카드에 기재된 CVC번호 뒤 3자리를 입력하면 결제가 이뤄지게 된다.

주차 앱은 ARS에 비해 더욱 간단하다. ‘파크라이트(parkright)’라고 불리는 앱을 다운받아 설치한 후 ARS 방식과 동일한 과정을 거쳐 결제하면 된다.

런던 세인트조지스트리트 노면 주차장을 자주 이용한다는 조너선 딕슨은 “앱으로 결제가 가능해진 뒤부터 주차요금 결제가 매우 편리해졌다”며 “동전을 들고 다닐 필요가 없어졌다”고 말했다.

선결제식 주차 단말기는 노변 주차장에만 적용되지 않고 차량이 많은 대형 쇼핑몰 주차장에도 적극적으로 도입되고 있다.

예컨대 영국 런던에서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실내종합쇼핑몰 ‘웨스트필드(Westfield)’ 등 대형쇼핑몰 및 마트 등에도 선결제식 무인 주차 단말기가 설치돼 있다. 주차 정산 단말기는 시내 노변 주차장의 주차 단말기와 유사하게 앱, ARS, 현금 등 세 가지를 통해 결제할 수 있도록 만들어져 있다.

▲영국 런던에서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실내종합쇼핑몰 ‘웨스트필드(Westfield)’에도 선결제식 무인 주차 단말기가 설치돼 있다. 웨스트필드 외벽에 붙어있는 주차 앱 활용 캠페인 광고(왼쪽)에는 주차 앱을 활용할 경우 주차비의 20%를 할인해준다는 문구가 새겨져 있다. 주차 정산 단말기(오른쪽)는 시내 노면주차장의 주차 단말기와 유사하게 앱, ARS, 현금 등 세가지를 통해 결제할 수 있도록 만들어져 있다. [사진=이데일리 DB]
핀테크 인프라 통한 시너지 ‘고용창출’

선결제식 주차 단말기는 주차난을 해소하기 위한 방안으로 도입됐지만 고용창출이라는 시너지를 만들어낸 것으로 현지인들은 평가하고 있다.

실제 선결제식 주차 단말기는 30분부터 2시간까지 30분 단위로 결제를 할 수 있도록 해놓았다. 만약 선결제된 시간보다 1분이라도 넘게 주차돼 있을 경우 과태료가 부과되는 구조다. 주차 시간 위반 과태료는 많게는 100~150파운드까지 무겁게 부과된다.

영국 정부는 노면주차장 단속을 위해 거리 구역별로 주차요원을 고용해 30분 단위로 감시를 하도록 했다. 예컨대 동전 결제의 경우 주차 티켓 시간을 확인하고 ARS 또는 주차 앱을 통해 결제를 한 차는 차량번호를 조회하는 방식이다. 차량 소지자가 주차 시간을 위반하지 않기 위해서는 선결제된 주차시간에 맞게 오거나, ARS 또는 주차 앱을 통해 시간연장 결제를 해야만 한다.

최성재 기업은행 런던지점장은 “선결제식 주차 단말기 설치후 주차 단속 요원이라는 새로운 일자리가 만들어졌다”며 “아울러 영국의 상징인 2층 버스에도 뒷 문을 뚫어 차장을 고용할 정도로 영국 정부의 고용정책이 활발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 관련기사 ◀
☞ [핀테크, 해외 현장을 가다]"카드 없는 세상을 상상해 보세요"
☞ [핀테크, 해외 현장을 가다(上-②]지문·심장박동 등 생체 인식 결제 '뚝딱'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홈런 신기록 달성
  • 꼼짝 마
  • 돌발 상황
  • 우승의 짜릿함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