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한해 마약·정신질환·선거 범죄 증가할 것"

지난 14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앞.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김성훈 기자] 올 한해 전체 범죄 발생은 감소하지만 마약·정신질환·선거 관련 범죄가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5대범죄(살인·강도·강간(강제추행)·절도·폭력) 가운데 강간·강제 추행은 증가세를 보이고 있어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40~50대 중년층이 대상인 불법사금융 사건이나 인터넷 전문은행 등에서 발생할 신종 금융범죄도 주의해야 할 요소로 꼽혔다.

경찰대학 치안정책연구소는 이러한 내용을 담은 ‘치안전망 2018’을 발간했다고 18일 밝혔다. 치안전망 2018은 올해 치안환경 변화를 예측하고 이에 따른 경찰의 분야별 정책수립 방향을 담기 위해 2012년부터 해마다 발간하고 있다.

보고서는 △지난해 치안활동 복기 △사회·문화 등 치안환경의 변화 △경찰개혁 논의와 방향 △2018년 치안정책 방향으로 이뤄졌다.

보고서에 따르면 전체 범죄 발생건수는 소폭 감소를 예상하는 반면 마약·선거 관련 범죄는 증가세를 보일 전망이다. 올해 6월 치러지는 지방선거에다 정신질환에 대한 사회적 인식 확산, 정신질환자로 분류되는 범죄자 수 증가 등이 원인으로 꼽혔다.

보고서는 5대 범죄가 2012년 이후로 감소 추세를 보이는 상황에서 올해도 감소세를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강간·강제추행은 여전한 오름세를 보여 적극적인 예방·대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전화금융사기나 불법 사금융 범죄가 증가할 것이란 예상도 나왔다. 보고서는 지난해 대출빙자형 전화금융사기 범죄가 늘어난 상황에서 금리 인상으로 대출 압박에 시달리는 서민들을 대상으로 한 전화금융사기 및 불법 사금융이 증가할 것으로 진단했다.

사물인터넷(IoT) 기기 보급이 늘면서 가정이나 소형 사무실의 인터넷 공유기에 연결된 IoT 기기 해킹피해 가능성도 점쳐졌다. 카카오나 케이뱅크 등 지난해 출범한 인터넷전문은행 운영 과정에서 신분도용에 의한 계좌개설 및 통장대여나 문자에 의한 스미싱(악성코드 설치)피해 우려도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보고서는 성폭력이나 가정폭력, 성매매, 데이트폭력 등 이른바 ‘젠더 폭력’에 대한 대응도 주문했다. 성폭력 피해자 수가 감소세지만 성폭력 신고 건수는 증가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특히 가정폭력은 신고율이 낮아 피해자 중심의 보호·지원 시스템 구축을 지적하기도 했다.

학교폭력은 부산 여중생 집단 폭행사건과 강릉 집단 폭행사건 가해자인 ‘학교 밖 가해학생’의 증가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학교 내 성폭력은 △카메라 등 이용 촬영행위(몰카) △통신매체 이용 음란 행위 등 비접촉형 성폭력이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보고서는 이밖에 체류외국인 증가에 따른 범죄 수법의 다양성을 예상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체류외국인은 213만명(지난해 11월 기준)으로 외국인 범죄도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올해는 체류외국인에 의한 범죄 수법의 지능·흉포화로 잔혹한 형태의 범죄 양상을 예견했다.

치안정책연구소 관계자는 “시시각각 변화하는 치안환경에 대처하고자 해마다 ‘치안전망’을 관련기관 및 학계에 배포하고 있다”며 “치안전망에 관심이 있는 누구나 찾아볼 수 있도록 연구소 홈페이지(psi.go.kr)를 통해 일반 시민에게도 공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