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들 위한 동화 같은 판타지"…연극 '도둑배우'

日 니시다 마사후미 작품 국내 초연
한정된 공간 속 여섯 인물의 소동극
김태훈 연출 "일본 코미디 한국 정서로"
이한위·병헌·김가은 등 출연…내년 1월까지
  • 등록 2019-11-13 오전 11:15:46

    수정 2019-11-13 오전 11:15:46

연극 ‘도둑배우’의 한 장면(사진=파크컴퍼니).


[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누가 지대로야?”

연극 ‘도둑배우’의 한 장면. 동화작가 ‘지대로’의 집을 찾아온 일명 ‘겨땀맨’의 질문에 두 남자가 서로를 가리키며 말한다. “이 사람이요.” 어린이 잠옷 같은 옷을 입은 중년 남성과 뽀글뽀글 파마머리를 한 청년은 방금 전까지만 해도 서로 자신이 ‘지대로’라고 주장하고 있던 상황. 갑작스럽게 입장을 바꾸는 두 사람의 모습이 코믹하다.

지난 9일 서울 중구 충무아트센터 중극장 블랙에서 개막한 ‘도둑배우’는 이처럼 웃음을 전면에 내세우는 코믹 연극이다. 일본 유명작가 겸 감독인 니시다 마사후미가 2006년 발표한 작품으로 이번이 국내 초연이다. 극작가 오세혁·이해제가 한국 정서로 각색한 대본을 연극 ‘레드’ ‘대학살의 신’의 연출가 김태훈이 무대화했다.

12일 전막 시연회에서 기자들과 만난 김태훈 연출은 “‘도둑배우’는 어른들을 위한 동화 같은 판타지”라고 작품을 소개했다. 김 연출은 “코미디도 있고 언어유희도 있지만 인물들의 에피소드도 다양한 연극”이라며 “단순히 관객을 웃기는 데만 집중하지 않고 인물들이 각자 가져가야 할 코미디와 드라마를 극대화하려고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연극 ‘도둑배우’의 한 장면(사진=파크컴퍼니).


작품은 개성 넘치는 여섯 인물들이 한 공간에서 만나며 벌어지는 좌충우돌 소동극이다. 한때 도둑이었으나 지금은 과거를 청산한 주인공이 선배 도둑의 협박에 가까운 부탁을 못 이겨 동화작가의 집을 털러 왔다 예상치 못한 상황과 맞닥뜨리면서 펼쳐지는 이야기다. 도둑과 동화작가 외에도 원고를 받으러 온 편집자, 도미노를 팔아야 하는 세일즈맨, 동화작가가 돈을 빌린 캐피탈 직원 등 여러 인물 사이에서 증폭되는 오해와 해프닝이 웃음을 자아낸다.

한정된 공간에서 펼쳐지는 소동을 그리면서 인물 각각의 캐릭터가 다소 과장된 점은 일본적인 정서를 많이 느끼게 한다. 김 연출은 “번역본이 일본 코미디 요소가 많아서 어떻게 하면 한국적인 코미디로 표현할 수 있을지 고민이 많았다”며 “윤색 과정에서 배우들과도 많은 이야기를 나누며 우리 정서의 코미디로 만들기 위해 신경을 많이 썼다”고 말했다.

도둑 역은 배우 병헌·김영한이, 동화작가 역은 배우 이한위·권혁준이 맡는다. 이한위는 2016년 연극 ‘민들레 바람되어’ 이후 3년 만에 무대에 선다. 이한위는 “무대에는 연기를 잘하는 선·후배 배우들이 많기 때문에 무대를 찾는 것이 배우로서 늘 자극이 된다”며 “연속극을 마치고 좋은 타이밍에 연극에 출연할 수 있게 돼 행복하게 작업하고 있다”고 말했다.

편집자 역에는 배우 김가은·김소민이 캐스팅됐다. 김가은은 이번이 첫 연극 무대다. 김가은은 “예전부터 무대 경험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다”며 “연습 과정부터 신선해서 좋은 경험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들 외에도 세일즈맨 역에 배우 김지훈·류성훈, 선배도둑 역에 배우 황성대·정근 등이 출연한다. 캐피탈 직원인 겨땀맨 역은 배우 장원령이 ‘원 캐스트’로 무대에 오른다.

웃음을 전면에 내세운 작품이지만 감동을 전하는 순간도 있다. 극 중반 이후 등장하는 ‘극중극’ 장면이 그렇다. 김소민은 “편집자는 이제 막 사회생활을 시작한 신입사원, 세일즈맨은 아등바등 살며 회사에서 잘리지 않으려는 아버지 세대, 동화작가는 꿈을 향해 달려가다 좌절한 사람인 것처럼 우리 작품에는 남녀노소 모두의 삶이 녹아있다”며 “웃음 속에서 ‘우리의 삶은 끝나지 않는다’는 따뜻한 메시지를 전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공연은 내년 1월 27일까지.

연극 ‘도둑배우’의 한 장면(사진=파크컴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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