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넬부터 고든렘지버거까지' 줄서기 알바 성행…시간당 비용은?

인기 식당 예약 대행하고 명품 오픈런 자리 맡아주고
시간당 1만원대 비용..추운 겨울은 대행료 더 비싸
자리 양도하다 멱살 잡기도..전문업체까지 등장
  • 등록 2022-01-18 오후 2:30:20

    수정 2022-01-18 오후 9:23:41

[이데일리 전재욱 기자] 고든 램지 버거와 샤넬의 공통점은 줄서지 않으면 맛보고 구매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이런 수고스러움과 허탕을 피하려는 이들을 중심으로 `줄서기 시장`이 등장해 성업하고 있어 주목된다.

▲명품 가격 인상을 앞둔 지난해 8월 서울 중구 신세계백화점 본점 명품관 앞에 고객들이 줄을 선 모습. (사진=이영훈 기자)
18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몰에 들어선 고든램지버거의 예약권이 온오프라인에서 수 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영업을 시작한 지 12일째인 이날까지 문을 열기 전부터 줄을 설 만큼 고객 발길이 이어져 식당을 이용하기가 어려워지자 벌어진 풍경이다.

이 식당은 일자와 시간으로 예약을 받아서 당일이 아니라 훗날 날짜를 특정하더라도 예약을 잡는 것이 가능하다. 식당 예약권은 불가피하게 매매하는 사례도 있지만 매매를 목적으로 하는 예약도 적지 않다고 한다. 대행업체에 사전에 예약 희망을 의뢰하고 현장에는 대리로 예약하러 오는 사례도 전해진다.

고든 램지 버거 측 관계자는 “당일 영업을 시작하고 곧장 하루치 예약이 꽉 차는 게 보통”이라며 “예약권을 거래하는 것을 허용하지는 않지만 막을 방법은 없다”고 말했다.

식당 이용권 매매는 최근 일만은 아니다. 제주의 A식당은 예약을 전문으로 대행하는 이들이 있을 정도라고 한다. 이른 새벽부터 줄을 서도 허탕을 칠 만큼 붐비자 일어난 현상이다. 주로 서울이나 수도권 등 먼 거리에서 이동한 이들이 식당 예약권을 주로 구매하는 편이다.

`줄서기 대행` 시장은 식당뿐 아니라 명품과 한정판 제품 구매에 특화돼 있다. 장시간 줄을 서서 매장이 열자마자 입장하는 `오픈런`을 대신하는 형식의 서비스가 주를 이루고 있다. 여기에 웃돈을 주면 줄서기와 구매까지 대행 받을 수도 있다.

비용은 업체마다 다르지만 통상 시간당 1만원 초반에 형성돼 있다. 줄서기 서비스 시간대(한밤인지 낮인지)와 성공 가능성, 혼잡 정도(줄서기 밀집도) 등을 고려해 가격을 조정한다. 계절적인 요인이 커서 여름과 겨울이 봄과 가을보다 가격이 대략 1.5배가량 비싼 편이다. 온라인 구직 사이트에서는 오픈런 대행 업무를 위한 인력 채용이 상시로 이뤄지고 있다.

이런 서비스가 처음 등장하고서는 현장에서 다툼이 잦았다고 한다. 자리를 양도하는 과정에서 영문을 모르는 다른 대기자와 시비가 붙은 것이다. 줄서기 대행이 얼마큼 대중화하면서 자리 양도에 따른 다툼이 전보다 덜하다는 게 업계 전언이다.

줄서기 대행업계 관계자는 “이 서비스는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성장하기 시작해 현재는 수도권에서 포화 상태일 정도로 업체가 많다”며 “인기많은 명품은 대기자 대부분이 대행 업체 소속일 만큼 대중화한 것을 실감한다”고 말했다.

줄서기가 고단할수록 재화를 손에 쥐고 서비스를 이용하는 만족감이 비례해 커진다는 것은 옛말이 돼 가고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소비가 대상이 아니라 과정에까지 번지는 점에서 기존 패턴과 다른 흐름”이라며 “이런 소비 행태에 제조사가 서비스 제공 업체가 개입할 여지는 좁아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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