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히로시마 원폭 2000배 위력 ICBM 발사성공…핵전쟁 공포(종합)

러, 차세대 ICBM '사르맛' 첫 시험
푸틴 "러 적들 다시 생각하게 할 것"
미 "이미 알고 있어…놀랄 일 아냐"
미 당국, 물밑서는 러 핵 동향 주시
우크라發 핵전쟁 공포감 더 커질듯
  • 등록 2022-04-21 오후 1:46:16

    수정 2022-04-21 오후 8:46:00

[뉴욕=이데일리 김정남 특파원] 러시아가 차세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인 RS-28 ‘사르맛’(Sarmat)의 첫 시험 발사에 성공했다. 핵 탄두를 싣고 지구 어느 곳이든 1시간 내에 타격할 수 있는 위력을 가진 무기다. 우크라이나 사태 이후 가장 강력한 핵 위협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에 따라 핵 전쟁 가능성을 포함한 지정학 공포는 한층 커질 전망이다.

20일(현지시간) 러시아 북서부 아르한겔스크주의 플레세츠크 우주기지에서 차세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인 RS-28 ‘사르맛’(Sarmat)이 처음 시험 발사되고 있다. (사진=AFP 제공)


러, ICBM ‘사르맛’ 첫 시험발사

20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러시아 국방부는 이날 “러시아 북서부 아르한겔스크주의 플레세츠크 우주기지에서 사르맛 미사일을 발사해 러시아 극동 캄차카반도에 있는 목표물을 정확히 명중했다”며 “이번이 첫 시험 발사”라고 밝혔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ICBM을 발사하며 실질적인 핵 위협을 가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러시아의 핵 능력은 미국과 함께 세계에서 가장 뛰어난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국방부는 이어 “테스트 과정을 끝내면 전략 미사일 부대에 실전 배치할 것”이라고 했다. 러시아는 사르맛 배치 시기를 올해 가을로 잡고 있다.

사르맛은 러시아가 지난 2009년부터 개발에 착수한 3단 액체연료 로켓형 ICBM이다. 지상 발사 핵 전력의 근간으로 구 소련 당시 생산했던 SS-18 ‘사탄’(Satan)의 차세대 모델이다. 최대 사거리는 1만8000㎞에 이른다. 사르맛은 최대 15개의 다탄두(MIRV·1개의 미사일에 실려 각기 다른 목표를 공격하도록 유도하는 복수의 탄두)와 여러 개의 신형 극초음속 탄두(HGV)를 탑재할 수 있다. 특히 HGV는 지구상 어느 곳이든 1시간 안에 타격할 수 있으며, 미사일에서 분리 이후 자체 비행을 할 수 있다. 사르맛에 장착 가능한 핵 탄두의 위력은 태평양전쟁 당시 일본 히로시마에 떨어진 원자폭탄보다 2000배 이상 크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러시아가 사르맛 1기로 미국 텍사스주는 완전히 초토화할 수 있다고 주장할 정도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직접 TV 연설을 통해 “시험 발사 성공을 축하한다”며 “유일무이한 이 무기는 러시아군의 전투력을 강화하고 외부 위협으로부터 안보를 확실히 보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러시아를 위협하려고 하는 적들에게 다시 생각하게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시험 발사는 러시아가 사르맛 개발을 오래 전부터 개시한 만큼 완전히 새로운 소식은 아니다. 그러나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지정학 긴장감이 최고조에 달해 있는 만큼 의미가 있다는 관측이 많다. 지구촌을 둘러싼 핵 공포감이 더 커질 수 있는 셈이다.

국제전략연구소(IISS)의 더글러스 배리 선임연구원은 “이번 사르맛 발사는 자금과 설계 문제로 지금까지 수년간 지연돼 왔다는 점에서 중요한 이정표”라며 “실전 배치까지는 추가 테스트가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러시아는 사르맛 개발을 2018년 완료했지만 테스트를 수차례 미뤄 왔다.

“미 당국, 핵 동태 주 2~3회 논의”

미국은 이를 두고 “별다른 영향이 없을 것”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존 커비 국방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이런 시험 발사는 통상적인 것”이라며 “놀랄 일이 아니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 혹은 동맹국에 위협이 된다고 평가하지 않는다”고 했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이번 발사가 러시아 침공에 대응하는 미국의 접근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는다”고 했다.

미국은 특히 이번 ICBM 발사를 사전에 알고 있었다고 전했다. 미국과 러시아는 전략무기감축협정(START)에 따라 ICBM을 시험 발사할 경우 상대국에 통보하도록 하고 있다. 예상치 않은 군사 충돌을 피하기 위한 조치다. CNN에 따르면 미 국방부의 한 당국자는 “러시아가 ICBM 발사를 계획하고 있다는 걸 통보 받았다”며 “이에 따라 미사일을 추적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핵 전쟁 가능성이 아예 없는 건 아니다. CNN은 이날 복수의 당국자를 인용해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을 비롯한 핵심 인사들이 핵 방위를 총괄하는 찰스 리처드 전략사령관으로부터 러시아의 핵 무기 관련 동태를 주 2~3회 보고 받고 있다”며 “핵 사용에 대한 우려가 냉전 이후 어느 때보다 높다”고 전했다.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침공 직후인 2월 핵 무기 운용 부대의 경계 태세 강화를 지시했고, 그 이후 핵 전쟁으로 확전할 수 있다는 우려가 꾸준히 나왔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최근 “러시아의 핵 무기 사용 가능성은 진짜 정보가 아닐 수 있지만 사실일 수도 있다”며 “전 세계 모든 국가가 우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사진=AFP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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