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신흥국보다 속도 빠른 美증시…"닷컴버블 때 같다"(종합)

더 견고해진 美中무역 ‘낙관론’…3대 지수 ‘사상 최고치’
S&P·나스닥 이어 다우지수도 ‘최고치 행렬’ 동참
美증시 쏠림 심화…올 수익률 23%, 유럽·中·신흥국 압도
"미중 무역갈등 해소…美시장 더 매력적으로 만들 것"
“低성장·低물가·低금리에…10년간 수익률 반토막”경계 목소리...
  • 등록 2019-11-05 오전 11:49:21

    수정 2019-11-05 오후 4:34:39

사진=AFP
[이데일리 방성훈·안승찬 기자, 이준기 뉴욕 특파원] 미국 뉴욕증시 3대 지수가 4일(현지시간) 일제히 급등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미중 무역협상 낙관론이 더욱 견고해진 영향이다.

뉴욕증시는 올해 들어서만 20% 수익률을 기록하는 등 최고가 경신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현재 경제 상황을 감안, 과도한 급등세를 경계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모건스탠리는 이날 향후 10년 간 장기 투자 수익률이 과거 20년의 절반 수준으로 떨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더 견고해진 美中무역 ‘낙관론’…3대 지수 ‘사상 최고치’

뉴욕증권거래소(NYSE)는 이날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14.75포인트(0.42%) 상승한 2만7462.11에 거래를 마쳤다고 밝혔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와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도 각각 11.36포인트(0.37%)와 46.80포인트(0.56%) 뛴 3078.27과 8433.20에 장을 마감했다.

지난주 나란히 신고가를 경신한 S&P 500과 나스닥이 최고치 행진을 이어간 가운데, 다우지수까지 지난 7월 이후 약 4개월 만에 장중은 물론, 종가 기준으로도 최고치를 다시 쓰며, 행진 대열에 동참한 것이다.

결정타는 역시 시장의 최대 관심사인 미중 무역협상의 진전이다.

윌버 로스 미 상무장관이 지난 주말 중국 최대 통신장비업체 화웨이에 대한 미 정부의 판매 허가가 “조만간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은 지난 5월 이후 화웨이를 비롯한 관계기업들을 수출 거래제한 기업명단, 즉 블랙리스트에 올리면서도 미 기업들로부터 화웨이 거래를 위한 허가 요청을 받아 심사해 왔다.

더 나아가 로스 장관은 이른바 ‘1단계 무역합의’ 서명 시기와 관련, “이달 중 체결될 수 있다”고 단언했다. 기 싸움을 이어갈 것으로 관측됐던 양 정상 간 서명 장소로는 아이오와주(州)나 알래스카주, 하와이는 물론, 중국의 지역 가운데 한 곳에서 이뤄질 수 있다고 했다.

지난주 발표된 미국의 3분기 성장률과 10월 고용지표 등 핵심 경제 지표들이 호조를 이어가며 ‘경기침체’ 우려를 사실상 지운 것도 투자심리를 극대화했다. 3분기 기업실적이 양호한 흐름을 이어가는 점도 한몫 톡톡히 했다는 분석이다.

美증시 쏠림 심화…올 수익률 23%, 유럽·中·신흥국 압도

뉴욕증시는 올해 들어서만 수익률이 20%를 웃돌고 있다. S&P500 지수는 올해 들어 지난주까지 23% 수익률을 기록, 2013년 이후 6년 만에 최고 상승률을 보였다. IT종목들이 37% 폭등하면서 지수를 끌어올렸다.

시장조사업체 펙트셋에 따르면 글로벌 벤치마크인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미국 지수도 올해 23%로 S&P500 지수와 같은 폭으로 올랐다.

미국을 제외한 나머지 국가들의 MSCI 지수가 평균 14% 상승에 그친 것과 비교하면 9%포인트 가량 높다. 유럽(16%), 중국(12%), 신흥국(10%)과도 큰 격차를 보이는 등 미국의 주가 상승률이 유럽, 중국, 신흥국을 압도하고 있다.

