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길선 현대重 회장 “리먼사태보다 위기 심각..고비용구조 개선해야”

구조조정안 추진 강행 의지 표현
“수주 회복 상황 기회 잡도록 힘 모아야”
노동조합 토론회 개최 요구 거부로 설명회 불참
  • 등록 2016-07-01 오후 2:49:09

    수정 2016-07-01 오후 2:49:09

최길선 현대중공업 회장이 1일 오전 울산 현대중공업 본사에서 열린 ‘비상경영설명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현대중공업 제공.
[이데일리 최선 기자] 최길선 현대중공업(009540) 회장은 1일 “예측이 불가능한 미래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고비용 구조를 반드시 개선해야 한다”고 밝혔다. 현재 추진 중인 구조조정안 추진을 강행하겠다는 의지를 표현한 것으로 풀이된다.

최 회장은 이날 창사 이래 처음으로 전 임직원을 대상으로 ‘비상경영설명회’를 열고 “과거 오일쇼크나 리먼사태 때보다 훨씬 크고 심각한 위기 상황을 맞아 우리의 모든 약점이 드러났다”며 이처럼 말했다.

또한 최 회장은 “우리의 현실을 정확히 인식하고 수주가 회복되는 상황이 올 때 반드시 그 기회를 잡을 수 있도록 경쟁력 회복에 힘을 모아야 한다”며 “자구안 추진 과정에서 불편과 어려움을 겪겠지만 모든 구성원이 힘을 합쳐서 지금의 어려운 상황을 극복하고 명예와 자존심을 되찾을 수 있도록 적극 동참해달라”고 당부했다.

이날 울산 본사 사내 체육관에서 열린 비상경영설명회에는 최길선 회장, 권오갑 사장, 김정환 조선 사업대표 사장, 김환구 안전경영실 사장을 비롯한 7개 사업대표들이 직접 참석해 현재 회사 상황을 종업원들에게 설명했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분사, 희망퇴직, 근무시간 단축 등 일련의 경영개선 계획에 대한 이해와 함께 수주 절벽에 따른 일감 부족 등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해법을 함께 고민하는 자리였다”고 설명했다.

설명회에서는 주채권은행으로부터 승인 받은 자구안의 주요 내용에 대한 설명이 이뤄졌다. 현장 질의응답 등을 통해 종업원들이 궁금해 하는 내용들을 사업대표들이 직접 설명하는 시간도 마련됐다.

‘지금까지 쌓아둔 사내 유보금을 풀어 고용보장, 임금인상 등으로 사용하면 되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대해 한 경영진은 “사내 유보금이 전부 현금이라면 굳이 금융권에서 돈을 빌릴 이유가 없다”며 “사내유보금 중 현금은 전체의 10%인 1조3300억원 정도에 불과하다”고 답했다

또한 분사를 통한 경쟁력 제고가 가능한 지를 묻는 직원의 질의에 회사 측은 “우리 조선사업본부의 원가가 삼호중공업의 원가보다 5~8% 비싸 수주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원 직무가 회사 안에 있으면 현재의 획일적 임금체계로 이런 구조를 바꾸기 힘들다. 직무분사를 통해 외부화해야만 회사 경쟁력을 떨어뜨리는 원가구조를 바꿀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현대중공업은 사업분야 분사의 효과로 그린에너지사업부, 로봇사업부의 예를 들었다. 2014년 -6.3%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한 그린에너지사업부는 독립경영체제가 시작된 2015년에 3.2%, 올해 5월까지 7.4%의 영업이익률을 보이고 있고, 지난해 7월 독립사업본부로 전환된 로봇사업부는 2015년 0.5%였던 영업이익률이 올해에는 6.1%로 올랐다는 설명이다. 회사 측은 “그동안 규모가 작아서 상대적으로 소외되었던 사업들은 독립경영 이후 간접비 부담 감소, 사업별 특성에 맞는 제도와 시스템 구축, 원가절감 노력을 통해 경영체질을 개선해 비약적으로 영업이익을 개선하고 있다”고 전했다.

오후 5시 이후 1시간 가량의 고정연장근로 폐지의 필요성을 묻는 질문에 회사 관계자는 “개인별로 차이가 있지만 평균 월50만원의 금액이 줄어든다. 급여가 줄게 돼 죄송스럽게 생각한다”면서도 “수주절벽으로 일감이 급감한 현 상황에서 고정연장근로 폐지는 회사 생존을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말했다.

현대중공업은 지난 2014년 9월부터 주식 및 부동산 매각 등 경영개선활동을 통해 약 4조원 규모의 재무구조를 개선했다. 하지만 수주 부진이 이어지면서 2018년까지 총 3조5000억원 규모의 추가 자구계획을 주채권은행에 제출하고 이를 시행 중이다.

설명회는 직책자 등 30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오전 10시 30분부터 1시간30분 동안 진행됐다. 현장에 참석하지 못한 직원들은 생중계되는 사내 방송을 통해 설명회를 시청했다. 현대중공업은 설명회가 진행되는 동안 전 사업장의 조업을 잠시 중단했다.

한편 이날 비상경영설명회를 공개토론회로 전환해 실시하자고 요구해온 노동조합은 사측의 거절을 이유로 설명회에 불참했다.

노조 관계자는 “꾸준히 토론회를 개최하자고 사측에 요구했지만 결론적으로 이를 사측이 거부하면서 노조 측 간부 전체는 설명회에 참여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1일 오전 울산 현대중공업 본사에서 열린 ‘비상경영설명회’의 모습. 현대중공업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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