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Story]택배기사 전부가 2만9900원 음성무제한 못쓰는 이유는?

  • 등록 2015-05-27 오후 1:48:02

    수정 2015-05-27 오후 6:15:45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SK텔레콤(017670)의 ‘band 데이터 요금제’가 출시 일주일만에 가입자 50만명을 확보하는 등 이통3사의 ‘데이터 중심 요금제’가 인기를 끌지만, 이통사들의 꼼수라는 비판 보도도 잇따른다.

‘band 데이터 요금제’ 가입자중 요금제를 하향한 비중이 61%나 됐지만, 홍보 내용과 실제가 다르다는 비판이 있는 것이다.

데이터 중심 요금제의 경우 음성 중간, 데이터 중간 사용자에게는 적합하지 않다. 스마트초이스 포털에서 내 통화패턴을 확인한 뒤 기존의 다른 요금제에 머물러 있으면 된다.

다만, 최근 MBC가 보도한 택배기사의 경우는 이통사 꼼수인지 아니면 해당 서비스 적자를 고려한 불가피한 선택이었는지 따져봐야 할 것 같다.

택배기사 중 ‘050’쓰는 사람은 음성 무제한에서 제외

MBC는 27일 이통사들이 매달 일정 요금만 내면 통화나 문자를 무제한으로 쓸 수 있는 새 요금제(데이터 중심 요금제)를 출시했는데, 구멍이 숭숭 뚫려 있다고 보도했다.

택배기사가 쓰는 ‘050’으로 시작되는 전화번호의 경우 월 2만9900원에 음성을 무제한으로 쓸 수 있는 요금제 대상이 아니라는 것이다.

보도에서는 하루 평균 100통 이상 전화를 거는 택배기사 통화 열 통 중 여덟아홉 통은 연결은 되지만 진짜 번호는 알 수 없는 1회용 연락처인 ‘050’ 안심번호를 이용하는데 이통사들은 이를 음성 무제한 요금제에서 제외해 문제라고 지적했다.

또 2G폰에서는 가입할 수 없는 것도 문제라고 비판하면서, 구형 휴대폰을 가지고 있다는 이유로 이 요금제에 가입할 수 없는 사람이 900만 명에 달한다고 보도했다.

▲한국케이블텔레콤의 050번호 서비스 개요도(출처: 한국케이블텔레콤 홈페이지)
‘050’은 평생번호…접속료 적자로 음성 무제한에서 빠진 것

일반인에게는 좀 생소하지만 우리나라에는 ‘050’으로 시작되는 특수번호가 있다. 050은 평생번호 개념의 서비스 식별 번호로 처음에는 내 번호를 외부에 노출하고 싶지 않은 고객이 많았지만, 최근들어서는 택배기사나 대리운전 등에서 많이 이용한다.

그런데 이 050 번호는 이통3사가 직접 운영하는 게 아니다.

세종텔레콤, 드림라인, 한국케이블텔레콤 같은 부가통신사업자들이 운영한다.

서비스 절차는 택배 기사가 휴대폰으로 050 번호에 전화하면 이통3사(SK텔레콤, KT, LG유플러스)를 거쳐 다시 050사업자(세종텔레콤, 드림라인,한국케이블텔레콤) 등을 거치고 이후 다시 이통3사를 거쳐 050번호에 매칭돼 있는 이동전화 고객과 연결된다.

이 과정에서 이통3사는 050사업자에게 접속료를 줘야 하는데 이게 일반 전화보다 비싼 게 사실이다.

즉 택배기사는 통화료를 이통3사에 부담(초당 1.8원)하지만, 중간에 끼여 있는 이통사는 050사업자에게 접속료(16원+20원=36원)하고, 050사업자는 실제 착신을 받는 이통사에 접속료를 일부(20원)주게 돼 있는 구조다. 덧붙여 발신 이통사는 050사업자에게 추가로 13원(지능망이용대가 9원+서비스개발대가 4원=13원)을 줘야 한다.

결국 이통사들은 050 사업자에게 호당 29원 가량의 접속료를 정산해야 하는 것이다.

이통사들은 ‘050’ 서비스 구조를 보면 접속료에서 마이너스이기 때문에 월 2만9900원 음성 무제한을 적용하기 어려웠다는 입장이다. 밑지는 서비스에 추가 혜택을 주기는 어렵다는 의미다.

생계형 050은 예외 안 되나…사회적 합의의 문제

그렇다면 전부는 아니어도 이통사들이 ‘050’을 쓰는 사람 중 생계형으로 쓰는 사람에 한해 음성 무제한을 제공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택배기사들이 010을 써도 택배를 받는 고객이 번호 노출을 꺼려 ‘050’을 원한다면 택배기사들은 다른 도리가 없지만, 일단 이통사들은 택배기사의 생계형 통화라는 점을 발라내기는 기술적으로 어렵다면서 난색이다.

그런데 궁금증이 남는다.

이통3사가 이번에 내놓은 데이터 중심 요금제는 이동통신 요금제 전부를 강제로 바꾼 게 아니다. 기존 요금제는 유지되고, 선택할 수 있는 것을 하나 더 늘렸을 뿐이다.

그럼에도 일부에서는 ‘050’ 문제나 2G가입자 가입 불가능 문제로 데이터 중심 요금제 자체를 폄하한다.

물론 이통사들이 LTE에 한해(SK텔레콤은 3G가입 가능) 이 요금제를 출시한 것은 당장은 손해가 나더라도 2G나 3G고객을 수익이 많이 나는 LTE로 이전시키려는 경영 전략의 일환이기도 하다.

하지만 민간기업이 제공하는 통신 서비스의 요금 구조를 정부나 정치권 등에서 일괄 통제하는 방식이 맞는 지는 모르겠다.

그보다는 제4이동통신이든, 알뜰폰이든 경쟁활성화를 통해 고객의 요금제 선택 대상을 넓혀주는 게 일자리도 챙기고 요금도 낮추는 길이 아닐까.

▶ 관련기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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