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도 여객선 침몰]"꼭 살아돌아와"..애타는 단원고 선후배들

교실 칠판마다 무사귀환 기원 글로 도배
사망 소식 접한 학부모 책상 붙잡고 오열
  • 등록 2014-04-17 오후 1:48:27

    수정 2014-04-17 오후 3:28:49

[안산=이데일리 신상건 기자] ‘00아, 00아 빨리 조심히 돌아와. 기다릴께. 애들아 꼭 살아서 돌아와.’

수학여행을 떠난 학생 대다수가 여객선 침몰사고로 실종된 안산 단원고등학교 2학년 4반 교실 칠판에는 1, 3학년 선후배들이 세월호에 승선했던 학생들이 무사히 돌아오기를 바라는 기원 메시지가 가득했다.

칠판에 글을 적던 한 학생은 “더는 아무도 다치지 않고 빨리 돌아왔으면 좋겠다. 함께 몸 건강히 학교생활을 했으면 좋겠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단원고 강당에 마련된 상황실에는 뜬눈으로 밤을 지새운 학부모들과 임시 휴교인데도 친구들의 소식을 기다리는 학생들 200여 명이 자리를 가득 메웠다. 가족과 학생들은 실시간으로 뉴스를 확인하며 구조소식을 애타게 기다리고 있다.

강당 상황실에 설치된 대형 TV를 통해 사망 소식이 들릴 때마다 탄식이 쏟아졌다. 자녀의 사망 소식을 접한 한 학부모는 교실에 내려가 자녀의 책상을 붙잡고 오열 하기도 했다.

이 부모는 “기자들도 함께 명복을 빌어달라”며 “다른 학생들은 꼭 집으로 돌아왔으면 한다”며 말을 잇지 못했다.

다문화 가정의 한 어머니가 교무실을 찾기도 했다. “우리 아이가 연락이 되지 않는데 진도로 가려면 어떻게 가야하냐”며 서툰 한국어로 선생님을 찾아 안타까움을 더했다.

2학년에 여자친구를 둔 단원고 3학년생 A군은 여자친구가 연락이 없다며 한숨을 쉬었다. A군은 “어제 오전 8시 30분쯤 문자를 끝으로 연락이 없다”며 “친구들에게도 연락을 해봤지만 답이 없어 답답해서 나왔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아직 사망자 명단이 나오지 않아 다행이지만 혹시나 하는 마음에 정말 걱정된다”고 말했다.

교무실에 마련된 상황실에는 선생님 20여 명이 남아 학생 등의 구조와 치료 소식을 실시간으로 확인하며 비상체제에 돌입했다. 또 2학년 교실들을 폐쇄하고 학생들의 흔적이 훼손되지 않도록 하고 있다. 적십자 단원과 안산단원경찰서 학부모폴리스 등 100여 명은 물과 빵, 컵라면 등을 가져와 학생과 학부모들의 끼니를 챙기며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다.

단원고는 침몰한 세월호에 탑승했던 학생 325명과 교사 14명 중 학생 4명, 교사 2명의 사망이 확인됐으며 학생 75명, 교사 3명 등 78명이 구조됐다고 밝혔다. 255명은 실종상태다.

한편 단원고는 임시 휴교기간을 오는 18일까지에서 23일까지로 연기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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