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업황 좋아지는데도..‘현금상환’ 택한 철강사들

  • 등록 2017-08-21 오후 12:35:02

    수정 2017-08-21 오후 12:35:02

[이데일리 함정선 기자] 국내 철강업계 2~3위가 하반기 돌아오는 회사채 만기도래에 ‘현금 상환’을 결정했다. 철강 산업이 호조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지만 재무제표 개선이 더 중요하다는 판단에서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제철과 동국제강은 이달 이후 돌아오는 회사채 만기를 현금으로 갚기로 했다.

철강 업황이 좋아지는데다 최근 회사채 시장에서 ‘A’급 이하 회사들까지 흥행에 성공하는 것을 고려하면 의외의 선택인 셈이다. 실제로 무디스는 아시아 철강산업의 수익성이 안정적으로 유지될 것이라며 철강 산업에 대한 전망을 ‘부정적’에서 ‘안정적’으로 조정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철강사들이 회사채 상환에 나서는 것은 당장의 업황 개선보다는 장기간 지속되고 있는 수요 정체에 익숙해진 탓이다. 업황 개선을 눈으로 확인하기 전에는 보수적인 투자 기조를 이어가며 차입금을 줄이는 것이 먼저라는 얘기다.

현대제철(004020)은 ‘AA’급 우량 신용등급에도 29일 만기가 돌아오는 회사채 3000억원을 현금상환하기로 했다. 최근 회사채 시장에서 AA급에 대한 수요가 높은 점을 고려하면 회사채 발행 적기지만, 현금이 충분한데다 차입금을 줄여 안정적인 재무구조를 유지하기 위해서다.

무엇보다 현대제철은 이미 올해에만 공모와 사모를 통해 6300억원의 회사채를 발행하며 회사채 발행물량만 총 4조8800원에 이른다. 이 때문에 현대제철의 순차입금은 올 3월 말 기준 11조3900억원으로 신용평가사들은 등급 대비 다소 높은 수준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신평사들은 현대제철의 신용등급이 단기간에 크게 변하지 않을 것으로 보면서도 차입금 경감 수준을 핵심 모니터링 요소로 삼고 있다. 차입금 여부를 지속적으로 살펴 신용등급이나 신용등급전망에 반영하겠다는 것이다.

동국제강(001230)도 올해 10월 만기도래하는 2000억원 회사채를 현금으로 갚기로 했다. 내년 초까지 회사채 만기 물량을 대부분 현금상환하는 것이 목표다.

동국제강은 현재 투기등급인 ‘BB+’ 신용등급을 조금이라도 빨리 투자등급으로 올려야 하는 상황이다. 최근 신용평가사들이 동국제강의 신용등급전망을 ‘안정적’에서 ‘긍정적’으로 상향한 상태로, 차입금을 줄이고 업황이 좋아지면 신용등급도 다시 ‘A’급 투자등급으로 올라갈 가능성이 커진다.

동국제강이 10월 2000억원의 회사채를 현금상환하면, 남는 회사채 잔여 물량은 450억원에 불과하다. 특히 동국제강은 현재 보유현금성 자산이 3600억원 수준으로 회사채 등 상환부담에 충분히 대응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금융투자업계는 철강사들의 회사채 현금 상환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세아제강이 이달 500억원의 회사채를 발행하지만, 이는 단기 차입금을 장기화하는 물량이다. 철강업이 본격적인 성장궤도에 오르고 신용등급이나 전망이 상향된 후 회사채 발행이 재개되리라는 전망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철강업이 중국의 철강 증산 또는 감산 등 외부적인 요소에 많이 흔들리다 보니 철강사들이 재무구조에 대해 보수적인 대응을 하고 있다”며 “업황 개선이 눈으로 확인되면 다시 회사채 시장에 돌아올 것”이라고 말했다.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돌발 상황
  • 이조의 만남
  • 2억 괴물
  • 아빠 최고!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