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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현지시간) 영국 웨스트민스터 의사당에서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 65번째 여왕의 연설, ‘퀸스 스피치’(Queen‘s Speech)를 했다. 여왕 연설은 새 회기의 시작을 알리는 신호이자 정부의 주요 입법안을 소개하는 홍보의 장이기도 하다. 여왕의 연설임에도 통상적으로 주요 각료들이 대신 연설문을 작성한 이유다.
이번 여왕의 연설은 10월 31일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를 주장하는 보리슨 존슨 정부의 계획을 엿볼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았다. 그러나 이날 연설에서 엘리자베스 여왕은 “EU를 떠난다”는 말 대신 “우선순위”라는 말로 대신했다.
브렉시트 시한까지는 불과 보름, 오는 17~18일 열리는 유럽연합(EU) 회원국 정상회담에서 브렉시트 합의안 추인을 목표로 하는 존슨 정부에 여왕의 연설은 브렉시트를 알리는 카운트다운이었다. 그러나 EU 순환 의장직을 맡은 안티 린네 핀란드 총리는 이날 “EU 정상회의 이전까지 실용적인 또는 합법적인 합의점을 찾을 수 있는 시간이 없다”며 이같은 기대감에 찬물을 끼얹었다.
가디언에 따르면 이날 영국과 EU 협상단은 밤늦게까지 협상을 이어갔지만 합의점을 도출하는 데는 실패했다. 사이먼 코베니 아일랜드 부총리 역시 “합의가 이번주에 가능할 수도 있지만, 아직 이에 도달하지 못했다”며 “다음 주로 넘어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19일은 31일 브렉시트를 염원하는 존슨 총리에 있어서 마지노선이다. 19일까지 합의안이 도출되지 않으면 ‘노 딜’ 브렉시트에 브렉시트 기한을 3개월 연장하는 것을 요청하는 서한을 EU에 보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합의안이 도출되기 어려울뿐더러, 설사 도출된다고 하더라도 영국 의회가 이 합의안을 승인할지 미지수다. 지난 7월 말 취임한 존슨 총리는 영국 하원에서 이뤄진 7번의 표결에서 연거푸 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