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百 생활가전 진출 실패..업계 큰 지형 변화없을 듯
농협 PE-글랜우드 컨소시엄이 올해 상반기 인수합병(M&A) 시장 최대 관심기업이었던 동양매직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면서 생활가전업계는 안도의 한숨이다. 당초 동양매직 인수전은 현대백화점(069960), 교원, 쿠쿠전자 등의 SI 주축 컨소시엄과 각 사모펀드가 주축이 된 FI 컨소시엄 간의 대결 구도로 치러졌다.
시장 전문가들은 인수 후보군들이 동양매직 매각가를 2500억원 내외로 비슷하게 평가하고 있는 만큼 회사를 장기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현대백화점 등 SI 컨소시엄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전망해 왔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농협 PE 컨소시엄이 3000억 원대의 높은 인수 가격을 써내 현대백화점 등 쟁쟁했던 인수 후보를 제치고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일각에서는 FI의 과열 경쟁으로 매각가가 부풀려져 ‘승자의 저주’가 될 수 있다는 우려다.
특히 업계 태풍의 눈으로 부상했던 현대백화점 그룹이 인수할 경우 강력한 유통망으로 동양매직 제품 판매가 크게 늘어날 수 있어 경쟁사들은 긴장해 왔다. 현대백화점이 동양매직 렌털망을 이용해 다양한 제품을 판매할 수 있어 렌털업계도 숨을 죽이고 동양매직 매각 과정을 지켜봐 왔다.
동양매직 경영 안정 기대..장기적 성장 가능성
비록 장기적으로 회사를 운영할 SI 는 아니지만 농협 PE로의 인수도 동양매직에 자체에 그리 나쁜진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우선 FI들이 통상 피인수 기업의 기존 경영 방식에 크게 관여하지 않는 만큼 동양매직이 지금처럼 독립적으로 운영될 공산이 크다. 동양매직은 모기업인 동양그룹의 법정관리 사태에서도 독립 경영을 바탕으로 꾸준한 성장을 해왔다.
업계 관계자는 “경영진과 경영방향을 모두 바꾸려는 SI보다는 독립 경영을 보장해 주는 FI 컨소시엄으로의 인수가 현재의 동양매직에는 더 좋을 수 있다”며 “경영의 안정성만 뒷받침 된다면 동양매직은 향후 더 성장할 가능성을 충분히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