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인 모를 손떨림이 지속되는 수전증은 대중에게 잘 알려져 있지만 머리를 떠는 두전증은 아직 생소하다. 한의학적으로 떨림 증상을 ‘체머리’라고 한다. 인구 10만명당 415명 정도가 경험하는 비교적 흔한 증상으로 본태성 떨림 또는 본태성 진전으로도 불린다.
손떨림이 가장 흔하고 경우에 따라 머리, 목, 혀, 목소리까지 떨린다. 이 중 머리 부위가 떨리는 두전증은 풍두선, 두선증, 요두증 등으로도 불린다. 보통 목이 좋지 않은 사람이 두전증 증상을 많이 호소하고 상열감, 두통, 어지럼증 등이 동반된다. 반면 수전증은 가슴에 열이 몰리는 심화(心火), 간의 이상이 주원인으로 가슴이 답답하고 명치 쪽이 불편한 증상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다.
문병하 광동한방병원 뇌기능센터 원장은 “두전증은 환자 스스로 인지하기보다는 주변에서 ‘머리가 떨린다’고 알려줘 뒤늦게 증상을 깨닫는 사례가 대부분”이라며 “수전증보다 주변 시선을 강하게 의식하고 스트레스가 더 심한 게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문병하 원장은 “수전증과 두전증 같은 체머리 증상은 생명을 위협하지는 않지만 업무나 기본적인 일상생활에 지장을 주고 심하면 우울증 등으로 악화될 수 있다”며 “눈을 마주치고 말을 할 수 없을 정도로 머리가 흔들리면 평범한 대화나 대인관계에도 문제가 생기게 된다”고 말했다. 보통 본태성 떨림이 있는 사람의 15~25%가 떨림 증상 탓에 조기은퇴하고, 60%는 직업 선택시 문제가 되는 것으로 추정된다.
문병하 원장은 “모든 떨림 증상은 스트레스를 많이 받거나 심하게 흥분했을 때 발생하므로 정서적인 안정을 취해야 한다”며 “잠을 충분히 자고 마그네슘·비타민·미네랄 등을 충분히 섭취하되 카페인이 다량 함유된 식품은 섭취를 자제하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