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든 돈 묻어두면 다 오른다…점차 고개드는 '인플레 공포'(종합)

60달러 넘은 유가…주가는 역사상 최고치
묻어두면 다 오른다…구리, 옥수수 등 급등
월가, 바이든 기대 업고 리플레 거래 베팅
"인플레 덮치는 건 한순간"…일각서 우려↑
강세장 이끈 낮은 실질금리, 주요 화두로
  • 등록 2021-02-10 오전 11:17:32

    수정 2021-02-10 오전 11:17:32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사진=AFP 제공)


[뉴욕=이데일리 김정남 특파원] 국제유가가 폭등세를 이어가면서 인플레이션 공포가 점차 고개를 들고 있다. 지금은 어느 자산시장이든 돈을 묻어두기만 하면 오르는 리플레이션 상황이지만, 인플레이션 국면으로 넘어가는 건 순식간일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곧 과열 양상을 보이는 자산가치의 하락을 동반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어디든 돈 묻기만 하면 다 오른다

9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3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거래일 대비 배럴당 0.67% 상승한 58.36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해 1월17일(배럴당 58.54달러) 이후 1년여 만의 최고치다. 장중 58.62달러까지 치솟았다. 팬데믹 이전의 유가 수준을 완전히 회복한 것이다. WTI 가격은 최근 7거래일 연속 오르며 랠리를 이어갔다. 2019년 2월 이후 최장 기간 상승세다.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4월물 브렌트유는 배럴당 0.88% 오른 61.09달러를 나타냈다. 62.04달러를 기록했던 지난해 1월23일 이후 가장 높다. 최근 8거래일 연속 오름세다. 한국 수입 비중이 가장 높은 두바이유는 현재 배럴당 60.49달러다. 지난해 1월24일(배럴당 62.23달러) 이후 최고치다. 7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타고 있다.

이는 최근 원유시장에 경기 회복 기대감이 커지고 있어서다. 조 바이든 대통령이 메가톤급 부양책을 적극 추진하면서, 자산시장에 위험 선호 심리는 급격하게 확산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재닛 옐런 재무장관, 제이미 다이먼 JP모건체이스 회장, 더그 맥밀런 월마트 최고경영자(CEO), 소니아 신갈 갭 CEO 등과 면담한 자리에서 “대담하게 행동에 나서지 않으면 더 많은 사람들이 (코로나19로 인해) 목숨을 잃을 수 있다”며 부양책 처리를 촉구했다.

투자은행(IB) 골드만삭스는 최종적으로 의회 문턱을 넘을 부양책의 규모를 1조5000억달러로 수정했다. 기존 예상치(1조1000억달러)보다 더 높이며 시장 기대를 키웠다.

원유시장뿐만 아니다. 요즘 월가는 ‘리플레이션 트레이드’에 베팅하는 기류가 퍼져 있다. 리플레이션은 디플레이션에서는 벗어났지만 인플레이션까지는 가지 않은 상태다. 통상 경기는 리플레이션→회복(recovery)→인플레이션의 경로로 움직인다. 이날 나스닥 지수가 1만4007.70을 기록하며 신고점을 새로 쓴 것도 같은 흐름이다.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 역시 사상 최고 수준이다.

주식, 원유 외에 구리, 철광석, 옥수수 등 각종 원자재와 곡물 가격이 최근 급등하고 있는 건 전형적인 리플레이션 거래의 징후다. 바이든표 부양책에 백신 기대감까지 엮어 각종 자산가격이 급등하고 있는 것이다.

부쩍 잦아진 월가 인플레이션 논쟁

이 때문에 월가 내에서는 최근 인플레이션 논쟁이 부쩍 잦아졌다. 글로벌 장기시장금리 벤치마크인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의 급등이 가장 먼저 나타난 신호다. 국채 10년물 금리(명목금리)는 이날 장중 1.167%까지 올랐다. 아직은 경기 반등 기대감을 반영한 수준이라는 해석이 우위다. 그러나 1% 중후반대까지 치솟을 경우 투자심리를 해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채금리가 오르면 정부의 원리금 부담이 커진다는 문제가 불거질 수 있다.

주요 석학들이 인플레이션 논쟁에 불을 질렀다. 국제통화기금(IMF) 수석이코노미스트 출신인 올리비에 블랑샤르 MIT 명예교수는 트위터를 통해 “(바이든 행정부의 부양책이 현실화한다면) 강한 인플레이션을 유발할 것”이라며 “2.5%를 훨씬 넘는 물가 상승률을 보일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또 “금리가 매우 많이 오를 수 있다”고 했다. 래리 서머스 전 미국 재무장관도 비슷한 지적을 했다.

실제 대표적인 기대인플레이션 지표인 미국 10년물 기대인플레이션율(BEI·Breakeven Inflation Rate)은 이날 2.22%까지 올랐다. 2014년 8월13일(2.23%) 이후 6년6개월 만의 최고치다.

월가의 한 금융사 인사는 “실질금리(명목금리-인플레이션율·기업 혹은 개인의 실질적인 금리 부담) 수준에 대한 주목도가 갈수록 높아질 것”이라고 했다. 실질금리 수준을 나타내는 10년물 물가연동국채(TIPS) 금리는 전날 -1.03%를 나타냈다. 아직은 -1% 안팎을 유지하고 있지만, 더 오를 가능성이 농후하다는 것이다. 블랙록, 골드만삭스 등 올해 증시 강세를 점치는 기관들의 가장 중요한 논리가 큰 폭의 마이너스(-) 실질금리다.

크림슨 애셋 매니지먼트의 켄 제수디언 펀드매니저는 “잠재적인 인플레이션 상승 가능성이 새로운 위험으로 부상하고 있다”고 했다.

(출처=올리비에 블랑샤르 MIT 명예교수 트위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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