주목할만한 점은 이미 크게 오른 주식시장에 지속적으로 자금이 몰리고 있다는 점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은 경기침체 우려, 채권·금 등과 같은 안전자산으로의 대규모 자금이탈 우려에도, 고용시장 호조세, 꾸준한 소비지출 등이 미국 주식을 떠받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는 다시 말하면 미국 경기 상황이 다른 국가들보다 훨씬 좋은 상태라는 얘기다. 신문은 “미중 무역갈등이 해소되면 수출 의존도가 높은 유럽과 아시아 국가들에게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보이지만, 실제로는 미국 시장을 더 매력적으로 만들고 있다”면서 글로벌 증시 흐름이 미국 시장에 집중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실제로 미국 내수시장에서 벌어들이는 수입이 절반 미만인 대기업들의 경우 실적이 악화되고 있다”며 “투자자들은 가격 부담이 크게 높아진 상황에서도 ‘가격 프리미엄’을 부담하며 미국 주식을 사고 있다”고 설명했다.

골드만삭스도 이날 미국 주식 비중을 확대하라는 보고서를 냈다. 사상 최고치로 비싼 가격인 것은 사실이지만 미국 경제 펀더멘털이 다른 국가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강한데다, 경제성장률 흐름을 봤을 때 여전히 기대 수익률이 높다는 분석이다.

월스트리트저널 홈페이지 캡쳐


“低성장·低물가·低금리에…10년간 수익률 반토막”경계 목소리도

하지만 과열된 투자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모건스탠리는 이날 보고서를 통해 앞으로 10년 간 주식과 채권 비중을 각각 6대 4로 구성한 전통적인 포트폴리오의 기대수익률은 2.8%에 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는 지난 20년 간 같은 포트폴리오로 낸 수익률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고 CNBC는 설명했다.

성장률 하락, 낮은 인플레이션, 저금리 등 이른바 3저(低) 현상이 지속되면서 주식 60%, 채권 40%로 구성된 전통적인 포트폴리오의 잠재 수익률이 떨어질 것이라는 것이다. 미중 무역전쟁, 보호무역주의에 따른 무역장벽, 각종 정치적 리스크 등으로 글로벌 성장률이 꺾인데다, 저성장 기조가 중장기적으로 지속돼 투자 환경을 악화시킬 것이라고 모건스탠리는 진단했다.

저물가 및 저금리도 장기적인 기대 수익률을 끌어내리는 요인으로 꼽혔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지난달 기준금리를 1.50~1.75%로 인하했지만 미국을 필두로 주요국 벤치마크 국채 수익률이 저조한 수준에 머물 것으로 회사는 예측했다.

각국 통화완화 정책으로 주식 등 위험자산 수익률 상승을 기대하기 힘든 상황에서, 주식시장이 하락할 때 채권으로 손실을 상쇄하는 일이 어려워질 수 있다고 모건스탠리는 경고했다. 이에 따라 전반적인 수익률 하락에 투자자들도 눈높이를 낮출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뱅크오브아메리카메릴린치도 최근 “침체 우려 속에 글로벌 투자자들이 채권 매입에 뛰어들면서 거품이 만들어지기 시작됐다”면서 주식 60%, 채권 40% 식의 전통적 포트폴리오를 유지하는 투자자들도 타격을 입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소시에테제네랄(SG)의 알버트 에드워즈 글로벌 전략가는 미국의 온라인매체 마켓워치와의 인터뷰에서 뉴욕 주가지수와 기업이익 간 간극이 닷컴버블 형성기 이후 최대치로 벌어졌다고 지적하면서 “기업이익의 침체가 시작되면 사기꾼이 누구인지 드러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2001년 때처럼 투자자들 사기꾼 주식과 진짜 성장주를 구별해기 시작할 것”이라며 “주식시장의 대학살이 일어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돌발 상황
  • 2억 괴물
  • 아빠 최고!
  • 이엘 '파격 시스루 패션'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