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 살리기 2.7조 쓴 한진그룹, 추가 지원은 역부족

5000억원 추가 자구안 제출..유상증자 등 포함
조양호 회장, 구원투수로 2조 이상 유동성 확보
대한항공 등 계열사 부실 우려..채권단 선택 남아
  • 등록 2016-08-26 오후 2:12:53

    수정 2016-08-26 오후 2:47:28

한진그룹의 유동성 확보 내역(2016년 7월말 기준, 단위: 억원, 자료: 한진그룹)
[이데일리 성문재 기자] 한진그룹이 한진해운(117930)에 총 5000억원 규모의 자금을 지원키로 함에 따라 2013년 이후 그룹 차원의 지원액이 1조7000억원을 넘어서게 됐다. 한진해운 자체 확보 금액까지 더하면 한진그룹의 유동성 확보 총액은 2조7000억원에 달한다.

26일 해운업계와 금융권에 따르면 이번 채권단에 제출한 자구안에는 대한항공(003490)을 통한 유상증자와 그룹 차원의 지원, 포괄적 범위에서 조양호 회장의 고통분담 등이 포함됐다. 한진그룹은 한진해운의 위기가 본격화한 2013년부터 한진해운에 대한 지원을 다각도로 펼쳐왔다.

특히 주력 계열사인 대한항공의 역할이 컸다. 유상증자로 4000억원, 영구채로 2200억원, 교환사채 TRS 보증으로 2000억원 등 총 8259억원을 한진해운에 보탰다.

한진(002320)은 신항만 지분과 평택터미널 지분인수를 비롯해 아시아 역내 노선 영업권, 베트남 터미널법인 지분 인수 등을 통해 2351억원을 지원했다. 한진칼의 경우 한진해운의 미국, 유럽연합(EU), 아시아 등의 상표권을 매입해 한진해운이 총 1857억원의 유동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도왔다.

상당수 자금은 한진에너지가 보유하고 있던 에쓰오일(S-OIL(010950)) 지분 매각을 통해 만들어졌다. 지난 2015년 1월 한진에너지는 에쓰오일 지분 3198만주(28.4%)를 1조9830억원에 매각해 1조500억원 차입금을 상환한 뒤 남은 9000여억원의 대부분을 한진해운 지원에 사용했다.

한진해운 자체적으로는 터미널 지분과 선박 매각 등을 통해 1조원 가까운 자금을 만들어 회생에 안간힘을 써왔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은 부실의 늪에 빠진 한진해운을 구하기 위해 지난 2014년부터 한진해운 경영 참여에 나섰다. 경영정상화 때까지 급여 전액 반납을 선언한 조 회장은 2조원 이상의 유동성을 확보하며 총력을 다했다.

이번 자구안에서 조 회장까지 고통분담에 참여한 것은 한진해운에 대한 강한 회생 의지를 보인 것으로 풀이된다. 한진그룹으로서는 할 수 있는 모든 방안을 다 내놨다는 평가다.

현재 한진그룹의 상황은 녹록지 않다는 것이 시장의 평가다. 대한항공은 2분기말 현재 부채비율이 1100%를 웃돈다. 한진해운 지분가치 조정에 따른 평가손실, 영구채권 회수가능가액 하락에 따른 손실 등 올해 상반기에만 5000억원에 가까운 영업외 손실을 기록했다. 3000억원 이상의 잔여 손실 위험도 남아 있다.

한국신용평가는 지난달말 대한항공이 한진해운에 대해 독자적인 지원을 계속하면 자체 재무부담이 커져 신용도에 매우 부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경제개혁연대는 지난 18일 “한진해운의 회생이 불투명한 상태에서 계열사들의 지원이 계속된다면 계열사 임원들의 배임 논란뿐 아니라 계열사들의 동반부실도 우려된다”며 “한진그룹 자체도 부채비율이 높은 상황에서 계열사들이 계속 한진해운을 지원하는 것이 과연 바람직한 것인지 재고할 필요가 있다”는 논평을 낸 바 있다.

재계 관계자는 “국가기간산업인 해운산업을 살리고자 하는 일념으로 한진그룹이 과감한 자구안을 낸 것으로 보인다”며 “이제 채권단이 한진그룹의 의지를 어떻게 평가하고, 결정하느냐에 운명이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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