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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중앙지법 형사24단독 박설아 판사는 10일 오전 10시 20분부터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향정) 등 혐의로 기소된 하정우의 첫 공판을 심리했다. 이날 하정우는 검은 정장에 금테 안경을 낀 채 법정에 들어섰다.
변호인단은 “하정우는 이 사건 범행을 모두 인정하고 현재까지 깊이 반성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며 “인기를 얻는 배우로서 안일하고 경솔한 판단에 진심으로 뉘우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재판에서 “하정우의 프로포폴 범행은 대부분 시술과 함께 사용됐고 의료인에 의해 이루어진 투약”이라며 “프로포폴 투약량 역시 여러 차트에 분산기재됐기에 실제 방문해 투약된 양이 진료기록부에 기재된 사항보다 훨씬 적었다는 점을 참고드린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평소 피부 트러블이 상당했을 뿐 아니라 여러 작품활동에 필수적인 메이크업 특수분장으로 인해 더욱 피부 상태가 좋지 않았고, 배우로서 활동을 이어가기 위해서라도 피부 치료 관리가 필요했다고도 덧붙였다.
특히 이번 사건으로 하정우가 배우로서 입은 경제, 사회적인 타격까지 구체적으로 언급해 이목이 집중됐다. 변호인단 중 한 명인 정영주 법무법인 가율 변호사는 “하정우는 이전까지 그 어떤 사건에도 연루되지 않고 성실히 살아왔다. 사회적 유대관계도 성실했기에 이미 많은 지인들이 선처를 호소 중”이라며 “무엇보다 피고인은 이 사건이 언론에 드러난 2020년 초반부터 현재까지 경제적으로 매우 타격을 입은 상황이다. 배우로 활동하지 못하고 있는 것은 물론 손해배상이 있을 만큼 경제적으로 손상이 크다”고 호소했다.
또 “이로 인해 끼칠 수 있는 소속사 매출 감소 및 영화 제작사 및 투자사의 경제 손실은 결국 피고인에게 전가될 것”이라며 “피고인이 배우로 오랜 기간 활동하며 많은 작품활동을 했고 한국 대중영화의 발전에 기여한 점을 참작해달라”고도 간청했다.
하정우 역시 이날 법정 진술을 통해 직접 “이 자리에 서기까지 주의깊지 못한 점을 뼈저리게 후회하고 반성한다”며 “대중배우가 신중하게 모범을 보여야 했는데 저의 잘못으로 인해 아껴주신 동료 및 가족에게 심려끼친 점 고개 숙여 사죄 말씀 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다시는 이런 일로 이 자리에 서지 않게 조심하며 살겠다. 모든 과오를 앞으로 만회하고 빚을 갚을 수 있게 재판장 선처 바란다”고도 호소했다.
하정우는 재판이 끝난 뒤 취재진과 가진 인터뷰를 통해 다시 한 번 심경을 전했다. 하정우는 “재판 잘 받았고 앞으로 주의깊게 더 조심하며 살겠다”며 “전반적으로 모든 부분을 이야기하고 소명했다. 재판을 잘 기다리는 일만 남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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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하정우는 소속사를 통해 직접 “그간 수사 과정에서 모든 사실을 말씀드렸고, 그에 따른 처분을 겸허한 마음으로 받아들인다”고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다만 과정 및 경위에 대해서는 “여드름 흉터로 피부과 치료를 받아왔고 레이저 시술과 같은 고통이 따르는 경우 수면 마취 상태에서 치료받기도 했다”며 “검찰은 이 과정에서 필요 이상의 수면 마취가 이뤄졌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실제 시술을 받았기에 안일한 판단을 반성하고 있다”고 사과하기도 했다.
하정우가 선임한 변호인단 구성에도 관심이 쏠렸다.
법조계 등에 따르면 하정우는 이번 사건에 소위 국내 ‘10대 대형 로펌’으로 불리는 율촌·태평양·바른·가율 4곳의 법무법인을 중심으로 화려한 변호인단을 구성해 최대 방어선을 구축했다. 기존에 선임한 율촌·태평양 변호사에 추가로 재판을 앞두고 바른 변호사, 가율 변호사를 추가 선임했고, 이를 통해 이름을 올린 변호사만 총 10명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하정우는 이와 관련해 재판 후 취재진과 나눈 인터뷰에서 “나중에 관련해 말씀드릴 부분이 있을 것”이라고 말을 아꼈다. 선고는 내달 9월 14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