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가짜 백수오, 홈쇼핑 믿은 소비자가 잘못?

  • 등록 2015-05-06 오후 3:23:15

    수정 2015-05-06 오후 3:23:15

[이데일리 안승찬 기자] 백수오 제품에 대한 홈쇼핑의 환불 여부가 어느새 쟁점이 됐다. 백화점과 대형마트는 무조건 환불해주겠다고 일찌감치 선언해 놓은 터다. 성난 소비자들의 시선은 홈쇼핑에 쏠렸다.

홈쇼핑은 이름도 생소하던 백수오를 대중적인 제품으로 확대한 일등공신이다. 국내 1위 백수오 업체인 내츄럴엔도텍은 지난해 매출 1240억원 중 940억원이나 홈쇼핑을 통해 이뤄졌다. 홈쇼핑 의존도가 76%다.

한해 1000억원 넘는 백수오 제품이 홈쇼핑의 전파를 타고 소비자에게 팔렸다는 뜻이다. 홈쇼핑의 환불 여부가 이번 가짜 백수오 사태의 가장 핵심적인 대책이나 다름없다.

하지만 홈쇼핑들은 배송된 지 30일 이내에 개봉하지 않은 제품에 대해서만 환불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홈쇼핑에서 물건을 샀을 때 환불해 주는 조건과 똑같다. 시민단체는 홈쇼핑 회사에게 전액 환불을 요구하고 있지만 홈쇼핑은 난색을 표한다.

홈쇼핑도 할 말은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지난 2월에 검사했을 때는 가짜 백수오 원료인 이엽우피소가 검출되지 않았다가 지난달 22일 수거해 검사한 원료에는 이엽우피소 성분이 나왔다. 이 원료는 지난 3월26일과 27일에 입고된 재고다. 내츄럴엔도텍은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면서도 문제가 된 원료로는 아직 제품화되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과거 제품에 가짜 백수오가 검출됐다는 증거는 없다는 것이다.

여기다 식약처는 “이엽우피소가 대만과 중국에서 식품 원료로 인정된 사례가 있고 관련 학회에 자문한 결과 섭취에는 문제가 없는 것으로 판단한다”고 면죄부를 주는 듯한 발언까지 곁들였다. 홈쇼핑 업체들은 전액 환불을 해줘야 할 법적인 책임감을 느끼지 못하는 분위기다. 홈쇼핑은 ‘우리도 피해자’라고 억울해하는 눈치다.

못난 소비자 자신을 탓할 수밖에 없다. 소비자는 내츄럴엔도텍이라는 회사를 잘 알지도 못했다. 그저 평소 자주보던 홈쇼핑의 낯익은 쇼호스트의 말에 홀려 백수오 제품을 구매했을 뿐이다. 현란한 말솜씨는 또 얼마나 매혹적이었던가.

결국 홈쇼핑의 말을 곧이곧대로 믿었던 소비자는 바보가 된다. 왜 우리는 그렇게 순진했던가, 가슴을 치며 후회해야 할 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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