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百 판매직원이 옥상으로 올라간 까닭은?

연말 시즌 모피 환불은 다반사..수선까지 하고도 '당당'
"백화점 직원은 감정노동자..상호 존중 있었으면"
  • 등록 2014-04-16 오후 2:21:33

    수정 2014-04-16 오후 2:21:33

[이데일리 장영은 기자] 지난 15일 오후 5시 현대백화점(069960) 본점 옥상에서 40대 여성 최씨가 자살 소동을 벌였다. 백화점 주방용품 행사매장에서 일하던 계약직 판매 사원인 최씨는 상품을 판매하던 중 가격을 두고 고객과 언쟁이 높아졌다. 브랜드에서 책정한 할인율보다 더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라는 요구를 받았기 때문. 이 과정에서 모욕적인 언사를 들었다는 게 최씨 측 주장이다. 최씨는 자신에게 모욕적인 말을 한 고객의 사과를 요구하며 30여분 간 자살 소동을 벌이다 백화점 직원들과 경찰의 설득에 내려왔다.

봄 정기세일에 돌입한 백화점들이 블랙컨슈머(상습적 악성 민원제기 소비자)로 몸살을 앓고 있다. 백화점 이미지가 훼손될까 문제를 확대하지 않는다는 심리를 이용해 폭언·욕설·난동 등을 일삼는 ‘악성 진상고객’이 더욱 늘고 있다.

업계는 이번 사건으로 새삼 백화점 ‘진상’ 고객에 대한 이야기가 회자되고 있다. 지난해 초까지 한 대형 백화점 판매직원으로 일했다는 한미숙(42)씨는 ”백화점 판매직원이야 말로 대표적인 감정 노동자”라고 했다. 그는 “자살 소동까지 벌인 건 조금 지나쳤다고 생각하지만 옥상으로 올라가고 싶은 그 심정은 백번 이해한다”며 “집에 가면 똑같은 엄마이고 딸인데 인격적으로 심하다는 생각이 들 만큼 막말을 듣는 경우가 많다”고 털어놨다.

A백화점의 경우 지난 연말 홍삼 10뿌리를 사간 고객이 먹다 남은 3뿌리를 가져와 전체를 다 환불해 달란 일이 있었다. 50대 남성 고객은 “홍삼을 먹었는데 힘이 나지 않는 걸 보니 가짜 홍삼이 분명하다”며 화를 냈다. 또 이 백화점에서 산 신발을 신고 허리디스크가 걸렸다며 환불과 정신적인 피해보상을 요구한 30대 여성 고객도 있었다. 매장에서 울음과 고성을 터뜨리며 소란을 피우던 이 고객은 병원에서 진료를 받은 후 처리하자는 제안에 다시 오겠단 말만 남기고 자취를 감췄다.

졸업과 입학, 각종 행사가 겹치는 연말 연초는 백화점의 성수기이기도 하지만 블랙컨슈머의 활동도 가장 왕성한 시기다. 모피와 정장 등 고가 의류를 사서 한두번 입고는 환불을 요구하는 고객들이 부지기수다.

B백화점에서는 올해 초 구매한지 2주가 지난데다 수선까지 한 정장을 환불해달라는 사례가 있었다. 환불 사유는 해당 제품이 울 100% 정장인 줄 알고 구매했는데 혼방이었다는 것. 백화점측에서 판매 단계에 설명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싸구려 재질의 옷을 입어 졸업식에서 체면이 서지 않았다”며 강력하게 항의하고 소란을 부리는 바람에 경찰까지 출동했다.

C백화점 관계자는 “연말에는 모피 환불이 쇄도하는 데 착용을 한 후에 환불을 해달라고 요구하는 사례가 꽤 많다”며 “심지어 몸에 맞게 수선까지 한 제품을 환불해 달라며 난동을 피우는 경우도 종종 있다”고 귀띔했다. 워낙 고가인 만큼 과시용으로 한 두번 입고는 환불을 요구해 실속만 챙기려는 고객들이 비일비재 한다는 것.

한 백화점 관계자는 “백화점이 고급 서비스를 경쟁력으로 하는 업태라는 점을 역으로 이용해 무리한 요구를 하는 고객들이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이중에선 판매직원들에 대한 모욕이나 협박까지 일삼는 경우가 있어 안타깝다. 최소한의 인격적인 존중이 아쉽다”고 말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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