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미국이 달라졌다…마스크 겹쳐 쓴 뉴욕시민들

'이중 마스크' 권고 후 뉴욕 일대 둘러보니
이중 마스크 확 늘어…"가장 확실한 방법"
CDC, J&J 백신 승인…백신 속도전 가속화
전문가 "추후 4~6개월 가장 중요한 시기"
변수는 변이 바이러스…3월 대유행 공포감
뉴욕發 확산 데자뷔…'버블론' 증시 촉각
  • 등록 2021-03-01 오후 9:30:00

    수정 2021-03-01 오후 9:30:00

지난 26일 오후(현지시간) 미국 뉴욕 맨해튼 미드타운 인근 극장가가 썰렁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사진=김정남 특파원)
[뉴욕=이데일리 김정남 특파원] 지난달 26일 오후(현지시간) 미국 뉴욕 맨해튼 미드타운 인근. 따뜻해진 날씨에도 코로나19 여파에 거리는 한산했지만, 부쩍 눈에 띄는 모습이 늘었다. 마스크를 두 개 겹쳐서 쓰는 ‘이중 마스크(double masking)’를 쓴 사람들을 곳곳에서 볼 수 있었다.

기자는 빌 드블라지오 뉴욕시장이 이중 마스크를 권고한지 사흘 후인 이날 맨해튼 인근을 둘러봤다. 이중 마스크는 수술용 마스크 위에 천 마스크를 덧대서 쓰는 것을 말한다. 코로나19 권위자인 앤서니 파우치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이 권장한 이후 뉴욕시가 이에 호응한 것이다. 기자가 웨스트 50번가 록펠러센터 인근에서 행인들을 살펴보니 대략 10명에 2명꼴은 이중 마스크를 쓰고 있었다. 마스크 미착용자는 거의 없었다. 유동 인구가 가장 많은 타임스 스퀘어 인근도 비슷했다. 불과 2~3주 전만 해도 맨해튼에서 볼 수 없던 풍경이다. 뉴욕시는 나아가 연방법원에서 이중 마스크를 의무화했다.

맨해튼에 거주하는 한 금융계 인사는 “마스크를 겹쳐 쓰는 게 과학적으로 효과가 있다는 입소문이 퍼지고 있다”고 전했다.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최근 이중 마스크를 쓴 두 개의 마네킹을 6피트(182㎝) 간격으로 마주보게 한 뒤 코로나19 입자를 내뿜게 하는 실험을 했고, 차단율이 95% 이상이었다는 결과를 내놓았다.

마스크 두 개 쓰고 백신 접종하고

뉴저지 테너플라이의 한 초등학교 교사로 일하고 있는 C씨. 10여명의 학생들과 매일 대면하는 그는 한 달 전께부터 두 개의 마스크를 덧대서 사용해 왔다. C씨는 “처음에는 얼굴을 거의 감싸다 보니 호흡 등이 다소 불편했다”면서도 “(학교 운영을 위해서는) 이게 가장 확실한 방법”이라고 했다.

미국 내 이중 마스크가 확산하는 것은 이번 겨울 같은 ‘최악’을 반복하면 안 된다는 공감대 때문이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20일 하루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40만2270명에 달했다. 지난 1월 10일의 경우 31만3516명을 기록했다. 1월 말까지는 10만명 중후반대를 유지했다.

상황이 바뀐 건 지난달 중하순 들어 확진자가 10만명 이하로 내려오면서다. 지난달 27일 기준 7만3351명이다. 최악의 겨울이 닥치기 직전인 지난해 10월 수준이다. 코로나19 팬데믹이 미국을 덮친지 딱 1년이 지났는데, 현재 완화 국면의 기회를 놓치면 안 된다는 기류가 퍼져 있는 것이다. 길게 보면 지금이 팬데믹 종식과 확대의 분수령에 있다는 해석이 적지 않다. 존 볼켄스 콜로라도주립대 교수는 월스트리트저널(WSJ)에 “앞으로 4~6개월이 가장 중요한 시기”라고 했다.

미국이 이중 마스크와 함께 가장 공들이는 게 백신이다. CDC는 존슨앤드존슨(J&J) 코로나19 백신을 최종 승인했다. 모더나, 화이자-바이오엔테크 백신에 이어 세 번째다. J&J 백신은 2회 접종해야 하는 앞선 두 백신과 달리 1회 접종으로 끝나고 꼭 냉동 보관을 하지 않아도 된다. 로셸 월런스키 CDC 국장은 “J&J 백신은 가능한 한 빠르고 많은 사람에게 공평하게 백신을 접종할 수 있도록 한다”고 강조했다.

이미 집단면역 시기를 둘러싼 장밋빛 전망마저 나온다. 뉴욕타임스(NYT)는 최근 연구단체 피코(PHICOR)의 모델을 인용해 집단면역 시기를 오는 7월로 예측했다. CNN의 경우 6월을 제시했다. 올해 미국 경제가 지난해 침체를 딛고 반등할 것이라는 전망이 대세인 것은 팬데믹 호전 가능성이 핵심 근거다. 월가 일각에서는 “한두달 안에 끝날 것”(JP모건)이라는 관측까지 나온 상태다.

일각서 변이發 3월 대유행 공포감

그러나 변수가 만만치 않다. 가장 우려되는 건 변이 바이러스의 확산 가능성이다. NYT에 따르면 컬럼비아대 메디컬센터 연구팀은 지난해 11월 뉴욕에서 채취한 코로나19 표본에서 변이 바이러스(B.1.526)가 발견됐다는 사실을 알렸다. 이는 남아프리카공화국 변이(B.1.351), 브라질 변이(P.1)와 유사하다. 변이는 뉴욕에서 자생적으로 생겨났다는 게 연구팀의 추정이다. 1년 전과 똑같이 뉴욕을 시작으로 한 ‘3월 대유행설’ 공포가 조금씩 나오는 이유다.

캘리포니아공대 연구팀 역시 B.1.526 감염자 증가를 확인했다는 별도의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미셸 누센즈바이그 록펠러대 교수는 “뉴욕 변이 바이러스는 최근 나온 캘리포니아 변이보다 더 우려가 크다”고 말했다.

변이 바이러스가 관심을 끄는 또다른 이유는 최근 자산시장 버블론과 직결돼 있어서다. 망가질대로 망가진 실물경제와 달리 팬데믹 이후 역사상 가장 뜨거웠던 미국 증시는 조정론과 마주하고 있는 상황이다. 월가 한 금융권 관계자는 “이미 나와 있는 여러 위험들은 정책당국이 충분히 대응 가능하겠지만, 경험상 이런 시기에 시장이 전혀 예상치 못했던 뉴스가 나오곤 했다”며 “가장 눈여겨 보는 건 정책적으로 손을 쓸 수 없는 변이 바이러스의 확산 여부”라고 말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코로나19 마스크 2개를 겹쳐서 쓰고 있다. (사진=AFP/연합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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